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징역 5년·벌금 5억 구형
양승태 기소 5년 만에 1심 결론...징역 7년 구형
'김학의 불법출금 수사외압' 이성윤 항소심 선고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이번 주 법원에서는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1심 결론이 나온다.
'사법농단' 의혹의 핵심인물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한 1심 선고도 예정돼 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부당합병·회계부정'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1.17 leemario@newspim.com |
◆'부당합병·회계부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1심 선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지귀연 박정길 부장판사)는 오는 26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회장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완화될 수 있을지 재계에서는 이번 판결을 주목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015년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와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 회계방식 변경을 통해 제일모직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에 관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 사건은 피고인들이 그룹 총수의 승계를 위해 자본시장의 근간을 훼손한 사건"이라며 "만약 피고인들에게 면죄부가 주어진다면 앞으로 지배주주들은 거리낌 없이 위법과 편법을 동원해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 회장에 대해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이 회장은 약 9분간 최후진술을 통해 "대한민국 1등 기업, 글로벌 기업에 걸맞게 더 높고 엄격한 기준과 잣대로 매사에 임했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면서도 "합병 과정에서 제 개인의 이익을 염두에 둔 적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진=뉴스핌DB] |
◆'사법농단' 양승태 전 대법원장 1심 선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1부(이종민 임정택 민소영 부장판사)는 같은 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한 선고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2011~2017년 대법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법원의 위상 강화와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당시 박근혜 정부와 일종의 '재판거래'를 통해 일선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당시 사법행정을 비판한 법관들을 '물의야기 법관'으로 분류해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등 총 47개 혐의로 2019년 2월 재판에 넘겨졌다.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은 각각 법원행정처장으로 재직하면서 양 전 대법원장과 공모해 법원행정처 심의관들에게 위법·부당한 지시를 하는 등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검찰은 "헌법이 보장하는 법관의 재판 독립은 피고인들이 면죄부로 내세운 방탄막이 아니라 대한민국 헌법과 사법부 신뢰에 가장 기초되는 이념이라는 게 이 사건 판결로 확인돼야 한다"며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징역 7년을, 박 전 대법관에 대해 징역 5년, 고 전 대법관에 대해 징역 4년을 각각 구형했다.
앞서 이번 사건은 지난해 12월 선고공판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방대한 기록 탓에 재판부가 선고를 연기하면서 기소 5년 만인 오는 1월 26일 1심 결론이 나오게 됐다.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 [사진=뉴스핌DB] |
◆'김학의 불법출금 수사외압' 이성윤 항소심 선고
서울고법 형사5부(서승렬 부장판사)는 오는 25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이 전 고검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던 지난 2019년 6~7월 수원지검 안양지청이 '김학의 불법출금 사건'에 관여한 이규원 검사 등에 대한 수사를 하지 못하도록 직권을 남용해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학의 불법출금 사건'이란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파견 검사로 근무하던 이규원 검사와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지난 2019년 3월 22일 밤 인천국제공항에서 태국으로 출국을 시도하는 김학의 전 차관의 출국을 불법으로 막았다는 의혹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의 직권을 남용해 수원지검 안양지청 검사들에게 위법·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이 전 고검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이 전 고검장은 지난 8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앞으로 윤석열 사이비 정권을 끝장내고 윤석열 사단을 청산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다. 그리고 최선봉에 설 것이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는 글을 올리며 총선 출마를 시사했다.
jeongwon10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