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전문] 우원식 "불편하더라도 서로 이야기 경청해야"...22대 국회, 늦은 개원식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뒤늦은 개원식, 국민께 송구...국민·국익이 존립 근거"
민생 문제·개헌·연금개혁·기후 등 주요 과제 제시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2일 국회 개원식에서 "좀 불편하더라도 서로의 이야기를 잘 경청해야 한다. 국회도, 정부도 제일 앞자리는 민심"이라며 "민심에 가장 닿아있는 국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정부가 성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22대 정기국회 개회식 겸 개원식에서 "22대 국회는 오늘 임기 첫 정기국회 시작과 함께 뒤늦은 개원식을 한다. 국민께 송구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본청 의장접견실에서 열린 제22대국회 개원식 겸 정기회 개회식 사전환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조희대 대법원장,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당대표. 2024.09.02 pangbin@newspim.com

우 의장은 "개원식은 국회와 국회의원의 존립 근거가 헌법과 국민, 국익에 있다는 것을 되새기고 다짐하는 자리"라며 "이유가 무엇이든, 국민께 드리는 약속이자 국회법상 의무인 국회의원 선서를 이제야 했다. 국회를 대표하는 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우 의장은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대화 제안을 비롯해 개헌·정치개혁·연금개혁 등 묵은 과제 해결, 기후·인구·디지털전환 등 미래 산업 등을 강조했다.

이날 개원식에는 제헌국회 반민특위 김상덕 위원장의 자녀인 김정륙 선생을 비롯해 반민특위 유족들이 참석했다. 최연소 참석자로는 환경기본권 헌법소원을 낸 아기 기후소송단, 초등학교 6학년 한제아 학생이 참여했다. 이외에 세월호‧이태원 등 사회적 참사와 산재, 전세사기를 비롯한 사회적 재난의 피해자 가족, 중소기업인, 중소상인 자영업자, 노동자, 장애인 노동자들도 자리를 채웠다.

한편, 22대 국회는 87년 체제 이후 가장 늦게 개원식을 열었다는 오명을 얻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도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 7월 5일 우 의장은 개원식을 열려고 했으나 특검법과 윤 대통령 탄핵 청문회 등을 두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불발됐다.

오는 4일(민주당), 5일(국민의힘)에는 교섭단체 대표연설, 9~12일에는 대정부 질문이 예정됐다. 국정감사는 10월7일부터 25일까지 이뤄진다.

다음은 우 의장의 제22대 국회 개원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 여러분.
조희대 대법원장,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한덕수 국무총리,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비롯한 내외 귀빈 여러분.

제22대 국회는 오늘
임기 첫 정기국회 시작과 함께 뒤늦은 개원식을 합니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합니다.
개원식은 국회와 국회의원의 존립 근거가
헌법과 국민, 국익에 있다는 것을 되새기고 다짐하는 자리입니다.
이유가 무엇이었든, 국민께 드리는 약속이자
국회법상 의무인 국회의원 선서를 이제야 했습니다.
국회를 대표하는 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낍니다.

동시에 오늘의 이 개원식이
22대 국회의 첫 3개월을 돌아보고 자세와 각오를 가다듬는
새로운 계기가 되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많은 갈등이 있었습니다. 갈등을 키우는 구조적 요인도 있습니다.
그러나 갈등하고 대립하는 속에서도 할 일은 하는 것이 정치입니다.
그래서 정치를 두고 예술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지금 우리 국회는,
정치하는 사람들이 바라볼 곳이 어디인지,
국회가 발 딛고 설 곳이 어디인지 근원적인 성찰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이 무거운 물음에 답해야 할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습니다.

의장을 포함해 300명 국회의원은
국회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국민의 평가를 받습니다.
의장부터 거듭 다짐합니다.
항상 국민을 먼저 생각하겠습니다.
갈등이 깊을수록 국민의 눈으로 보고,
해법이 어려울수록 국민의 목소리를 담겠습니다.

오늘 개원식에는 많은 국민이 함께하고 계십니다.

국민의 삶이 모여 대한민국을 만듭니다.
국민이 느끼는 자긍심이 나라의 품격이고
국민이 펼치는 열정이 사회의 활력입니다.
국민이 겪는 아픔과 절망에 대한 응답이 우리의 내일입니다.

22대 국회를 '국민을 지키는 국회, 미래로 나아가는 국회'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담아, 여러 분야의 분들을 개원식에 모셨습니다.

우선 가장 연장자로, 제헌국회 반민특위 김상덕 위원장의 아드님
김정륙 선생님께서 와 계십니다.
반민특위 유족분들은 국가기관으로부터 첫 초청을 받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죄송스럽고 감사합니다.

그간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 가운데는
일제강점기, 연해주에 살던 고려인 17만 명이 강제이주를 당한 일도 있습니다.
그 후손들이 오늘 여기, 고국 대한민국 국회를 찾았습니다.
잘 오셨습니다. 환영합니다.
항일독립운동은 국민주권을 선언한 우리 헌법의 출발입니다.
그 역사가 나라의 정체성을 만들었고, 국민의 자부심이 됐습니다.
그래서 국회에는 독립운동의 역사와 정신을
지키고 계승할 책무가 있습니다.
오늘 함께해주신 분들을 모시고 22대 국회는
아픈 역사를 기억하며 미래로 나아갈 것입니다.

최연소 참석자도 소개합니다. 환경기본권 헌법소원을 낸
아기 기후소송단, 초등학교 6학년 한제아 학생입니다.
한제아 학생이 기후소송에 승소하고 한 말처럼
"미래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기술혁신과 연구개발 현장에서
우리나라 미래먹거리를 개척하는 분들이 오셨습니다.
젊은 과학기술인들이 앞날에 대한 불안 때문에
현장을 떠나지 않도록 국회가 함께하겠습니다.

세월호‧이태원 등 사회적 참사와
산재, 전세사기를 비롯한 사회적 재난의 피해자 가족,
중소기업인, 중소상인 자영업자, 노동자, 장애인 노동자들도 오셨습니다.
'생명안전사회'의 디딤돌을 놓고
'노동존중사회'의 깃발을 세우는 분들입니다.
소방관과 경찰관, 국회공무원과 공무직 노동자 등 공공부문과
의료현장 종사자들도 계십니다.
헌신에 감사드립니다. 국회가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

정치가 할 일도,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는 힘도
국민의 삶에서 나옵니다.
국민의 삶에서 막힌 곳을 열고
새로운 도전과 포부를 북돋는 것이 국회의 일이라고 믿습니다.
오늘 드리는 국회의 '위로'와 '격려', '기억'과 '미래'를 위한 약속이
국회의 확고한 실천으로 자리 잡도록
여러분께서 앞서서 감시하고,
꾸짖을 일이 있으면 언제든 꾸짖어주십시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의원 여러분!

나라 안팎의 상황이 정말 어렵습니다.
가속화되고 있는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우리 경제와 외교의 공간이 줄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치러지는 선거와 끝나지 않은 전쟁이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흐름도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우리 경제의 큰 불안 요인입니다.

안으로는 고금리 고물가 내수부진이 국민의 삶을 흔들고 있습니다.
구조적 저성장과 양극화,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은 채로
기후와 인구, 디지털전환과 기술융합 같은 새로운 도전이
우리 사회의 역량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누적되고 구조화된 갈등은
대화하고 타협하는 의회정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당면한 과제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지만
그것을 해결하라는 것이 22대 국회를 구성한 민심입니다.

국회는 삼권분립의 한 축이지만, 국민이 직접 구성한 기관이고
행정과 사법이 작동하는 근거인 법을 만드는 곳입니다.
국회가 입법으로 길을 만들면
그 길을 따라 실행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행정부가,
길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강제하는 역할을 사법부가 합니다.
헌법이 '정부'와 '법원'에 앞서 '국회'를 먼저 명시한 것도
국회의 이런 특별한 권한과 책임 때문일 것입니다.

법을 만들고, 집행하고, 적용하는 삼권이
각자의 역할을 하면서도 조화롭게 융합해야
국민의 삶이 편안해집니다. 윤택하고 풍요로워집니다.
어느 하나가 과도한 권한을 행사하거나 권한이 집중되면
삼권분립이 무너지고, 국민의 권리가 침해당합니다.

좀 불편하더라도 서로의 이야기를 잘 경청해야 합니다.
국회도, 정부도 제일 앞자리는 민심입니다.
민심에 가장 닿아있는 국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정부가 성공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민심의 목소리를 입법에 반영하고 정부에 전할 책임이 국회에 있습니다.
22대 국회의 임무를 정하는 것은 22대 국회를 구성한 민심이고
22대 국회는 그에 따라 입법부로서의 책무를 분명히 해나가야 합니다.
특히 전반기 국회의장은 그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강조해서 말씀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의원 여러분!
22대 국회에 주어진 임무가 무엇인지를
함께 고민하자는 의미에서 세 가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당장 민생부터 끌어안아야 합니다.

수출이 늘고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다지만,
민생과 체감경기는 다른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습니다.
지난해 폐업한 사업자가 100만에 육박합니다.
IMF 때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옵니다.
국민 80%가 앞으로 경기가 나아질 거라는
희망조차 품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생은 숫자가 아니라 현장입니다.
담장 안, 책상 앞에서 보는 민생이 아니라
현장에서 느끼는 민생에 국회의 역할이 있습니다.
현장이 국민이 사는 현실이고,
바로 그 자리, 민생현장 어디도 국회가 필요하지 않은 곳은 없습니다.

의정갈등이 낳은 의료공백이 6개월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일인데
국민이 겪는 현실은 의사 없는 병원입니다.
응급환자가 응급실을 찾아다니다가 목숨을 잃고
지금은 아프면 안 된다는 국민의 불안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응급의료 현장에 남아있는 의료인조차도
이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정부는 비상 의료체계가 원활하다고 합니다.
국민이 체감하는 현실과 크게 다릅니다.
정부는 더 현장 속으로 들어가서 문제의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현실감각부터 의료현장과 국민에 맞춰야 합니다.

사회적 대화를 제안합니다.
국회 관련 상임위가 중심이 되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만,
현장의 악화 속도가 더 빠른 것이 사실입니다.여야 정당의 대표들이 논의를 시작한 것을 환영합니다.
더 나아가 정부, 여야 정당, 의료관계인, 환자와 피해자가
한자리에 모여서 작심하고 해법을 찾아봅시다.
여야를 불문하고 많은 의원님이 크게 걱정하고 있는 만큼
사회적 대화의 장을 만드는 일에 함께 나서주시길 요청드립니다.

국회는 지난 8월 임시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전세사기특별법을 비롯한 28개 민생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습니다.
합의처리 경험을 더 많이 쌓아가야 합니다.

어제, 11년 만의 여야 정당 대표 공식회담에서
민생공동공약 추진을 위한 협의기구를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반가운 소식입니다. 큰 틀의 방향과 의제에 합의한 만큼
이제 국회가 입법으로 구체화, 현실화해야 합니다.

가계와 소상공인 부채 부담 완화나 육아휴직 확대는
지난 총선에서 여야가 함께 공약한 과제이기도 합니다.
이미 많은 법안이 발의되어 있습니다.

그간 여야가 한목소리로 강조해온 과제들도 적잖습니다.
양당 대표가 신속한 추진에 합의한 딥페이크 성범죄 강력 대응,
폭염 등 기후위기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전기차 화재 대응과 안전대책,
티몬·위메프 대규모 정산 지연 등도
국회의 역할이 시급한 민생 현안입니다.
여야가 공히 약속한 일부터 신속하게 해나가면서
민생을 끌어안는 국회를 만들어가자고 요청합니다.

근본적으로는 불공정한 경제구조를 개선하는 일도 병행해야 합니다.
일하는 국민 대다수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제적 약자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중소기업, 자영업자, 가맹점, 대리점, 플랫폼입점업체, 취약노동자 같은
경제 주체들에게 대등한 교섭권을 부여해야 합니다.
교섭권은 자신들이 겪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권리이고,
'힘의 균형'을 만들어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는 수단입니다.
일하는 국민의 보편적 권리를 지키는 것이 민생을 살리는 길이고,
약자들의 무기가 되어야 하는 정치의 근본입니다.

둘째, 묵은 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사회적 공감대가 높고
여야 정당 역시 큰 뜻을 같이하면서도
오랫동안 미해결인 채로 국회에 남아있는 과제들이 있습니다.
개헌과 정치개혁, 연금개혁이 대표적입니다.
필요한 것은 논의의 숙성이 아니라 정치적 결단입니다.

개헌에 대해서는 여러 기회에 말씀을 드렸습니다.
현행 헌법을 만들고 무려 37년이 지났습니다.
그간의 변화를 반영하고, 앞으로 변화해야 할 길을 만들지 못해
현실은 길을 잃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됩니다.
개헌 논의만 반복하다가 또 제자리에 멈추는 일은 끝내야 합니다.
본격적인 대선국면으로 들어서기 전,
22대 국회 전반기 2년을 그냥 보내선 안 됩니다.

여야 정당에 재차 제안합니다.
개헌의 폭과 적용 시기는 열어놓되
개헌 국민투표는 늦어도 내후년 지방선거까지는 합시다.
정치적 오해에서 벗어나 개헌을 성사시킬 수 있는 현실적 방안입니다.
본격적으로 상의합시다.

대통령께도 다시 한번 개헌 대화를 제안합니다.
대통령의 결단으로 막힌 물꼬를 틀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정치개혁, 특히 선거제도 개혁도 지금 해야 합니다.
비례성과 대표성, 다양성이 강화되는 선거제도에
누구도 반대하지 않습니다.
득표율이 의석수로 온전히 반영되고
다양한 민의를 포용하는 다원적 정당체제를 만들어야 합니다.
양극 정치에서 벗어나는 길이기도 합니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어려워집니다.
그러면 또 선거일에 임박해 선거구를 획정하고
깜깜이 선거를 하게 됩니다. 심각한 국민 참정권 침해입니다.
이번에도 정치개혁이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즉시 논의를 시작합시다.
연금개혁이 어려운 과제임은 틀림없습니다.
소득보장도 늘려야 하고, 지속가능성도 높여야 합니다.
미래세대의 부담에 기댄 채로 제도를 운용해서도 안 됩니다.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합니다.

다행히 지난 21대 국회에서 중요한 진전이 있었습니다.
여야가 보험료율 인상 폭에 사실상 합의했습니다.
소득대체율에 대한 시민의 선호도 확인했습니다.
그간의 과정, 어렵게 만든 결과를 원점으로 돌리지 말고
여기서부터 출발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합니다.
정부가 제출할 개혁안에 대해서도 충분히 논의해 합의점을 찾아가되,
기왕에 합의된 부분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것도
실효적인 방안이 될 것입니다.
논의구조에 대해서는 여야가 신속히 의견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공영방송제도 정비도 22대 국회의 책임입니다.
정부‧여당과 야당이 각각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과
방송 4법 입법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큰 충돌이 있었습니다.
정치적 결단으로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살리지 못한 채
결과적으로 양측 모두 멈춰 서게 됐습니다.
법원의 판단과 대통령의 거부권에 의해서가 아니라
국회 스스로 결정했어야 합니다. 매우 아쉽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다시 합리적인 공영방송제도를 만드는 일입니다.
지난 정부에서 기회를 놓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일은 더욱 아닙니다.

방송 공정성과 독립성, 공익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법안을 만들고
방송을 주인인 국민께 돌려드려야 합니다. 국회가 해야 합니다.

여야 정당과 언론 종사자, 언론학자, 시민사회 등이
고루 참여해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합의안을 만들어봅시다.
필요하다면 대화 테이블을 여는 것도 의장이 감당하겠습니다.
정부 여당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하고 요청합니다.

셋째, 미래로 가는 길을 열어야 합니다.

우선 기후위기와 인구위기 대응이 시급합니다.
닥쳐올 문제가 아니라 이미 현실이 됐습니다.

때 이르게 찾아와 여름내 혹독하게 겪은 폭염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 재산과 생업을 앗아갔습니다.
국제사회의 탄소중립 노력이 RE100, 탄소국경세로 이어지면서
에너지 전환이 기업의 국제 경쟁력과 생존을 좌우하게 됐습니다.
국내 재생에너지 인프라 부족으로 수출기업 사업장 상당수가
해외로 이전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폐교 소식이 이제 대도시에서도 들립니다.
이대로 가면, 50년 후에는 인구가 지금의 절반,
1960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합니다.
학령‧생산인구 감소와 초고령화, 지방소멸이
국민의 일상을 바꾸고, 산업생태계와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뿌리부터 흔들게 될 것입니다.

시시각각 빨라지는 기후와 인구위기의 신호,
그것은 일상의 위기이고, 민생과 생존의 위기입니다.
산업과 경제의 위기이고, 사회통합의 위기입니다.

더는 주춤할 여유도, 눈앞의 편익에 타협할 시간도 없습니다.
기후와 인구위기에 전면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민생을 지키는 일이고,
갈등과 격차를 줄여 사회통합의 수준을 높이는 일입니다.
그 과정에서 또 다른 기회와 산업을 창출하고
새로운 표준을 세우는 미래전략이기도 합니다.

먼저, 22대 국회를 '기후국회'로 만듭시다.
입법과 정책으로 기후 대응의 길을 열고,
국회 조직의 친환경 실천으로 기후행동을 확산시키는
국회를 만들자는 제안입니다.

지난주 현행 탄소중립기본법에 대해 헌법 불합치 판결이 났습니다.
이에 따라 국회는 2026년 2월까지 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현재 공백 상태인 2031년부터 탄소중립 목표시점까지
연차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복잡한 이해관계, 예측하기 힘든 장기경제전망을 넘어
세대정의에도 부합하고 사회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안을 만드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지체 없이 국회 기후특위를 설치합시다.
공감대는 이미 넓습니다.
특위에 법안심사권과 예결산심의권을 부여해
실질적 변화를 이끌 위원회로 만드는 것까지
여야의 합의가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국회 탄소중립 로드맵'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국회의 현재 온실가스 배출상황을 파악하고
연차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우겠습니다.
22대 국회에서 착공하게 될 세종의사당을
에너지자립을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기후국회의 상징으로 건립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길 기대합니다.

인구전담부처 신설에 국회가 능동적으로 나서자고 제안합니다.
저출생에는 다양한 사회 경제적 요인이 함께 작용합니다.
출생률 대책만으로는 이미 벌어진 인구문제에 대응할 수도 없습니다.
종합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높습니다.
국회에 관련 법안도 여러 건 발의됐습니다.

무늬만 전담부처가 아니라
실질적인 범정부 컨트롤타워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구정책의 수립‧총괄‧조정‧평가가 실효적으로 되게끔 해야 합니다.
전담부처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을 서두르고
정부 부처를 소관할 국회 위원회 구성도 본격화합시다.

기술이 경제이고 안보인 시대입니다.
인공지능·반도체·바이오·우주·에너지 등 첨단기술산업에서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 미래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과감하고 안정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R&D에 활력을 불어넣고
현장에 기반한 규제혁신 입법으로 날개를 달아줘야 합니다.
과학기술인과 혁신창업가들이 신명 나게 일하고 공정하게 보상받는
경제생태계를 만드는 데 국회가 입법과 예산으로 힘을 실어야 합니다.
예산은 R&D라는 용광로의 연료입니다.
한번 불이 꺼지면 다시 온도를 올리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지난해 R&D 예산이 대폭 줄었다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비효율은 없는지, 과학기술과 미래산업을 제대로 뒷받침할 수 있는지
꼼꼼히 살펴야 하겠습니다.

인공지능은 사회 전반의 변화를 이끄는 바탕이자
미래 국가경쟁력을 결정짓는 중대한 요소입니다.
여러 분야가 관련된 만큼 복합적이고 유기적인 대응이 필수적입니다.
여야의 공감대가 확인됐습니다. 서두릅시다.
진흥과 규제를 조화롭게 다루며 미래를 개척합시다.

기후, 인구, 인공지능 모두
우리의 대응 여하에 따라 미래가 달라집니다.
갈등요소도 적잖습니다.
국회와 정부가 협력하고 사회적 합의까지 만들어가야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정당을 초월해 사회적 대화로 힘을 모읍시다.

존경하는 동료의원 여러분,
국회의원 의정활동을 충실히 지원하고
국민을 위해 유능하게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의장단과 입법지원기관들이 전심전력을 다해 뒷받침하겠습니다.

민생국회가 의원 여러분의 성과입니다.
민생‧미래의제가 정쟁 속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총력대응체제를 구축하겠습니다.
국회 입법지원기구 간 정책 현안 공동대응체계를 만들고,
기구 간 중복과 분산을 막기 위해
주요 의제별 콘트롤타워를 세우겠습니다.
의정 지원의 효율성을 높이겠습니다.

개혁국회가 의원 여러분의 성과입니다.
생산적인 국회운영과 적극적인 국회협치를 위해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개선과제를 발굴하고
국회법을 정비하겠습니다.
원 구성 상임위 배분이나 법사위 권한처럼
여야, 다수당-소수당 간에 입장이 갈리는 과제가 있습니다.
적용 시기는 23대 국회로 넘기더라도
방향과 조문은 먼저 합의하는 지혜를 발휘해봅시다.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도 검토해야 합니다.

의정기록원을 설립해 국회의 의정활동 기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활용도를 높이겠습니다. 의원님들의 기록관리도 돕겠습니다.

삼권분립을 온전하게 실현해야 민주주의입니다.
국회 본연의 역할인 입법을 강화하고
국민의 눈으로 행정부를 견제해야 합니다.
예결산 기능 강화를 비롯한 제도적 장치의 마련을 한편으로,
그릇된 문화와 관행의 개선을 다른 한편으로
행정부와의 관계를 바로 정립해나가겠습니다.

22대 국회는 유례없는 여소야대 국회입니다.
다수당으로서의 부담감과 집권당으로서의 책임감이 함께 작동해야 합니다.
여야 정당 모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주기 바랍니다.
정부에게도 책임 있는 자세, 진전된 자세를 보여 달라고 요청합니다.
거듭 강조합니다. 국회를 존중하지 않고, 국정운영에 성과를 낼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치가 국민께 큰 걱정을 끼치고 있습니다.
국민의 신뢰를 얻기에는 지금 국회의 모습이 크게 부족합니다.
그러나 지금 이 자리에 멈추지 않겠습니다.
'국민을 지키는 국회, 미래로 나아가는 국회'의 사명을
온 힘을 다해 실천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곁에서 국회를 느낄 수 있게
국회 담장을 넘어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존경하는 동료의원 여러분
그 길로 함께 나아갑시다. 함께 노력합시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

heyji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사진
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