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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GO!] '마포갑' 김혜미 "정파와 무관하게 기후위기에 대응할 세력 필요"

기사입력 : 2024년01월31일 08:36

최종수정 : 2024년01월31일 08:39

김혜미 녹색당 마포갑 국회의원 예비후보 인터뷰
"수십년 노웅래·정청래...이제 마포도 정치개혁"
"녹색정의, 노동·기후 중시...개혁연합신당 반대"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표 때문이든 미래 세대 문제로 생각했든 국회의원들도 나름 기후위기에 의지를 가졌던 건 맞다. 다만 현재의 원내 정당들은 전문 지식이나 아이디어가 부족하다. 이제 정파에 흔들리지 않고 기후위기 문제에 천착하고 해결할 세력이 필요하다."

4월 총선에 출마하는 김혜미 녹색당 마포 갑 국회의원 예비후보는 기후위기 의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원내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제21대 국회가 기후위기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을 유독 안타까워했다. 뉴스핌은 지난 29일 서울 마포구 녹색당사에서 김 예비후보를 만나 제22대 총선 도전 포부와 녹색당 비전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김혜미 녹색당 마포갑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29일 서울 마포구 녹색당사에서 뉴스핌과의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1.29 yym58@newspim.com

김 예비후보는 국회에 입성하면 기후위기 관련 입법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19대·20대 국회에서 해결했다면 좋았을 문제들이 21대 국회에 와서도 해결되지 않고 시작조차 안 된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다만 비례대표 후보로 나선 21대 총선과 달리 이번엔 지역구 후보로서 구체적인 사례와 비전을 다루고자 한다. 기후 의제와 관련한 마포구 최대 현안은 수도권 쓰레기소각장 신설 문제다.

김 예비후보는 "소각장 문제가 기후와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소비 단계부터 폐기물을 최종적으로 처리하는 과정까지 전부 기후 문제와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폐기물을 줄이고 자원순환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것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마포 갑 현역은 4선의 노웅래 민주당 의원이다. 옆 지역구인 마포 을에도 3선의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버티고 있다. 둘 다 2004년부터 마포에 자리 잡았다. 김 예비후보는 마포에도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예비후보는 "마포에 가장 중요한 현안은 '정치 개혁'이다. 마포는 정치적 변화가 절실하다"며 "노 의원·정 의원을 수십 년 믿어줬는데 그들이 마포 주민에게 더 나은 삶을 보장했느냐"고 비판했다.

특히 마포 을에 출마하는 장혜영 정의당 의원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 예비후보는 "마포는 유권자 중에 여성과 젊은 사람들이 많은 편"이라며 "현재 페미니즘 정치의 경우 모든 것이 백래시(backlash) 돼 있다. 불평등·혐오 문제에 대해 시민들에게 단호히 얘기해줄 수 있는 정치를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마포구의원(대흥, 염리)으로 출마한 이숲 전 녹색당 후보가 8% 이상 득표했던 경험도 긍정적이다. 김 예비후보는 "이곳에서도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비전을 품을 수 있겠단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김혜미레터'라는 뉴스레터 방식을 통해 지역주민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녹색당은 정의당과 선거연합정당 '녹색정의당'을 구성해 이번 총선에서 공동 대응에 나선다. 지난 26일 새로운 당 로고와 PI(Party Identity)를 공개했고 내달 3일 출범대회를 갖는다.

녹색정의당만의 차별점을 묻자 김 예비후보는 "정의당은 적어도 노동 문제에 대해 국회에서 꾸준히 다뤄왔고 녹색당은 기후위기 문제를 이야기해왔다"며 "다른 제3지대 정당들은 무엇을 할 것인지 구체적인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김혜미 녹색당 마포갑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29일 서울 마포구 녹색당사에서 뉴스핌과의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1.29 yym58@newspim.com

다음은 김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이번 총선에서 마포갑에 출마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기후 그리고 녹색당이라 하면 석탄화력발전소가 많은 곳이나 발전소 노동자들의 대량 해고가 예상되는 지역을 많이 예상한다. 그러나 서울, 그리고 수도권의 기후 문제들을 가시화하고 해결 방법을 논의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서울, 수도권을 고려했다.

특히 마포라는 공간은 기후 현안들이 굉장히 많은 곳이다. 또한 2022년에 지방선거로 대흥 염리동에 구의원 후보를 출마시켜 8% 이상의 득표를 한 경험도 있다. 녹색 정치를 희망하는 시민들이 마포에 있다는 것을 지방선거를 통해 확인했다. 이번에는 총선을 통해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국회를 만들자'라는 제안을 하고자 했다. 그런 제안이 마포 주민들에게도 호소력과 소구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녹색당에서 마포갑을 전략 지역으로 선택해 제가 출마하게 됐다.

-마포에 기후위기 현안이 많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나.
▲가시화된 얘기 중에 한두가지 큰 현안이 있다. 첫째는 쓰레기소각장 문제다. 소각장 문제가 기후와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폐기물을 최종적으로 처리하는 과정부터 그 폐기물이 발생하기 전 소비를 하는 과정까지 모두 기후문제와 연결이 돼 있다. 실제로 지금 마포구 쓰레기소각장 문제는 소각장을 그냥 짓는 문제가 아니라 1000톤짜리 소각장을 추가로 짓겠다는 얘기다. 근데 이 이야기들이 제대로 논의된 적도 없이 서울시에서 밀어붙이는 상황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소각장을 짓는 문제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서울시의 쓰레기를 감축하는 문제다. 그렇게 폐기물을 줄이고 자원순환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또 하나는 서울에서 굉장히 오래, 거의 유일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이 화력발전소 융복합 발전소다. 지금 이 발전소에서 유해물질이 나오는지 아닌지 건강권과 관련된 문제가 있다. 또한 최근 법 통과를 통해 전기요금의 경우 지역별 차등제가 실시된다. 그러면 이제 생산을 많이 하는 곳보다 소비를 많이 하는 곳이 전기요금이 인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 서울이나 수도권은 전기를 생산하는 것보다 소비를 하는 게 훨씬 많으니 전기 요금이 상승될 수밖에 없다. 그냥 전기요금을 쓴 만큼 많이 내면 되는 건지, 아니면 지역 에너지분권화를 통해 충분히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만들고 사용할 것인지 다뤄봐야 한다.

-지난 총선에서는 비례대표 후보로 나왔는데 이번에는 지역구 출마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역구 출마를 통해 구체적인 사례와 비전 제시를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례대표 후보도 물론 중요하다. 당연히 국회의원은 지구적이고 국가적인 차원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고민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비례대표 후보로서 2020년에도 그런 마음을 갖고 출마했었다. 다만 이번에는 기후위기와 관련해 지역 차원에서 구체적인 사례와 비전 제시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또한 선거제 관련해서 아직도 결정이 안 되고 있지 않나. 언제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다. 선거제를 넘어서서라도 좋은 정치에 대한 열망을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지역구 출마를 먼저 시작한 것이다.

-환경 부문 이외에 중요한 지역구 현안은 무엇인가.
▲마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치 개혁이다. 마포는 정치적 변화가 너무 절실하다. 마포을도 마찬가지고 마포갑도 마찬가지다. 노웅래, 정청래 의원을 마포 시민들은 계속 믿어줬다. 수십년 동안 몇 번을 믿어줬다. 그런데도 마포 정치가 그만큼 좋아졌나? 그 신뢰를 얻어서 실제로 마포 주민들에게 더 나은 삶을 더 보장하고 더 좋은 삶을 보장했나? 또 그 국회의원들이 국가적 차원의 자리에 갔을 때 더 많은 시민들을 대의했나? 그렇지 않다고 본다.

특히 노웅래 의원 같은 경우 또 출마를 하겠다고 후보자 심사를 넣고 적격 판정까지 받았지만, 수억원대의 뇌물 수수 혐의가 나온 의원이다. 사과하고 죄송하다고 얘기하고 물러나야 한다. 그런데 여전히 이권과 기득권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정치개혁에는 관심이 없는 거다. 마포의 지역구 현안 중 가장 큰 문제는 정치개혁, 정치에 대한 변화를 함께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포 주민들도 인적 변화에 대한 갈망이 있다고 보는지.
▲마포는 기본적으로 민주당에 더 우호적인 분위기다. 대선 때도 지방선거 때도 국회의원 선거 때도 그래왔다. 근데 지난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마포가 어느 사람에게 표를 줬나. 이게 그냥 국민의힘을 더 지지해서 혹은 현 박강수 구청장을 더 지지해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 바꿔야겠다', '이 사람 안 되겠다'라고 생각했던 거다. 이러한 주민들의 열망을 그냥 '이 사람 싫어서 저 사람' 이렇게 표현해선 안 된다. 더 과감하게 선택해 새로운 정치비전을 만들 수 있는 사람, 정당, 정치세력에게 기대를 걸고 싶은 갈망들이 분명히 있다. 그걸 잘 수행하는 것은 저의 책임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도 제가 출마한 건 아니었지만 선대본부장을 맡았다. 당시에 정말 많은 것들을 느꼈다. 마포갑의 경우 생활 수준이 높기도 하고 보통 보수적인 시민들이 살 거라는 그런 편견들이 있다. 게다가 녹색당은 작은 정당이고 아직 당선된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유세를 하고 또 시민들을 길거리에서 만나고 할 때마다 시민들이 이렇게 달라지는 모습들을 봤었다. 이 지역구 안에서도 시민들이 얼마든지 기후위기에 대해 대응하는 비전을 같이 품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마포을에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출마한다. 장 의원과 어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나.
▲이 부분도 많이 기대하면서 마포 출마를 결정했다. 장 의원이 마포에서 재선을 준비하고 있다는 걸 당연히 알고 있었다. 그것뿐만 아니라 지난 총선 전부터 사회복지사로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현장에서 장 의원을 먼저 봤었다. 그래서 인간적 신뢰나 서로에 대한 지지는 애초부터 있었다. 앞서도 꾸준히 장 의원과 이런저런 소통도 하고 정치적인 이야기도 나눴다. 모든 것이 후퇴하고 모든 것이 안갯 속인 정치 구조, 정치 세태 아닌가. 이런 것들을 분명하게 해결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정치인들이 주목받을 필요가 있다. 그래서 장 의원과 함께 출마하는 것 자체로 저에겐 중요한 정치적 계기와 도약이 될 것이란 생각이다.

또한 마포 유권자들 중에 여성과 젊은 사람이 많은 편이다. 그리고 다양성의 정치나 퀴어 프렌들리한 부분에서도 마포 안에는 다양한 공간들이 많다. 그런 것들부터 해서 숨통이 트이는 정치를 실현해 볼 수 있는 공간으로서 저와 장 의원이 인물적으로 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장혜영 의원과 함께 내세우고 싶은 구체적 어젠다는 무엇인가.
▲녹색당은 원외에서 12년이 넘게 기후정치를 해왔지만 제21대 국회만 보면 국회의원 300명 중에 기후 의제를 주요 의제로 가져간 의원은 장 의원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장 의원의 뾰족한 질문을 들어줄 귀가 과연 국회에 있었는가 의문이 남는다. 기후 의제와 관련해 장 의원과 좋은 정치를 의논하고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금 페미니즘 정치는 모든 것이 백래시(backlash) 돼 있는 상태다. 또한 젠더 문제나 불평등의 문제나 혐오에 대한 문제들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 나누고 시민들에게 단호하게 이야기해줄 수 있는 정치를 하고 싶다.

-국회에 입성하면 어떤 입법과제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싶은가.
▲녹색당은 지금 4대 입법과제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녹색당의 국회 진출이 지연된 만큼 기후 현안이나 기후 입법이 지난 국회에서 너무 다루어지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장기 과제가 되어버린 기후 의제들이 많다. 19대, 20대 국회에서 해결했다면 더 좋았을 문제들이 21대 국회에 와서까지 해결 안되고 시작조차 안 된 경우도 많다.

기후 문제들은 한두가지 입법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지난 21대 국회에서 기후위기특별위원회를 만들었다. 근데 해당 특별위원회엔 입법권도 없다. 회의만 여섯차례 하고 종결한 것으로 안다. 그래서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해 상시적으로 의논하고 입법 권한을 갖는 상임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 물론 환노위가 있고 환노위 안에도 훌륭하게 의정 활동이나 입법을 하는 의원들도 있다. 그러나 환노위가 그동안 노동 문제에 천착해 온 점을 모두가 인정하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상임위가 따로 필요하다고 본다.

-제3지대 정당들이 창당과 합당을 거듭하고 있다. 녹색정의당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다른 제3지대 정당들이 무엇을 바라고 이렇게 합종연횡 하는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이 정당들은 신념이나 진영, 가치를 매우 폄하하는 부분이 있다.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한다. 어떤 분들은 '지금 윤석열로 되겠냐. 반윤석열 구도를 만들어야 된다'라고 이야기하고, 민주당에서 나온 사람들은 '양당 정치로는 안 된다. 새로운 3지대가 필요하다'고만 이야기한다. 새로운 정당 안에서 무엇을 할 건지에 대한 비전은 아무 것도 없는 것 같다. 계속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자신들이 대안이라고만 이야기 할 뿐이다. 그렇게 만든 정당으로 어떻게 시민의 삶을 바꿀 건지 구체적 대답을 못하고 있다.

근데 정의당이나 녹색당은 기존에 뿌리가 있는 정당이다. 이 정당들이 가져온 가치나 비전을 시민들은 이해하고 알고 있다. 그리고 이 정당들이 일궈온 정치적 결과와 과정들도 시민들은 알고 있다. 그래서 녹색정의당으로 합쳐지면 적어도 '이들이 뭘 하겠다'라는 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정의당은 노동 문제, 민생 문제, 또는 사회적 차별이나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문제들을 국회 안에서 다뤄왔다. 녹색당은 기후위기 문제나 다양한 민주주의를 이야기해왔다. 그리고 새로운 정치인들을 계속 발굴해서 사회에 등장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제3지대는 그동안 없었던 게 아니다. 녹색당이나 정의당이 만들어온 영역인데 이것마저도 양당에서 나온 정치인들이 빼앗고 있는 것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발표한 정책들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이준석 대표는 너무 투명한 것 같다. 본인이 해온 정치 방식을 계속 밀고 나가는데 결국 그게 갈라치기 아닌가. 여성과 남성 젠더 갈라치기. 사실 그 안에는 소수자도 없다. 예를 들면 그 갈라치기 하는 와중에도 여성과 남성을 싸우게 만들어서 그 혐오를 기반으로 그다음에 그 안에서 사람들끼리 싸우게 한 뒤 거기에 깃발을 꽂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정치를 해온 거다.

이번에 노인 무임승차 폐지 공약을 보면서 '이번엔 세대 갈라치기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29일) 젊은 세대를 공략하겠다고 망원시장에 가지 않았나. 이번에는 노인층들은 투표장에도 오지 말라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 세대 갈라치기를 시작한 거다. 그러면 다음엔 누구를 갈라칠건가. 사회적으로 가장 소수자이고 빈곤한 사람들을 갈라칠 거다. 지금 한국의 노인 빈곤율이 48%에 가깝다. 지나가는 어르신들 두 분 중 한 분이 빈곤인이다. 그 빈곤한 노인들의 삶을 어떻게 더 좋게 만들지, 어떻게 이 노인들이 더 좋은 정치를 열망하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 이런 정치는 더 이상 좋은 정치라고 보기 어렵다. 누군가가 상처받고 소외받고 배제되는 정치라면 그게 아무리 성공적이라 해도 그 정치가 이 사회에 필요한 것인지 질문을 크게 던져봐야 한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제안한 개혁연합신당 구상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지.
▲정말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이 시나리오는 '더이상 다당제 민주주의는 필요하지 않다'라고 얘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정당 간 연합이 필요한 이유는 다당제 국회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한 당의 권한이나 권력에 의해 우리 당이 잠시 국회 의석을 얻는 것 중요한 게 아니다. 더 많은 시민을 대표할 수 있는 정당들끼리 경쟁도 하고 연합도 하는 게 연합정치의 기본이다. 그런데 지금 용 의원이 하고 있는 것은 그런 연합정치 의미마저 퇴색시키는 것이다.

지난 국회에서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한 것은 다당제 국회를 만들어서 더 많은 시민들을 대표하도록 하자는 의미였다. 다당제 안에서 더 많은 문제점들을 해결하자는 의미였다. 근데 4년 내내 조용히 있다가 선거 때가 되니까 또 민주대연합을 해야 된다고 이야기하는 건 용 의원이 정치인으로서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펼치고 있는 거 아닌가.

지난 총선 당시 녹색당도 그런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선거연합정당에 참여하려고 당원 총투표까지 했었고 저도 당시 비례대표 후보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녹색당은 그런 시류와 정세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오히려 선거연합정당이라는 구체적 사안을 만들어서 돌파하려는 것이다. 용 의원이 제안한 개혁연합정당이 녹색당과 정의당이 준비하는 선거연합정당(녹색정의당)과 같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기후 의제에 대한 제21대 국회의 활동을 총평해달라.
▲너무 안타깝고 안쓰럽다. 표 때문이든 미래 세대 문제라고 생각했든 국회의원들도 나름 의지를 가졌던 건 맞다. 다만 실제로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아이디어나 전문 지식이 현재 원내 정당들은 준비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 기후위기를 잘 대응할 수 있는 정치 세력이 필요한 것이다. 정파에 흔들리지 않고 이 문제에 천착해 해결할 수 있는 정당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녹색당은 원내 진출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선거연합정당 같은 실험을 해보고 도전하는 것이다.

hong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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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고객신뢰위원회 출범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SK텔레콤이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대응책으로 고객신뢰위원회를 구성했다. 고객신뢰위원회는 안완기 전 한국생산성본부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5인 구성으로 이번 사고로 떨어진 고객 신뢰의 회복을 목표로 한다. SK텔레콤은 18일 데일리 브리핑을 개최하고 고객신뢰위원회 출범을 공식화했다. SKT는 앞선 16일 고객신뢰위원회를 발족하고 첫 회의를 진행했다. 위원회 활동은 2년이다. 서울 시내 한 티월드 대리점에서 유심 교체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 김영은 인턴기자] 위원회는 안완기 전 한국생산성본부 회장(현 한국공학대학 석좌교수)이 위원장을 맡고 신종원 전 소비자분쟁조정위원장, 손정혜 법무법인 혜명 변호사,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김채연 고려대 심리학부 교수(전 고려대 다양성위원회 위원장)도 위원으로 참여한다. 관심이 모아졌던 위약금 면제 여부에 대해서는 위원회에서 직접적으로 논의하지는 않는다. 앞서 SKT는 위원회 출범 전 위약금 면제 여부 등을 포함한 고객신뢰 회복 방안을 위원회를 통해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홍승태 SKT 고객가치혁신실장은 "위약금 면제와 관련해 고객의 생각을 정리해 회사에 전달하는 등 고객 시각을 반영하는 역할을 위원회가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T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의 청문회에서도 위약금 면제와 관련해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번에 구성된 고객신뢰위원회에서 직접적으로 위약금 면제 여부에 대해 결정하지는 않지만 관련한 고객들의 의견을 회사에 전달한다는 것이다. 이에 위원회에서 고객 입장을 반영한 위약금 면제 여부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면 SK텔레콤 이사회에서 이에 대해 추가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신뢰위원회는 격주로 회의를 진행하며 각종 조치에 대해 자문할 계획이다. 또한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중장기적인 로드맵 마련을 회사에 요구하고 발표할 예정이다. 홍 실장은 "위원회 구성에 대해 상당히 많은 고민을 했고 위원들을 모시는 데 공을 들였다. 그동안 부족했던 부분에 대한 조언을 듣고 향후 계획에 도움을 받기 위해 위원회를 출범했다"며 "1차 회의에서 고객신뢰위원회의 운영 방안, 업무 범위 등에 대해 논의했다. 다음주 진행될 2차 회의에서 다양한 내용이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심 카드 물량이 대량 입고되면서 유심 교체에도 속도를 낸다. 이날 0시 기준 누적 유심 교체 고객은 210만명이며 잔여 예약 고객은 669만명이다. 유심 물량의 확보로 전날 유심을 교체한 인원도 17만명으로 지난 13일 10만명 이후 4일만에 다시 10만명을 넘어섰다. 임봉호 MNO 사업부장은 "17일에 유심 물량이 87만5000개가 입고돼 오늘(18일) 30만개가 배부된다"고 전했다. SKT는 이달 말까지 500만개, 내달 추가로 500만개를 확보해 유심 교체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서비스'도 19일부터 시행한다. 19일부터 6월 말까지 T월드 매장 접근성이 떨어지는 전국 도서벽지 100여 개 지역 300여 곳을 방문하기로 했으며 SKT와 멤버사 구성원이 직접 도서 벽지 노령층을 중심으로 유심보호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유심 교체 및 재설정 솔루션도 제공할 예정이다. 류정환 네트워크인프라센터장은 "초기 대응 측면에서 부족한 면이 많았다. 엔지니어로서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며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추가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전했다.  origin@newspim.com 2025-05-1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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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4차 공판...박희영 첫 정식재판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이번 주 법원에서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의 4차 공판이 열린다. 이태원 참사 부실대응 혐의로 기소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에 대한 항소심 정식 재판도 시작한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오는 19일 오전 10시 15분 내란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4차 공판기일을 연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3차 공판 때와 마찬가지로 서울법원종합청사 서관 지상출입구를 통해 걸어서 출입할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3차 공판 당시 처음으로 지상으로 출입했으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오는 19일 오전 10시 15분 내란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4차 공판기일을 연다. 사진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3차 공판을 마치고 나오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지난 1~3차 공판에서는 윤 전 대통령 측에 불리한 증언들이 이어졌다. 검찰 측 증인인 조성현 국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과 김형기 특수전사령부 제1특전대대장은 12·3 비상계엄 당일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오상배 전 수방사령관 부관은 '피고인(윤 전 대통령)과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의 세 번째 통화 내용이 무엇이었나'라는 검찰 질문에 "'아직도 (본회의장에) 못 들어갔느냐'고 피고인이 말했고 '본회의장 앞까지 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문으로 접근할 수 없다'고 이 전 사령관이 말하자, 피고인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고 말씀한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날 4차 공판에서는 검찰 측 증인인 박정환 육군 특수전사령부 참모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되며,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에 대한 심리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 16일 내란 사건 전담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의 술접대 의혹과 관련해 "윤리감사관실에서 국회 자료, 언론 보도 등을 토대로 가능한 방법을 모두 검토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향후 구체적인 비위사실이 확인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지 부장판사가 1인당 100만∼2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나오는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술을 마셨고 단 한 번도 그 판사가 돈을 낸 적이 없다는 구체적인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 1심서 이임재 금고 3년...박희영은 무죄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백강진)는 오는 19일 오후 2시 업무상과실치사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임재 전 서장,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 박모 전 용산서 112상황팀장 등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진행한다. 사진은 이 전 서장이 지난해 9월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금고 3년형을 선고받고 나서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백강진)는 같은 날 오후 2시 업무상과실치사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서장,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 박모 전 용산서 112상황팀장 등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진행한다. 이들은 지난 3월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이 전 서장 측 변호인은 "피고인에게 과연 개별적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서장은 2022년 10월 핼러윈 축제 기간 경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안전 대책 보고에도 사전 조치를 하지 않고, 이태원 참사 당일 현장에 늦게 도착하는 등 지휘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는다. 1심은 지난해 9월 이 전 서장에게 유죄를 인정해 금고 3년을, 송 전 상황실장에게는 금고 2년, 박 전 상황팀장에게는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같은 법원 형사9-1부(재판장 최보원)는 오는 20일 오후 4시 업무상과실치사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구청장 등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연다. 박 구청장 등 용산구청 관계자는 지역 내 재난 책임자이며 참사 당일 몰린 대규모 인파로 사고를 예측할 수 있었지만, 안전관리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재난 안전상황실을 제대로 운영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1심은 지난해 박 구청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으며 박 구청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용산구청 관계자 3명도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검찰은 즉각 항소했다. 1심 재판부는 "당시 안전법령엔 다중군집으로 인한 압사 사고가 재난 유형으로 분리돼 있지 않았고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2022년 수립 지침에도 그런 내용이 없었다"며 "재난안전법령에 주최자 없는 행사에 대해선 별도 안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이 없어 업무상 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hong90@newspim.com 2025-05-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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