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전문] 한강 작가의 우리말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 "고통 왜 존재하는 지"

기사입력 : 2024년12월12일 17:57

최종수정 : 2024년12월12일 18:00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한강(54) 작가는 지난 10일(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 블루홀에서 열린 제124회 노벨상 시상식 연회에서 수상 소감을 영어로 발표했다. 아시아 여성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은 블루 카펫을 처음 밟은 한국인이 됐다.

한강 작가가 문학동네를 통해 보낸 우리말 원문을 싣는다.

[스톡홀름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10일(현지시간) 오후 스웨덴 스톡홀름의 랜드마크인 콘서트홀(Konserthuset)에서 열린 '2024 노벨상 시상식'에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이 황금빛 메달을 들고 서 있는 모습. 2024.12.11 wonjc6@newspim.com

(국문)
여덟 살 때의 어느 날을 기억합니다. 주산학원의 오후 수업을 마치고 나오자마자 소나기가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맹렬한 기세여서, 이십여 명의 아이들이 현관 처마 아래 모여 서서 비가 그치길 기다렸습니다. 도로 맞은편에도 비슷한 건물이 있었는데, 마치 거울을 보는 듯 그 처마 아래에서도 수십 명의 사람들이 나오지 못하고 서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쏟아지는 빗발을 보며, 팔과 종아리를 적시는 습기를 느끼며 기다리던 찰나 갑자기 깨달았습니다. 나와 어깨를 맞대고 선 사람들과 건너편의 저 모든 사람들이 '나'로 살고 있다는 사실을. 내가 저 비를 보듯 저 사람들 하나하나가 비를 보고 있다. 내가 얼굴에 느끼는 습기를 저들도 감각하고 있다. 그건 수많은 일인칭들을 경험한 경이의 순간이었습니다.

돌아보면 제가 문학을 읽고 써온 모든 시간 동안 이 경이의 순간을 되풀이해 경험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언어라는 실을 통해 타인들의 폐부까지 흘러들어가 내면을 만나는 경험. 내 중요하고 절실한 질문들을 꺼내 그 실에 실어, 타인들을 향해 전류처럼 흘려 내보내는 경험.

어렸을 때부터 궁금했습니다. 우리는 왜 태어났는지. 왜 고통과 사랑이 존재하는지. 그것들은 수천 년 동안 문학이 던졌고, 지금도 던지고 있는 질문들입니다. 우리가 이 세계에 잠시 머무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 세계에서 우리가 끝끝내 인간으로 남는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요? 가장 어두운 밤에 우리의 본성에 대해 질문하는, 이 행성에 깃들인 사람들과 생명체들의 일인칭을 끈질기게 상상하는, 끝끝내 우리를 연결하는 언어를 다루는 문학에는 필연적으로 체온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렇게 필연적으로, 문학을 읽고 쓰는 일은 생명을 파괴하는 행위들의 반대편에 서 있습니다. 폭력의 반대편인 이 자리에 함께 서 있는 여러분과 함께, 문학을 위한 이 상의 의미를 나누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영문)
I remember the day when I was eight years old. As I was leaving my afternoon abacus lesson, the skies opened in a sudden downpour. This rain was so fierce that two dozen children wound up huddled under the eaves of the building. Across the street was a similar building, and under those eaves I could see another small crowd—almost like looking into a mirror. Watching that streaming rain, the damp soaking my arms and calves, I suddenly understood. All these people standing with me, shoulder to shoulder, and all those people across the way—were living as an "I" in their own right. Each one was seeing this rain, just as I was. This damp on my face, they felt it as well. It was a moment of wonder, this experience of so many first-person perspectives.

Looking back over the time I have spent reading and writing, I have re-lived this moment of wonder, again and again. Following the thread of language into the depths of another heart, an encounter with another interior. Taking my most vital, and most urgent questions, trusting them to that thread, and sending them out to other selves.

Ever since I was a child, I have wanted to know. The reason we are born. The reason suffering and love exist. These questions have been asked by literature for thousands of years, and continue to be asked today. What is the meaning of our brief stay in this world? How difficult is it for us to remain human, come what may? In the darkest night, there is language that asks what we are made of, that insists on imagining into the first person perspectives of the people and living beings that inhabit this planet; language that connects us one another. Literature that deals in this language inevitably holds a kind of body heat. Just as inevitably, the work of reading and writing literature stands in opposition to all acts that destroy life. I would like to share the meaning of this award, which is for literature, with you—standing here in opposition to violence together. Thank you.

[스톡홀름 로이터=뉴스핌] 권지언 기자 = 한강이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에서 열린 노벨상 연회에서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4.12.11 kwonjiun@newspim.com

fineview@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폭염에 '온열질환자' 속출…환자 425명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지난 30일 서울 전역에 첫 폭염주의보가 시작되면서 올해 온열질환자가 400명을 넘었다. 1일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부터 6월 29일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425명으로 사망자는 3명에 달했다. 온열질환은 더운 날씨로 인해 열탈진, 열사병, 열 부종 등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40도 이상의 고열이나 현기증, 두통, 오한 등이 나타난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전역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 마장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양산을 쓰고 뜨거운 햇볕을 피해 걷고 있다. 2025.06.30 yooksa@newspim.com 기상청은 지난 30일 서울 전역과 경기도 과천, 성남, 구리, 화성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경기도 가평, 광주는 폭염주의보가 폭염경보로 격상됐다. 1일에도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0도, 강릉 35도, 대전 32도, 광주 35도, 제주 31도로 더운 날씨가 계속될 전망이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온열질환자 수도 점차 늘고 있다. 지난 5월 15일부터 5월 31일까지 온열환자 수는 62명으로 사망자는 없었다. 이 기간 중 하루 최대로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는 21명이다. 반면 지난 28일에는 하루 최대로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가 52명으로 늘었다. 지난 1일부터 29일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 수는 361명으로 사망자는 3명에 달하며 급증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연령별 현황에 따르면 온열질환자는 대부분 고령층에서 발생했다. 60대가 78명(18.4%)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70명(16.5%), 30대와 40대는 각각 61명(14.4%)으로 집계됐다.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 직업은 미상을 제외하고 단순 노무 종사자로 68명(16%)에 달했다. 농림어업숙련종사자 40명(9.4%), 무직 39명(9.2%) 순으로 나타났다. 열탄진으로 인한 온열질환자는 222명(52.2%)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열사병 85명(20%), 열경련 61명(14.4%), 열실신 53명(12.5%)이다. 하루 중 온열질환이 가장 많이 발생한 시간대는 오후 4∼5시(13.6%)다. 오전 10∼11시(11.8%), 오후 3∼4시(11.5%) 등의 순이었다.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물을 자주 마시고 시원한 곳에서 지내야 한다. 더운 시간대의 활동을 자제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체온 조절이 원활하지 않은 만성질환자, 어린이, 어르신은 더위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더욱 주의해야 한다. 육현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온열질환은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더운 낮 시간대 활동을 피하는 것만으로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라며 "방치할 때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육 교수는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등 온열질환이 발생할 경우 체열을 신속히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옷을 느슨하게 풀고, 찬물에 적신 수건을 몸통에 덮거나 겨드랑이와 사타구니 부위에 찬 물병이나 선풍기 바람을 활용해 체온을 낮추는 응급조치가 도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dk1991@newspim.com 2025-07-01 11:24
사진
내란 특검 "5일 오전 9시까지 출석 통지"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내란 특검(특별검사)'이 1일 윤석열 전 대통령 측에 2차 소환조사 일자를 다시 통지했다. 특검팀이 다시 통지한 일자는 오는 5일 오전 9시다. 박지영 특별검사보(특검보)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이 금일 특검 출석에 응하지 않고 불응했다"며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는 5일 오전 9시까지 출석하라고 통지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뉴스핌DB]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이) 5일 오전 9시 출석하지 않는 경우 어떻게 조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전날 윤 전 대통령 측이 제출한 의견서에서 5일 이후 출석에는 응하겠단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만약 그때도 출석에 응하지 않으면 요건이 다 갖춰진 이상 법원에서도 (체포영장을) 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특검보는 특검이 재통보한 일정에 윤 전 대통령이 응하지 않는 경우 형사소송법상 마지막 단계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hyun9@newspim.com 2025-07-01 11:2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