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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천국' 알리익스프레스, 대책 내놨지만 효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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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100억 투자…가품 근절 방안 발표했지만
발표 당일에도 가품 의심 상품 '버젓이'
업계 관계자 "실효성 있는 대책 없어"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알리익스프레스가 가품(일명 짝퉁) 판매 뿌리를 뽑기 위해 향후 3년간 1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같은 투자계획을 밝힌 당일에도 여전히 가품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어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6일 서울시 종로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는 "한국 소비자의 많은 사랑을 받는 요즘 알리익스프레스는 더욱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향후 3년간 지적재산권과 소비자 권익을 강화하기 위해 1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사진=알리익스프레스]

구체적으로 알리익스프레스는 가품 판매 근절을 위해 지적재산권 강화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클린'을 시행한다. 인공지능(AI)을 통해 가품 의심 상품을 찾아내고, 제3의 기관과 협력해 무작위로 상품을 검사하는 '미스터리 쇼퍼' 제도를 운영하는 게 골자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품질 보증 서비스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구매 상품이 가품으로 의심될 경우 상품 수령 후 7~15일 내에 환불 요청을 하면 별도의 확인 절차 없이 상품 가격을 100% 환불해주기로 했다. 진가품 여부를 따지기 전에 '묻지마 환불'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또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10월 국정감사 이후 2달간 지적재산권 침해 위반이 의심되는 상품 97만7151개를 삭제 조치하고, 7550개의 한국 브랜드에 대한 보호를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자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날 알리익스프레스에는 국내 브랜드 상품은 물론 해외 명품 브랜드의 가품으로 보이는 상품이 여전히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패션기업인 F&F가 운영하는 브랜드 '디스커버리'의 로고가 들어가 있는 패딩 재킷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3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디스커버리 공식 홈페이지에서 유사 상품의 정가는 약 20만원이다. 정가보다 약 85%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6일 알리익스프레스에 디스커버리 가품으로 의심되는 3만원대 패딩 자켓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사진=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해외 명품 브랜드의 경우 브랜드 이름을 직접적으로 검색하면 상품이 나오지 않았지만, '럭셔리 슈즈'와 같이 우회 검색어를 이용하면 상품 검색이 가능했다. 정가는 100만원이 넘는 명품 브랜드의 유명 상품과 유사한 상품들이 10만원 안팎에 판매되고 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레이 장 대표는 "AI 기술을 통해 가품을 선별하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다"라며 "미진한 부분은 사람이 개입해서 직접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고 한국 시장과 관련한 보완책을 마련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를 바라보는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의 시선은 회의적이다. 특별히 '대규모 투자'를 한다고 보기 어렵고, 가품 근절 방안의 실효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이커머스 기업들은 시스템 개선 및 강화하기 위해 매년 수십억씩 쓰고 있다"라며 "따라서 3년간 100억원 투자는 큰 투자라 할 수 없고, 당연히 해야 할 투자를 하면서 생색을 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100% 환불'을 내세운 알리익스프레스 보증 프로그램의 경우 가품 판매 근절보다는 악용으로 인한 판매자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 역시 명품과 같은 고가 상품에 대해 '판매가 200% 보상'과 같은 보증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진가품 여부를 판단한 뒤 보상을 진행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의 경우 브랜드 진가품 여부 판단 없이 환불 해주는 것은 입점 업체나 판매자에게 역으로 '갑질'이 될 수 있다"며 "또 정품이라고 가정했을 때 상품 단가가 대체로 높아 플랫폼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주문 후 5일 내 도착 보장 서비스 등을 시작하며 국내에서 빠르게 이용자 수를 늘려가고 있지만, 가품 구매 피해가 이어지면서 '짝퉁 천국'이란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1년 이내 해외 물품을 구매한 소비자 500명을 조사한 결과 피해 경험이 가장 많은 플랫폼은 알리익스프레스(31명)로, 피해 해결률(61.3%)도 가장 낮았다.

yk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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