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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 칼럼] "용납 못할 인명피해"라더니 사흘 만에 말 뒤집은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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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로 아수라장된 압록강변
우리 언론이 사상자 발생 전하자
"한 건도 없어 기적" 돌연 부인
핵‧미사일 보다 재난대책 챙겨야

[서울=뉴스핌] 북한 김정은의 말이 오락가락한다. 대형 재난 속에서 위기에 처한 주민들의 목숨을 놓고도 며칠 만에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꾸니 노동당 간부들은 매우 혼란스러울 것이다. 지켜보는 우리도 불쾌지수가 오른다.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지난달 27일 북중 변경 지대인 압록강 일대는 집중호우가 내렸다. 북한 관영 선전매체조차 평북 신의주시와 의주군 등 일대에서 4100세대가 피해를 입고 고립돼 위기에 처했던 5000명 주민이 군용 헬기로 긴급 구조됐다고 전하는 것을 보면 역대급 피해가 닥쳤음을 짐작할 수 있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직감한 때문인지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이튿날 신의주로 달려가 구조 현장을 지켜봤다. 또 같은 달 29~30일 현지에서 노동당 정치국 비상 확대 회의까지 개최한 것으로 북한 매체들은 전했다.

그런데 회의석상에서 김정은은 돌연 당 간부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그는 "당과 국가가 부여한 책임적인 직무 수행을 심히 태만히 함으로써 용납할 수 없는 인명 피해까지 발생시킨 대상 등에 대해 엄격히 처벌하라"고 지시했다.

더 놀라운 일은 김정은이 고립 주민들을 구조하는 데 나섰던 헬기 조종사들을 격려·포상하기 위해 공군 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벌어졌다. 그는 노동당 회의 사흘 만에 공군 헬기 부대를 '축하 방문'해 "침수로 인한 피해가 가장 컸던 신의주 지구에서 인명 피해가 단 한 건도 나지 않은 이 사실이야말로 기적으로 밖에 표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에는 화살을 우리 언론매체를 향해 쐈다. 그는 "지금 적들의 쓰레기 언론들은 우리 피해 지역의 인명 피해가 1000명 또는 15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구조 임무 수행 중 여러 대의 직승기(헬기)들이 추락된 것으로 보인다는 날조된 여론을 전파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리 일부 매체가 대북 정보 당국의 판단 등을 토대로 해당 지역의 인명 피해 사실을 전한 것을 두고 발끈한 것이다.

하지만 김정은이 불과 사흘 만에 말 바꾸기에 나선 배경이 석연치 않아 보인다. 간부들을 질책하면서 "용납할 수 없는 인명 피해"라고 발끈했던 그가 돌연 공군 구조 헬기 부대를 치켜세우면서는 '기적' 운운하며 사상자 발생을 아예 부인하고 나선 때문이다.

이번 광경은 김정은과 노동당의 전략가들이 적잖이 당혹해하면서 사태 수습에 골머리를 앓고 있음을 엿보게 한다.

첫째, 불과 며칠 만에 최고지도자의 말이 갈팡질팡한다는 것은 북한 체제가 대내외로 발신하는 메시지가 최소한의 일관성이나 정교함을 잃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치밀한 검토와 몇 수 앞을 내다보는 공산주의자들 특유의 언술 체계나 선전·선동 전술이 녹록지 않은 현실 앞에 흔들리고 무너지고 있다는 징후다.

둘째, 신의주 수해를 놓고 주민들의 불만이 김정은과 노동당에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정황이 감지된다. 김정은이 헬기로 구조된 주민들 앞에 서서 비를 맞고 인사하는 장면을 연출하고 이를 관영 선전매체로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광경에서는 불똥이 김정은에게 튀는 것을 어떻게든 막겠다는 의도가 드러난다. 구조 부대장에게 '영웅 칭호'까지 부여해 이른바 '인민 사랑의 신화'를 만들어 내려는 데서도 이를 읽을 수 있다.

셋째, 사태의 책임을 노동당과 치안 담당 고위 간부들에게 돌리는 모습도 우리에게 익숙한 김정은의 통치 방식이다. 주민들의 불만이 팽배할 수 있는 재난 상황이나 어려움이 불거지면 고위 간부를 책벌하는 지시를 내림으로써 희생양을 만들고 자신은 뒤로 한발 빠지는 전형적인 책임 회피형 리더십이다.

넷째, 재난 상황까지 주민들의 대남 적대감 고취에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드러난다. 김정은은 북한 재난 상황을 전한 우리 언론의 보도에 대해 구체적인 사실로 반박하기보다는 "쓰레기" 운운하며 "적은 변할 수 없는 적"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자신이 지난해 12월 당 전원회의에서 "한국은 제1의 주적"이라며 제시한 대남 대립각 세우기에 집착하고 있음을 이번에도 여실히 보여줬다.

이번 압록강 수해는 북한의 허술한 재난 대비 태세를 보여줬다. 5000명 수준의 주민이 불어난 강물로 고립되는 상황이 되도록 수위 관리나 경보 체계, 대피 시스템 등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문제는 압록강 건너 중국 측의 경우 제방 공사를 하거나 수난 방지 체계를 갖춰 큰 피해를 입지 않은 데 유독 북한 쪽만 큰 인명·재산 피해가 해마다 되풀이된다는 점이다. 자연재해가 아닌 북한 당국의 대비 소홀로 인한 인재라는 얘기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재난 방지는 어느 한 지방 기관이나 간부가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북한 당국 차원의 관심과 집중적인 재원 투입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도 김정은은 신의주 등 변방의 간부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면서 자신에게 쏠린 비난을 모면하려 이런저런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김정은은 4일 평양에서 열린 신형 전술 탄도미사일 250기 전방 배치 관련 행사에서 "온 나라가 큰물 피해 복구를 위한 투쟁에 떨쳐나선 시기임에도 신형 무기체계 인계·인수 기념식을 진행하는 것은 인민 사수, 주권 수호의 근본 담보인 국방력 강화를 어떤 환경 속에서도 정체 없이 밀고 나가려는 우리 당의 투철한 의지의 발현이며 우리가 국가 건설에서 견지하고 있는 불변의 원칙적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관심이 어디에 쏠려 있는지는 북한 주민뿐 아니라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집권 13년간 핵과 미사일에 쏟은 집착과 재원 탕진을 자연재해 예방과 민생에 돌렸다면 결과는 확 달랐을 것이다.

yj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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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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