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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이토록 가슴 먹먹한 드라마라니...

기사입력 : 2025년03월13일 16:59

최종수정 : 2025년03월13일 16:59

1960년대 제주서 시작된 '요망진' 애순과 '순정남' 관식 이야기
아이유와 박보검의 연기, 작가와 연출가의 호흡도 완벽
문학적 대사, 드라마와 잘 어울리는 OST까지 웰메이드 향기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먹먹하다. 보는 동안 해찰할 수가 없었다. 되도록 오래오래 보고 싶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극본 임상춘, 연출 김원석)가 공개와 함께 화제의 중심에 섰다. 꼼꼼한 대본과 연출, 담담하면서도 찰진 주인공들의 연기, 제주의 풍성한 자연을 담은 화면, 영상과 잘 어우러지는 음악에 이르기까지 완벽했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폭싹 속았수다'의 두 주인공 아이유와 박보검. [사진 = 넷플릭스]    2025.03.13 oks34@newspim.com

▲ '나의 아저씨' 연출, '동백꽃 필 무렵' 작가의 환상의 궁합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이지은 분)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박보검 분)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넷플릭스 시리즈다. '나의 아저씨', '시그널', '미생'을 연출한 김원석 감독과 '동백꽃 필 무렵', '쌈, 마이웨이'의 임상춘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제주 방언을 제목으로 했듯이 작가와 연출가는 로맨스와 묵직한 서사를 잘 비벼 넣으면서 극을 이끌어간다. 톡톡 튀는 재미가 있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묵직한 감동도 있다. 제주도 방언이 주는 곰살맞은 재미와 문학적인 내레이션이 잘 어우러졌다. '나의 아저씨'의 감동과 '동백꽃 필 무렵'의 순박한 재미를 동시에 맛볼 수 있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폭싹 속았수다'에서 요망진 반항아 애순역을 맡은 아이유. [사진 = 넷플릭스] 2025.03.13 oks34@newspim.com

장차 시인이 꿈인 애순이가 쓴 동시 '점복(전복) 팔아 버는 백환, 내가 주고 어망(엄마) 하루를 사고 싶네'가 해녀인 엄마 광례(염혜란)를 울린다. 채 서른 살도 되지 않아서 시한부 판정을 받은 광례는 애순이의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여주면서 "두고 봐라, 요 꽃물 빠질 즈음 되면 산 사람은 또 잊고 살아져. 손톱이 자라듯이 매일이 밀려드는데 안 잊을 재간이 있나"라면서 눈물짓는다. 요즘 드라마에서 찾아보기 힘든 토속적이고 해학적인 문법이 돋보인다.

▲'요망진 애순' 아이유, '순정남의 표상' 박보검 연기 호흡 완벽

'요망진 반항아'라는 표현처럼 애순으로 분한 아이유는 완벽 그 자체인 연기를 펼쳐보인다. 박보검 역시 우직하면서도 순박한 관식 역을 매력적으로 소화했다. 1막에 해당하는 봄(1부~4부)에서는 두 사람이 유년기와 사춘기를 거치면서 펼쳐지는 로맨스와 가족사가 중첩된다. 노란 유채꽃 밭에서 벌이는 두 사람의 첫키스 장면은 압권이다. 애순이는 주먹을 꼭 쥔 채 설렘과 긴장감을 동시에 드러내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벅찬 감정을 드러낸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폭싹 속았수다'의 주인공 박보검. [사진 = 넷플릭스] 2025.03.13 oks34@newspim.com

육지로 떠나기 위해 배에 올랐던 관식을 부르면서 빗속을 뚫고 달려가 바다 앞에 주저앉아 오열하는 애순은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저리다. 배에서 뛰어내린 관식이 수백미터를 헤엄쳐 와서 와락 끌어안는 장면은 명장면으로 남을 만하다. 도망쳐 나온 부산의 여인숙에서 찻날밤을 보내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특히 술이 취해서 자녀 계획을 말하는 애순의 연기는 압권이다. 애순이가 중년(문소리 분)이 된 후에는 아이유가 또다시 딸 금명이로 출연한다, 자연스럽게 1인2역을 하는 셈이다.


▲ 신중현이 만든 김정미의 '봄 ' 불러낸 OST도 매력

'빨갛게 꽃이 피는 곳 봄바람 불어서 오면/ 노랑나비 훨훨 날아서 그곳에 나래 접누나/ 새파란 나뭇가지가 호수에 비추어지면/ 노랑새도 노래 부르며 물가에 놀고 있구나/ 나도 같이 떠가는 내 몸이여/ 저 산 넘어 넘어서 간다네/ 꽃밭을 헤치며 양떼가 뛰노네.'
신중현이 만든 3대 명반으로 꼽히는 김정미의 'NOW'(1973)에 수록된 '봄'이 흘러나오면서 '폭싹 속았수다'가 시작된다. 이 노래 한 곡을 불러냈ㄷ는 사실만으로도 이 드라마의 OST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신중현사단의 야생마 같았던 김정미가 '요망진' 애순이와 오버랩 된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사진 = 넷플릭스] 2025.03.13 oks34@newspim.com

이 노래 말고도 곳곳에 귀를 사로잡는 음악이 숨어 있다. '밤 산책'과 '청춘가', '너영나영', '이름'등이 그런 노래들이다. 싱어송라이터 d.ear의 '밤 산책(Midnight Walk)'은 깊어가는 밤, 익숙한 거리를 혼자 걸으며 지나간 시간을 되새기는 감정을 서정적인 가사로 그려냈다. 민요 록밴드 씽씽의 홍일점이자 소리꾼 추다혜가 부른 '청춘가'와 피리 연주자 안은경과 거문고 심은용이 함께한 '너영나영'은 드라마의 정서와 잘 어우러진다. '폭싹 속았수다'의 OST엔 '나의 아저씨', '시그널', '미생' 등에서 김원석 감독과 호흡을 맞춰온 박성일 음악 감독이 참여했다.

▲ 제주도의 방언과 아름다움이 글로벌 시청자에게 가 닿을까

'폭싹 속았수다'는 지금으로부터 60여년 전인 1960년대 제주도 앞바다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제주도 풍광과 방언이 날것으로 드러나면서 토속적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고, 한편으로는 학교와 시장, 부두의 풍경까지 재현해 시간 여행을 떠나게 만든다. 장손만을 귀하게 여기는 가부장적인 시어머니와 딸은 절대로 해녀가 되게 놔둘 수 없다는 모정이 충돌한다. 계집애가 공부를 잘하면 장손의 길을 막는다는 작은 아버지, 급장 투표에서 이겨도 부잣집 애한테 양보하라고 호통치는 담임 선생님도 가부장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1960년대에 살지 않았거나 제주도 방언을 모른다 하더라도 드라마를 보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매 회마다 크고 작은 재미와 감동이 어우러진 이야기가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다만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제주 방언의 맛이나 유교적인 한국 가정의 모습니 잘 전달될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는 총 16부작으로 매주 금요일 4부씩 공개된다. 14일에는 2막인 여름(5부~8부)편이 선보인다. 공개된 여름 포스터는 바닷가를 배경으로 팔짱을 끼고 있는 '애순'과 '관식'의 모습을 담았다.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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