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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반환점 앞둔 尹대통령의 '사과'…생중계 지켜본 민심은?

기사입력 : 2024년11월07일 15:13

최종수정 : 2024년11월07일 15:13

김건희 여사 둘러싼 각종 의혹 두고 尹, "진심으로 사과"
서울역 대합실 시민들, 대통령 사과 두고 '관심집중'
"진정성 없어" vs "소통 환영" 반응 엇갈려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나라 잘되는 것에 관심 없는 국민이 어디 있냐"

7일 오전 10시 서울역 대합실. 텔레비전이 앞에 놓인 대합실 의자 70여 개가 시민들로 꽉 들어찼다. 캐리어를 끌고 바삐 걸음을 옮기던 이들도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화면을 응시했다.

중장년층이 대다수였다. 이들은 안경을 치켜올리며 빠르게 지나가는 뉴스 화면의 자막을 훑었다. 대합실 텔레비전에서 소리가 나오지 않는 탓에 인터넷 생중계를 이어폰으로 들으며 화면을 번갈아 보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임기 반환점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보기 위해 모인 시민들이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윤석열 대통령은 주요 국정 현안과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관해 국민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뉴스핌은 서울역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시민들의 '기찻길 민심'을 살펴봤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이 TV로 중계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및 기자 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명태균 씨 논란,공천개입 의혹,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문제,김 여사 특검법,대통령실 인적 개편과 개각 등 국정 쇄신 요구를 포함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했다. 2024.11.07 yym58@newspim.com

본격적인 국정 브리핑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모두발언과 함께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걱정과 염려를 드렸다"며 "국민 여러분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간 윤석열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의 총선 공천 개입 의혹 등으로 지난한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이와 관련해 명태균 씨의 불법 여론조사와 돈 거래 의혹도 불거지며 최근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대국민 담화 역시 이와 관련한 각종 의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비판에 대한 사과와 해명이 주를 이뤘다.

이날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도 대통령의 사과 발언과 해명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모친과 내장산 단풍 구경을 가는 길이라고 밝힌 여행객 허진용(59) 씨는 "으샤으샤한 분위기, 잔치 분위기가 계속되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며 "근데 김건희 여사의 그런 여러 의혹과 행태가 지속적으로 계속 솟구치는 것이 문제라고 느꼈다"며 말했다.

허 씨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그런 부분(김 여사를 중심으로 불거지는 문제들에 대해)이 철저하게 단속되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길 바란다"며 "그런 모습을 보여야 2년 반 남은 임기를 훌륭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더 문제가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가장 중요한 국정 현안은 정치의 안정"이라고 말을 이은 허 씨는 "현 정치 세태는 서로 당파 싸움만 일삼고 이간질하는 삼류 정치다. 남은 기간 동안 대통령뿐 아니라 정치계가 페어플레이를 보여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이 TV로 중계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및 기자 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명태균 씨 논란,공천개입 의혹,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문제,김 여사 특검법,대통령실 인적 개편과 개각 등 국정 쇄신 요구를 포함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했다. 2024.11.07 yym58@newspim.com

또 다른 시민 김 모(79) 씨는 담화를 바라보며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늙은이가 말해 봤자 국정 반영도 안 되는데 뭐 하냐"며 말을 아끼던 김 씨는 이내 "국가가 안정되고 경쟁 사회에서 따라갈 수 있게 정치 싸움만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더 이상의 불필요한 정치적 소모를 지양해 줄 것을 당부했다.

시민들 중에는 텔레비전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 발언을 두고 열띤 토론을 이어가기도 했다. 대합실 좌석에 앉아 쩌렁쩌렁하게 말을 하던 70대 노인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그래도 잘못한 것은 잘못한 거라고 말해서 다행이다"라며 "앞으로는 단호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두 시민은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 외교에서도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랐다. 이들은 "사실 이번 미국 대선에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인이 됐는데, 아무래도 한미동맹과 관련해 여러 논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변화하는 국제적 관계에서 잘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진 대통령의 담화와 일대일 질의가 계속되자 이내 발길을 옮기는 시민들도 있었지만, 플랫폼으로 이어진 출구 위 스크린에 띄워진 열차 시간을 연신 살피며 텔레비전을 살피는 시민들도 여럿 있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사과하고 인정할 수 있냐"는 질의가 나왔다. 이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말하기가 좀 어렵지 않냐"며 말을 아끼면서도 "어찌됐든 국민께 걱정을 끼쳐 드린 건 저와 제 아내의 처신과 모든 것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안 생기도록 조심하겠다는 말씀이다"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이 TV로 중계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및 기자 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명태균 씨 논란,공천개입 의혹,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문제,김 여사 특검법,대통령실 인적 개편과 개각 등 국정 쇄신 요구를 포함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했다. 2024.11.07 yym58@newspim.com

이를 두고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부인과 텔레비전을 보며 꾸준히 토론을 이어가던 부산 출신 시민 박 모 씨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은) 사과할 일이 아니라 수사할 일"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박 씨는 "이번 사과는 진정성이 없었고, 공천 개입 의혹 등 사안이 중대한 만큼 몇 마디로 무마할 일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다만 박 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래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으로서 인적 쇄신을 통해 정치적으로 능력 있는 이들을 중용했으면 좋겠다"며 연신 안타까움을 표했다.

반면 유튜브 생중계와 텔레비전을 번갈아 보고 있던 대학생 박 모(25) 씨는 "그 정도 사과라면 솔직하게 말해줘서 국민들이 이해할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그간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 가졌던 개인적인 궁금증도 담화를 통해서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고집불통'이라는 비판을 받았는데, 젊은 사람들도 정치에 관심이 많은 만큼 앞으로는 꾸준한 소통을 부탁드린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민생에 중점을 둬서 솔직한 말과 소통으로 국정을 이끌어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dos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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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한국인 최초로 '블루카펫' 밟다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소설가 한강(54)이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한강은 이날 오후 스톡홀름의 랜드마크인 콘서트홀(Konserthuset)에서 열린 '2024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해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노벨상 메달과 증서를 받았다.  노벨상 시상식이 콘서트홀에서 열리기 시작한 1926년 이래 한국인이 이곳 '블루카펫'을 밟은 것은 처음이다. 노벨평화상 시상식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기 때문에 지난 2000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오슬로 시상식에 참석했다. 한강은 역대 121번째이자 여성으로는 18번째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스톡홀름 로이터=뉴스핌] 김민정 기자=노벨 문학상 수상자 한강이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콘서트홀(Konserthuset)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에서 상을 받고 있다. .2024.12.11 mj72284@newspim.com 2024.12.11 mj72284@newspim.com 시상식은 이날 오후 4시 구스타프 국왕의 입장으로 시작됐다. 이어 요한네스 구스타브손이 지휘하는 스웨덴 왕립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로 모차르트의 행진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검은색 이브닝 드레스를 입은 한강이 다른 수상자들과 함께 입장했다. 수상자들이 입장하자 스웨덴 국왕과 실비아 왕비 등 행사장을 가득 메운 1500여명의 참석자들이 모두 일어나 우뢰와 같은 박수로 그들을 맞았다.  한강은 시상식장 무대 중앙 왼편에 마련된 자리에 앉았다.  아스트디르 비딩 노벨재단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문학상에 대해 "역사적 트라우마를 배경으로 인간의 나약함(fragility)을 심오하게 탐구한 작품에 수여됐다"고 말했다.  시상은 노벨의 유언에 따라 '물리학·화학·생리학·문학' 순으로 진행됐다. 노벨의 유언에 없었던 노벨경제학상은 1969년 뒤늦게 제정돼 맨 마지막 순서로 시상한다. 한강은 부문별 시상 순서에 따라 네 번째로 국왕에게 메달과 증서를 받았다. 메달 앞면에는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의 얼굴이, 뒷면에는 한강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문학상 수상자 증서는 다른 수상자들과 달리 양피지로 제작돼 좀 더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스톡홀름 로이터=뉴스핌] 김민정 기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 한강이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콘서트홀(Konserthuset)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과 자리에 앉아 있다. 2024.12.11 mj72284@newspim.com2024.12.11 mj72284@newspim.com 시상식은 관례에 따라 각 분야 선정기관 대표가 그해 수상자를 무대 위로 차례로 호명했다. 문학상 수상자를 호명한 엘렌 맛손은 "친애하는 한강"이라고 부르며 "국왕 폐하로부터 상을 받기 위해 나와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스웨덴 소설가인 맛손은 한림원 종신위원 18명 중 한 명으로 올해 수상자 선정에 참여했다.  한강이 일어나 무대로 걸어가자 이날 행사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기립해 박수를 쳤다.  맛손은  문학 부문 시상 연설에서 한강의 작품 세계를 흰색과 빨강, 두 색(色)에 비유했다. 그는 "흰색은 그녀의 많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눈(雪)으로 화자와 세상 사이 보호막을 긋는 역할을 하지만, 슬픔과 죽음의 색이기도 하다"면서 "빨간색은 삶, 그리고 한편으로는 고통과 피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강의 작품들은 형언할 수 없는 잔혹성과 돌이킬 수 없는 상실감에 대해 말하고 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진실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강은 이날 시상식에서는 소감을 밝히지 않았다. 앞서 수상자 강연이 있었고, 시상식 직후 오후 7시 스톡홀름 시청사 블루홀에서 진행되는 만찬에서 3분 내외의 소감을 밝히는 시간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국왕과 총리 등 1200여명이 참석한 연회는 식사와 음악 연주 등이 함께 어우러진 가운데 4~5시간 동안 진행됐다.   ihjang67@newspim.com   2024-12-11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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