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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공연계, 암표와의 전쟁…NFT티켓 등장에도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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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공연계가 암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유명 가수 콘서트 티켓 판매글을 게재해 수억원을 챙긴 암표상이 실형을 선고 받았지만 '암표 전쟁'은 끝나지 않고 있다.

◆ 암표상 징역 6년 선고…계속되는 암표 팔이

최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이종민 판사)은 최근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30대 암표상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수와 피해 규모가 상당하다. 재판을 받으면서도 사기 범행을 계속하고 그 수익을 도박, 코인 투자 용도로 사용해 처벌이 필요하다"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현대카드와 함께 NFT입장권을 도입한 가수 장범준 콘서트 [사진=현대카드] 2024.01.29 alice09@newspim.com

A씨는 직거래 어플리케이션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콘서트 티켓을 판매한다는 허위글을 130여 차례 게재하며 사기 행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부터 아이유, 블랙핑크, 임영웅 등 유명 가수들의 콘서트 티켓을 판매한다는 글을 게재하고 돈을 받은 후 티켓은 주지 않은 수법으로 수억원을 챙겼다.

암표상이 징역 6년이라는 실형을 선고받았음에도 공연계의 암표는 끊이지 않고 있다. 가수 장범준은 암표로 인해 공연을 전면 취소했다. 장범준은 지난 3일부터 매주 화~목요일 소규모 공연을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예매 시작 후 암표가 기승을 부리자 공연 티켓 전부를 취소시킨 바 있다.

장범준은 "작은 규모의 공연인데 암표가 너무 많이 생겼다. 혹시라도 급한 마음에 되파는 티켓을 사시는 분이 생길까 봐 글을 남긴다. 방법이 없으면 공연 티켓을 다 취소시키겠으니 표를 정상적인 경로 외에는 구매하지 말아 달라"고 밝혔다. 이어 암표를 막기 위해 콘서트 예매 방식을 추첨제로 변경했다.

공연은 1인 1매, 월별 1회만 구매가 가능해졌으며, 좌석은 현장에서 랜덤으로 배정된다. 또 본인 확인이 되지 않으면 입장이 불가해 암표를 막기 위해 초강수를 던지기도 했다.

송은이·김숙의 '비보쇼'도 암표를 피하지 못했다. '비보쇼'는 티켓 판매 5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으나 암표가 발견됐고, 비보 측은 "중고 거래 사이트, 티켓 거래 사이트, 개인 SNS 등에서 부정하게 티켓을 거래하는 정황이 확인된 경우 티켓 정보 확인 후 사전 통보 없이 즉시 해당 좌석에 대한 예매를 무효 처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아이유의 콘서트 포스터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2024.01.29 alice09@newspim.com

이어 "부정 거래 티켓의 예매자 및 구매자 모두 블랙 리스트로 처리되어 향후 컨텐츠랩 비보에서 주최하는 모든 공연에서 제명된다"라며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최근에는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얍 판 츠베덴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의 취임 연주회 암표가 기승을 부렸다. R석 기준 15만원이었던 공연은 1분 만에 전석 매진됐고, 1만7000명이 몰린 시민 무료 추첨 티켓 경쟁률은 무려 340대1을 기록했다.

그러다보니 공연 전까지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군 것이 바로 '암표'이다.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최저 2배인 30만원부터 10배에 달하는 150만원까지 치솟한 암표가 등장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15만4000원에 판매됐던 성시경 콘서트의 티켓은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50만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불법 판매가 시도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체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대중음악 공연 암표 신고는 2020년 359건에서 2년 만에 4224건으로 훌쩍 뛰었다. 그야말로 '암표와의 전쟁'인 상황이다.

◆ 직접 나선 스타들…추첨제·NFT까지 등장

팬들은 가수의 공연을 보러 가기 위해 치열한 티켓팅 전쟁을 치룬다. 짧은 시간 내에 매진되는 티켓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을 쏟지만 암표상들의 '매크로(자동입력반복)'를 활용한 티켓팅에는 당할 재간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가수 임영웅 '아임 히어로' 서울 앙코르 콘서트 [사진=물고기뮤직] 2022.12.10 alice09@newspim.com

그러다보니 암표를 근절하기 위해 스타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 지난해 성시경은 암표 거래를 발견하고 그의 매니저가 티켓을 양도받는 척 자리와 계좌번호를 알아낸 뒤 해당 티켓을 취소시킨 바 있다. 아이유는 지난해 9월 열린 팬콘서트에 앞서 티켓 불법 거래 제보를 요청했고, 실제 이를 통해 12건의 부정 티켓 예매 건을 적발해 취소했다. 임영웅 역시 불법 거래로 간주되는 예매 건에 대해 사전 안내 없이 취소시키고 있다.

이영지는 SNS를 통해 "아는지 모르겠지만 나도 X(구 트위터) 유저라 전부 보인다. 알아서 취소하라"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는 암표 거래를 직격하며 자신의 이름을 검색했을 때 나온 암표상의 글을 캡처해 올리기도 했다.

모든 티켓을 취소했던 장범준은 현대카드와 손잡고 공연 티켓 전량을 'NFT(대체불가능토큰)'로 발매하는 파격적인 방식을 도입했다.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NFT를 활용해 표를 직접 구매한 본인만 공연을 관람할 수 있게 하고, 양도와 암표 거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티켓 판매 5분 만에 전석 매진된 '비보쇼' 포스터 [사진=컨텐츠랩 비보] 2024.01.29 alice09@newspim.com

암표 거래가 활개를 치다보니 대중음악 산업 관계자들이 암표 처벌 강화를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는 지난 16일 '대중음악공연산업의 위기, 문제와 해결방법은 없는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종현 음공협 회장은 "리셀링(재판매)하던 분들이 전부 암표 시장에 들어왔다. 별별 사람들이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것과 똑같은 심리로 암표 거래를 한다"라며 "미디어를 통해 암표 거래 가격이 공개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뛰어드는 사실상의 촌극"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암표가 늘어나다보니 오는 3월에는 개정 공연법이 시행돼 매크로를 통한 부정 파냄 건에 대한 처벌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한다. 하지만 암표 판매를 통해 얻는 이득에 비해 벌금이 터무니없이 낮다는 지적이 줄을 잇고 있다.

이에 백세희 디케이엘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벌금 최상한이 1000만원인데, 20만원 표를 6배 프리미엄 붙이면 10장만 팔아도 1000만원이기 때문에 처벌이 두려워 판매를 그만두길 기대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한 소속사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암표를 걸러낸다고 한계가 있다. SNS상에서 양도를 하는 사람과 암표상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이를 다 제재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또 팬은 가수의 공연을 어떻게든 보고싶어 하기에 암표 거래가 문제라는 인식이 있어도 웃돈을 주고 사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암표상이 발 붙일 곳을 없게 하려면 팬들 역시 암표는 절대 사지 말아야 한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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