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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경성 배경으로 재탄생하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기사입력 : 2024년03월19일 14:56

최종수정 : 2024년03월19일 14:56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세종문화회관(사장 안호상)이 서울시오페라단(단장 박혜진)의 2024년 첫 오페라, 주세페 베르디의 'La Traviata(라 트리비아타) · 춘희'를 4월 25일부터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올린다.

1853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초연된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1948년 우리나라에서 첫 선을 보였고 당시 제목이 '춘희; 동백 아가씨'였다. 그 이후로 76년의 시간이 흐른 2024년 4월, 서울시오페라단은 파격적인 해석과 연출로 '라 트라비아타 · 춘희'를 다시 무대에 선보인다.

시대적 배경은 1900년대 초반 경성. 여주인공 '비올레타'는 기생으로 위장하여 독립운동 자금을 모으는 강인한 여성이다. 순수한 청년 '알프레도'와 사랑에 빠진 그녀는 나라를 구하려는 열망과 사랑의 열병 사이에서 방황한다. 1853년 베르디 초연작의 배경은 1800년대 프랑스 파리 사교계였지만 서울시오페라단은 이를 1900년대 초반 혼돈과 열망이 만나는 시공간, 경성으로 옮겨왔다.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장은 "경성이 배경인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등을 통해 이 작품을 떠올렸다. 순수하고 병약한 여주인공 대신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신분을 위장한 강인한 여성이 순수한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베르디 음악과 너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이번 공연을 통해 오페라에서도 K-Opera의 힘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은 "서양문화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오페라가 이제 한국의 미와 교감할 때가 됐다. 한옥, 한복 등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이 서양 고전의 정수 오페라와 만나 한층 깊은 차원의 감동을 전 세계 관객에게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혼돈과 열망이 만나는 시공간, 1900년대 초반 경성

일제강점기 시대의 경성은 많은 예술 작품에 영감을 불어넣었다. 서구 새로운 문명과 전통의 가치가 충돌하고, 일본 식민 지배에 순응하는 나약함과 독립을 향한 열망이 강렬히 부딪히는 장소다. 이 때문에 2018년 '미스터 선샤인', 2023년 '경성크리쳐' 등 경성을 배경으로 대중의 큰관심을 모으는 작품이 탄생했다.

특히 조선 최초 테너와 최초 오페라 공연을 소재로 2023년 초연된 창작 뮤지컬 '일 테노레'도 경성이 배경이다. 이 뮤지컬 작품에 영감을 준 테너 이인선은 1948년 우리나라 최초 전막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공연한 실제 인물이기도 하다.

이번 작품은 국내 대표적인 프랑스 희곡 전문가로 손꼽히는 조만수 충북대학교 교수가 드라마투르그(문학·예술적 조언을 하는 전문가)로 참여하여 오페라 고전의 재해석에 힘을 보탰다.

여성 예술감독, 여성 연출자, 여성 지휘자가 만들어내는 2024년 대한민국의 오페라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이래이는 독일 베를린에서 무대미술을 수학했으며, 현재 독일을 중심으로 활발한 오페라 연출 활동을 하고 있다. 2023년 오페라 '투란도트'에서 손진책 연출과 함께 협력연출로 뛰어난 감각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휘는 국내 대표적인 여성 지휘자로 현재 대전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하는 여자경이 맡는다. 여자경은 오케스트라 지휘는 물론이고 성악가의 호흡을 이해하며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는 지휘자로 정평이 나 있다.

2022년 취임한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 단장은 2023년 '마술피리' '투란토트', 광화문 광장 야외오페라 '카르멘' 등을 성공시키며 뛰어난 오페라 제작 능력을 입증했다. 특히 국내 최초로 테너 이용훈을 국내 오페라 무대에 데뷔시키는 등 캐스팅의 귀재로 대한민국 오페라의 대중화를 위해 열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여성 단장이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장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라운지에서 2024년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자리에는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장,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장, 고선웅 서울시극단장이 참석한 가운데 '2024 세종시즌'을 중심으로 컨템퍼러리시즌 '싱크 넥스트 (Sync Next)24,세종문화회관 문화동행프로젝트 '모든 누구나',전시,교육프로그램등 2024년 세종문화회관의 사업 청사진을 발표했다. 2024.01.09 yym58@newspim.com

오페라 본 고장 유럽서 인정받는 국내 최고 성악가들이 꾸미는 무대

최고의 성악가들도 함께한다. 2023년 서울시오페라단 '리골레토'의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공연에서 질다 역으로 오페라단과 호흡을 맞추었던 이혜정이 비올레타 역을 맡는다. 다른 한 명의 비올레타는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소속가수인 이지현이 맡아 한국 오페라 데뷔 무대에 오른다.

이지현은 유럽에서 체칠리아 지현 리(Cecilia Jihyun Lee)로 활동하며 2022년 아우구스부르크 오페라극장에서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 역으로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알프레도 역에는 한국 최고의 성악가 중 한 명이지만 서울시오페라단과는 처음 작업을 하게 된 정호윤과 지난 해 우리나라 테너로는 최초로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한 손지훈이 맡는다. 특히 이지현과 손지훈은 모두 한국 오페라 무대에 주인공으로 처음 서게 되어 의미가 깊다.

제르몽 역에는 관록의 오페라 가수 유동직과 BBC카디프 콩쿠르에서 역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김기훈이 2023년 '마술피리'에 이어 서울시오페라단과 다시 한 번 인연을 맺는다. 플로라 역은 메조소프라노 신현선과 김순희가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이밖에 지난 2월에 열린 '서울시오페라단 2024년 정기공연 출연진 오디션' 을 통해서 많은 배역들이 선정되었다. 그랑빌(Bass) 역의 한혜열, 듀폴남작(Bar.) 역의 염현준, 가스톤자작(Ten.) 역의 오현용, 김지민, 쥬세페(Ten.) 역의 이상문과 최병준, 안니나(Sop.) 역의 김누리와 김나연 등이 세종문화회관의 무대에서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의 전통미 강조된 한복 입은 오페라의 등장

오페라 무대 위 성악가들이 입는 한복은 김영석 한복 디자이너의 손끝에서 완성된다. 김영석은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각국 대통령 부인에게 한복을 입히며 한복의미를 널리 알린 한복 디자이너로 유명하다. 서울시오페라단의 '라 트리비아타 · 춘희'는 전통의 격조를 지키며 현대성을 가미한 한복 디자인으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그가 최초로 선보이는 오페라 의상 디자인 작업이다.

생애 최초로 오페라를 관람한다면, 시작은 라 트라비아타부터

1990년 개봉한 영화 '귀여운 여인'에서 여주인공 줄리아 로버츠가 첫 눈에 반해 감동의 눈물을 흘렸던 오페라가 바로 '라 트라비아타'다. 비극적인 스토리와 빼어난 선율의 음악으로 완성된 오페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고 인기 있는 오페라를 꼽으라면 첫 손가락에 꼽힐만한 작품이다.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가1853년 초연한 '라 트라비아타'는 프랑스 작가 알렉산드르 뒤마피스의 소설 '춘희'가 원작이다. 한 파리 사교계의 프리 마돈나 마리 듀프레시라는 실제 여성을 모델로 쓴 '춘희'의 본래 제목은 '동백꽃 여인(혹은 동백꽃을 들고 있는 여인)'이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춘희'(동백 椿)로 번역됐다.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파리 사교계의 고급 창녀 비올레타가 귀족 청년 알프레도를 사랑하지만 자신의 처지 때문에 그의 곁을 떠나 괴로워하다 결국 폐렴으로 죽는다는 비극적인 내용이다. 강력한 드라마와 아름다운 음악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베르디가 만든 최고의 걸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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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직 개편 방식 '안갯속'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의 조직 개편 발표가 오는 8월 13일로 정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이달 말 대국민보고를 할 계획이었지만 미뤄지면서 정부조직 개편의 구체적인 방식은 안갯속이다. 26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국정위는 정부 조직 개편안 등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며 막바지 정리 작업 중에 있다. 개편이 유력한 기획재정부와 검찰 조직 등에 대한 추가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이한주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2025.07.22 gdlee@newspim.com 국정위는 당초 이달 중 대국민보고 등 주요 일정을 마칠 계획이었다. 국정위의 법적 활동 기한은 60일로 오는 8월 14일까지 활동할 수 있다. 1회 한해 최장 20일까지 연장할 수 있지만 국정위는 조기에 활동을 마무리 하겠다고 했다. 국정위의 속도전에 제동이 걸린 데는 정부의 첫 조직 개편인 만큼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와 산업자원통상부의 기후와 에너지 파트를 분리해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는 과정에서 각 부처의 반발도 나오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또 이 대통령이 이달 말에서 내달 초 방미 일정이 잡힐 수 있다는 점도 정부조직 개편이 늦어진 배경인 것으로 전해졌다. 1차 정부조직 개편안에는 기재부의 예산 분리 기능과 검찰청 폐지가 담길 것이 유력하다. 조승래 국정위 대변인은 앞서 "기재부 예산 기능을 분리하는 것과 (검찰청의) 수사와 기소 분리는 공약 방향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기재부 조직 개편은 ▲예산 편성 기능을 분리해 과거의 기획예산처를 되살리고 나머지 기능은 재정경제부로 개편하는 안 ▲예산처가 아니라 재무부를 신설하는 안 ▲기재부 내에서 기능을 조정하는 안 등이 거론돼 왔다. 이 방안들을 놓고 국정위는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기획재정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나누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정위는 초안 등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청 폐지 골자의 검찰 조직 개편안도 이번 조직 개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여당에서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내용의 '검찰개혁 4법'을 발의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에는 검찰 권력의 핵심인 기소권은 법무부 산하에 공소청을 신설해 여기로 이관하는 내용이 담겼다. 수사권은 행정안전부 산하에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해 이곳으로 넘기기로 했다. 다만 수사권을 행안부 산하에 둘지 법무부 산하에 둘지를 두고는 여권 내에서도 이견이 있어 더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개편 방안을 놓고도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금융위 해체 차원의 '금융위 정책과 감독 기능 분리' 조직 개편안이 유력했다. 그러나 최근 여당에서 기획재정부 내 국제금융 업무를 금융위로 이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며 '금융위 존치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금융위 해체론에 제동이 걸렸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이 역시도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ycy1486@newspim.com 2025-07-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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