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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차이나]<9> 고전 삼국지로 만나는 현대 중국, 박은균 KOTRA 우한무역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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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륙 지역에 대해 잘 몰라도 삼국지의 그 곳 하면 연상되는 지역들이 있다. 손권과 유비가 힘을 합쳐 조조의 대군을 격파한 적벽대전은 후베이성 적벽에서, 조조와 원소가 벌인 관도대첩은 허난성 정저우에서 일어났다. 제갈량이 6차례 북벌에 나섰지만 결국 실패하고 죽음에 이른 육출기산(六出祈山)은 쓰촨성에서, 관우가 조조로부터 끝까지 지켜낸 창사결투는 후난성 창사가 그 배경이다.

삼국지의 그 곳을 오늘날의 성(省)으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비옥한 황하 유역을 기반으로 조조가 세운 위(魏)나라는 오늘날 중원이라 일컫는 허난성을 비롯하여 산시(山西, 산서)성, 산시(陕西, 섬서)성 등이다. 대륙의 젖줄로 불리는 장강(長江) 중상류를 무대로 한 유비의 촉(蜀)나라는 현재의 쓰촨성, 충칭 등이다. 마지막으로 손권은 장강 중하류의 알짜배기 땅인 오(吳)나라를 통치하였으며, 현재의 후베이성, 후난성, 장시성 등이다.

현대들어 다시 주목받는 내륙, 삼국지 역사의 그곳

100년도 안되는 짧은 시간의 이야기지만, 120편에 달하는 많은 고사와 다양한 캐릭터를 남긴 삼국지는 현재까지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중국 내륙도시도 전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현재 삼국지의 배경이 된 도시들은 어떻게 변했을까?

시진핑 집권 이후 일대일로 정책을 시작하면서 과거 연안 도시에 비해 위축되었던 중국 내륙도시는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으며, 최근 내수에 무게를 둔 경제 정책인 쌍순환(双循环) 정책의 시행으로 탄력은 받은 내륙 도시들은 삼국시대만큼 다채롭고, 일개 국가보다 규모있게 발전하고 있다.

이번 파트에서는 삼국시대의 위, 촉, 오의 배경이 되었던 허난성․산시(陕西)성, 쓰촨성․충칭, 후베이․후난성 등에서 일어난 삼국지의 주요 고사들을 알아보고, 현재 그 지역들은 어떻게 발전하고 변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장강 중하류 이남에 위치한 오나라는 예로부터 지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전략적 요충지로, 이 땅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전투가 이뤄졌다. 그 중에서도 오나라의 한때 수도였던 우창이 있는 후베이성은 삼국지 고사의 70% 이상이 이뤄진 파란만장한 지역이다.

후베이성에 얽힌 대표적인 고사로는 유비가 '제갈량을 얻으면 천하를 얻을수 있다'는 사마휘의 추천으로 3번이나 찾아가 결국 제갈량의 마음을 얻은 '삼고초려(三顧草廬)'가 있으며, 삼국시대 화약고답게 삼국지의 3대 전투 중 2개가 후베이성 적벽과 이창에서 발생하였는데, 손권과 유비의 합작군과 조조가 싸운 '적벽대전'과 핵심도시 형주를 뺏기고 유비가 숨을 거둔 '이릉대전'이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현지 영자신문이 박은균 코트라 우한 무역관장의 인터뷰 기사를 크게 게재했다.   2023.11.08 chk@newspim.com

삼국지 최대 격전지 오나라의 후베이성

후베이성 삼국지 명소에는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로 연중 인산인해를 이룬다. 우한 황학루는 손권이 형주를 지키고자 건설한 강남의 3대 누각이며, 상양의 고롱중(古隆中)은 삼고초려의 현장이며, 관우가 건설하고 결국 전쟁에 패해 전사한 형주고성은 현재 징저우(荊州)에 있다.

삼국지의 주무대 후베이성 성도 우한은 1858년 톈진조약 체결로 개항하면서 본격적으로 근대적 발전을 시작하였다. 우한은 '구성통구(九省通衢, 9개의 성을 연결하는 통로)'로 불리며 빼어난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으며, 양무운동을 거쳐 빠르게 근대화에 성공하였다. 상업, 공업, 농업 등이 고루 발달한 우한은 한때 '동방의 시카고'라 불리었으며, 상하이와 함께 도시 이름 앞에 '大'를 붙여 '따우한(大武汉)'이라 불릴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다.

최근에는 코로나19를 극복하면서 우한은 '천호(千湖)의 도시'에서 '영웅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2022년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2천 달러가 넘었으며, 항저우, 난징보다 앞선 중국 8대 경제 도시에 등극하였다. 과거 조선, 철강, 식품 등의 전통산업이 발달하였다면 현재는 신재생에너지, 디스플레이, 바이오 등 미래산업으로 체질 개선하였다. 글로벌 500대 기업 중 200여개사가 우한에 진출해 있으며, 한국기업도 SK, LX, POSCO 등 석유화학, IT, 철강 분야에서 약 40여개사가 진출해 있다.

필자가 만난 우한 사람은 매우 호전적이고, 임기응변에 능하다. 과거 전쟁이 일상화된 후베이 땅에서 호전성은 자연스러운 기질이었을 것이다. 또한, 우한 사람을 일컫어 '아홉 개의 머리가 달린 새(九頭鳥)'라고 하는데, 이는 치열함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임기응변이 불가피했을 것이다. 한번은 한국 화장품을 수출하는 업무를 진행하는데 인증, 통관 등에 어려움을 겪자 바이어는 신속하게 우회 통로인 '국제 전자상거래' 방식을 선택하여 기여코 제품을 우한에 들여왔다.


삼국지 선진국 위나라의 허난성, 중원 명성 회복에 전력

중원에 위치한 위나라는 황하 근간으로 오래 전부터 문명이 발달하고, 풍요로운 지역으로 삼국 중 가장 국가다운 모습을 갖춘 곳이었다. 후베이성과 더불어 유명한 삼국지 고사가 많으며, 조조는 허난성 허창(許昌)을 근거지로 중원을 장악하여 천하를 지배하려 하였다.

대표적인 고사로는 조조, 동탁이 천자를 등에 업고 전횡을 휘두르는 이야기인 '협천자이령제후(挟天子以令诸侯)'와 관우가 조조의 통 큰 배려를 뿌리치고 적토마를 타고 천리를 달려 마침내 유비를 다시 만난 '천리주단기(千里走单骑)'가 있다.

또한, 삼국지 3대 전투 중의 하나인 조조가 원소를 이기고 위나라 통일의 토대를 마련한 '관도대전'과 "차라리 내가 천하 사람을 버릴 지언정 세상 사람이 나를 버리게 하지는 않는다"라는 명언을 남긴 조조의 '착방조(捉放曹)'는 허난성 성도 정저우가 배경이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의 우한 한국 상품 판촉전에서 축사를 하는 박은균 우한 무역관장.  2023.11.08 chk@newspim.com

허난성 삼국지 명소로는 유비, 장비, 관우가 여포와 교전한 정저우에 위치한 군사적 요충지 호로관(虎牢关), 조조가 그토록 욕심을 냈던 관우를 대범하게 배웅했던 허창에 위치한 파릉교(灞陵橋)가 있다. 중국 9대 왕조의 도읍이었던 낙양에는 관우의 사당인 관림묘(关林廟)가 있다.

중국의 500년 역사를 보려면 베이징, 3,000년의 역사를 보려면 시안, 5,000년의 역사를 보려면 허난성을 가야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허난성은 중국의 근원인 중원에 위치해 있다. 황하의 풍족함, 정비된 국정, 선진 문화 등으로 황금기를 누렸던 허난성은 원대 이후 쇠락하더니 1942년 대기근을 맞으면서 결정타를 맞는다. 이후 허난성은 농민공의 도시로 가난과 차별과 싸우는 신세가 되었다.

최근 허난성은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인구 1억의 중국 5대 경제 대성으로 코로나 이전까지는 평균 7%의 성장을 거듭하였다. 사통팔달의 지리적 이점으로 물류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거점으로 농업대성에서 소비대성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중국 최대 버스 제조사 위통(宇通)을 중심으로 닛산 등 자동차산업도 발전하고 있다.

중국 5개 왕조의 수도였던 정저우는 2022년 기준 중국 17대 도시로, 중국 전체를 연결하는 미(米)자형 고속철도 구축으로 우한과 더불어 최대 물류거점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외국기업에게 정저우는 미개척지였으나, 글로벌 기업인 팍스콘이 2010년 진출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한국 투자기업은 5개사 이내지만, 연안의 경영여건이 안좋아지면서 내륙을 찾는 국내외기업이 늘고 있어 허난성도 눈여겨봐야할 투자처 중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

하늘이 내린 곳간(天府之国) 촉나라 쓰촨, 중국 내륙 지도 바꿔

쓰촨분지와 서부고원으로 이뤄진 쓰촨성은 예로부터 비옥한 토지와 많은 백성, 폐쇄적 지형을 바탕으로 중국의 변두리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발전해 온 지역이다. 서기 221년 유비가 제갈량의 조언으로 촉한을 세우게 되면서 위,촉,오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를 갖추게 되었다.

쓰촨성에도 다양한 삼국지 고사가 즐비하다. 유비가 죽고 제갈량이 위나라를 정벌하기 위해 황제에게 '출사표'를 받치고, 6번의 북벌을 단행하는데 결국 통일대업을 달성하지 못하고 죽는 '육출기산(六出祈山)'과 유비가 제갈량과 방통의 조언을 들어 현재의 쓰촨성인 익주를 차지한 '서촉 41주도' 등이 있다.

중원, 중앙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 성장을 해 온 쓰촨성은 근대 들어 흑묘백묘론으로 대표되는 개혁개방 정책에 따라 다른 내륙지역과 마찬가지로 발전이 더디게 되었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서부대개발 정책을 시작으로 2010년대 일대일로 시행으로 중국 내륙지역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쓰촨성 경제규모는 중국 6위를 기록하였으며, 서부 12개 성 GDP의 20%를 차지하며 내륙의 핵심 경제지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4개 방향 확장, 전방위 개방(四向拓展、全域开放)' 정책을 추진하면서 유럽, 중앙아시아, 동남아를 연결하는 중심축으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쓰촨성에 투자한 글로벌 500대 기업은 인텔, DELL, 도요타 등 약 350개사에 달하며, 외국 정부 및 기관 수도 30여개나 돼 내륙지역에서 가장 성숙한 글로벌화를 이뤘다. 최근에는 촨위(川渝, 쓰촨+충칭) 경제권이 구축되고 있어 베이상광선(北上廣深,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을 넘보고 있다.

쓰촨성 성도 청두는 촉나라의 수도로 우리에게는 판더의 고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청두는 2022년 기준 중국 7위 경제도시이며, 상주인구가 2,126만명(4위)에 달한다. 내륙 최고의 도시답게 1호점 개설이 많은 도시이며, 야간경제 지수도 중국 선두권이며, 명품 소비율도 높다. 또한, 세계 최대 단일 건물인 '환구중심(Global Center)도 청두에 있다. 뉴욕, 런던, 마드리드 등 세계적인 랜드마크 도시에서만 진행한 '갤럭시 언팩 2023' 옥외광고를 중국은 청두에서 시행하여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청두의 위상을 알 수 있었다.

주요 쓰촨성 삼국지 명소로는 후대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 제갈량을 기리고, 유비의 묘가 있는 청두 '무후사(武侯祠)'를 꼽을 수 있다. 촉나라의 목구멍으로 들어가는 군사요충지로 제갈량이 구축한 '검문관'은 5A 관광지로 인기가 높다. 손오 전투를 준비하다 죽은 장비의 묘가 있는 '랑중고성'도 유명하다.

유비의 임종지 충칭, 관우이야기가 널린 후난성, 위촉의 전쟁터 산시(陕西)성

현재의 충칭은 촉나라의 일부로, 유비가 동오대전에 패한 후 제갈량에게 아들이 제 몫을 못하면, 직접 황제에 오르라는 유언을 남겨 군신의 믿음과 충성에 대한 미담으로 아직도 회자되는 '백제성탁고'의 배경인 '백제성'은 시성(詩城, 시의 도시)이라 불리며, 두보, 백거이, 이백 등에게 사랑을 받았다.

훠궈(중국의 매운 샤브샤브)의 도시, 충칭은 4대 직할시 중 하나로 전세계에서 제일 큰 도시이자 인구는 무려 3,213만명에 이르는 메가시티이다. 특히, 2022년에는 30여년만에 광저우를 제치고 중국 경제 4위 도시로 도약하였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박은균 코트라 우한 무역관장이 2021년 한국 후베이 미래 협력 플라자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3.11.08 chk@newspim.com

충칭은 장안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산업, 산이를 중심으로 한 중공업, HP, BOE를 중심으로 한 IT산업이 핵심산업이다. 2022년 한국과의 교역액이 100억 달러(118억 달러)를 처음으로 넘었으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부품, 기계 및 자동차 부품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교역이 이뤄지고 있다.

유독 관우의 이야기가 많은 후난성은 과거 형주의 일부분으로, 관우의 용맹함으로 손권과 유비가 형주를 나눠갖기로 합의한 '단도도회', 유비가 적벽에서 대승 후, 창사성 만은 조조에게 포기하려 하였으나, 결국 관우가 이를 지켜낸 '창사결투'의 배경이다. 창사에는 관우가 주둔하던 '관산고진'이 있으며, 촉오가 치열하게 다툰 익양에는 익양고성, 제갈정 등 많은 삼국지의 유적이 남아있다.

최근 후난성의 발전도 눈부시다. 2022년 기준 경제규모는 중국 9위를 차지하였으며, 성장률은 복건, 장시에 이어 3위를 차지하였다. 교역액도 최근 5년간 2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ZOOMLION으로 대표되는 기계산업을 중심으로, 중국 1위의 철도산업, 후난TV로 유명한 문화콘텐츠 산업이 발달해 있다. 후난성 성도(수도)인 창사는 대학이 많아 젊은이의 도시로 불리며, 10위안을 벌면 9위안을 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소비가 활발하다. 창사는 2020년에 처음 인구 천만 도시에 진입하였으며, 2022년 중국 도시 중에 가장 인구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하였다.

중국 문명의 발상지로 위촉의 전쟁터이기도 한 산시성(陕西省)은 한중 지역을 놓고 유비와 조조가 전쟁을 벌인 '정군산전투(定军山之战)'와 위나라 대군이 제갈량이 있는 서성에 진격하였으나, 제갈량은 맞서 싸우기는 커녕 거문고 연주로 이를 퇴각시킨 '공성계(空城计)' 등의 삼국지 이야기가 있다. 현재 한중에는 제갈량 사당으로 유명한 '오장원'이 있으며, 통관(潼关)에는 마초로부터 목숨을 구한 일화인 '마초자회'가 있다.

산시성(陕西)은 14대 왕조의 수도가 있던 곳으로, 역사적으로 중요한 요충지였다. 현재는 중국 중위권(14위)의 경제규모로 과거 명성에 비해 다소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서부대개발의 중심지이자, 일대일로 정책의 시발지로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최근에는 중국-유럽 화물열차 산업을 선도하면서 물동량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2년 BYD, Geely 등 신에너지자동차 생산량이 100만대를 기록하여 상하이를 넘어 전국 1위를 차지하였다. 2012년 삼성 전자가 반도체 공장 건립에 나서면서 미지의 땅이었던 산시성에 한국기업의 진출도 늘어났다.

병자필쟁지지(兵者必爭之地), 용무지지(用武之地)의 땅, 중국진출 맞춤형 전략 필요

삼국지의 배경이 되었던 중국 내륙지역, 최근 공급망 위기, 미중무역 분쟁, 더딘 중국 경기 회복 등 국내외 지경학적 리스크로 인해 전략적 요충지이자 돌파구 마련을 위한 기회의 땅으로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중국 내륙도시들은 △ 신소재 산업, 스마트제조 산업 등 미래산업으로 업그레이드 △ 물류인프라 구축으로 국제무역 확대 △ 대체시장에서 주도 소비시장으로 탈바꿈 △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공급망 선도 등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중국 내륙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지금 삼국이 형주 땅을 얻기 위해 치열하게 전쟁하던 것처럼 현재 기업들은 중국 내수를 장악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결국 삼국을 통일한 사마의가 '강한 자가 오래가는게 아니라 오래가는 자가 강한 자다'라는 평가를 받듯이, 우리 기업들도 쉽지 않은 내륙시장이지만 각 시장에 맞는 맞춤형 전략으로 버텨낸다면, '하늘이 내린 곳간'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글쓴이 = 박은균 KOTRA 우한 무역관 관장

KOTRA 우한무역관 관장 (2021)
KOTRA선전무역관 관장(초대 무역관장, 2014)
KOTRA 홍콩무역관 근무 (2006)
길림대 세계경제학과 박사 수료
헬싱키 Aalto대학 e-MBA 석사 (2012)
기획재정부 장관상 표창 (2018)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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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레임덕' 오나…민주당 상·하원 '싹쓸이'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026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 주도권을 모두 휩쓰는 '블루 웨이브(Blue Wave·민주당 대승의 파도)'를 일으켰다. 3일(현지시간) 밤, 아직 개표가 한창인 가운데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민주당의 상·하원 다수당 석권을 일제히 예측 보도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이미 과반인 51석 이상을 확보한 데 이어, 하원에서도 과반(218석)을 무난히 넘기는 대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전반기의 성적표 격인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둔 것은 그야말로 '트럼프 심판론'의 압도적 승리였다.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고물가가 미국인들의 표심을 결정적으로 돌려놓았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코린스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신디 하이드스미스를 위해 지원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대에서 내려오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NBC, CNN, CBS 등 미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핵심 경합주인 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 4곳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뼈아픈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는 불법 이민자 단속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이 라틴계 표심의 반감을 사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밤 개표 상황을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결과를 수용할 의향이 분명히 있다(absolutely willing)"며 민주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일단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란과의 전쟁이 공화당 선거 패배에 일조했다"고 입장을 밝히는 한편, 민주당이 "터무니없는(insane)" 법안을 내놓을 경우 대통령 거부권(Veto·비토)을 족족 행사하겠다고 강조하며 날을 세웠다. ◆ 입법 주도권 상실… 트럼프 '미스터 비토' 전략과 행정명령 우회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형성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국정 운영 방식은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이 상당한 의석 차로 의회 주도권을 쥠에 따라 주요 국정 과제 관련 입법과 예산안 심의, 인사 청문회 등에서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단 하나의 법안도 통과시키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스스로 '미스터 비토(Mr. Veto)'가 될 것임을 경고해 왔다. 그는 지난 1일 폭스뉴스를 통해 선공개된 뉴욕포스트 팟캐스트 인터뷰 예고편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아마 내가 '미스터 비토'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올린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다 보면 그들도 시간 낭비라는 것을 깨닫고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선거 전부터 이미 패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배수진을 쳤음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8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출생시민권 및 폴리실리콘 산업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러나 거부권 행사만으로는 국가 예산안 타결이나 행정부 국정 운영을 지속할 수 없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따라 입법권이 막힌 트럼프 대통령이 고유 권한인 행정명령(Executive Order)에 집착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이미 몇 달 전부터 '여소야대' 정국에 대비해 비밀 대책 수립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러셀 보트 예산관리국장(OMB) 등 핵심 참모진은 지난 4월부터 법률고문실과 협력해 이민 정책, 관세, 주택 비용 감축 등 의회 승인 없이 행정권한만으로 강행할 수 있는 조치들을 정밀 검토해 왔다. 하지만 행정명령 역시 예산 뒷받침이 없으면 효력이 제한적인 데다, 사법부의 가처분 신청 등에 가로막힐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 레임덕 회기 속 공화당의 '속전속결' 입법전  민주당이 새 의회의 의사봉을 쥐는 내년 1월 3일 전까지,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남아있는 '레임덕 회기' 동안 양당 간의 치열한 입법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선거 패배를 직감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지도부는 레임덕 기간을 활용해 시급한 국정과제와 법안, 공직 인준안을 전격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과제는 당장 내달 11일 만료되는 연방정부 임시 예산안(CR)의 연장 및 2027 회계연도 정식 예산안 타결이다. 다만 상원 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하려면 60표가 필요해, 민주당과의 타협이 필수적이다. 여의치 않을 경우 국방 예산 등 핵심 부처 안을 먼저 통과시킨 뒤 나머지 항목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차선책도 거론된다.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처리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하원 안만 통과하고 상원 군사위원회 안은 계류 중이다. 이 역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고려하면 협상이 필수적이다. NDAA에는 주한미군 규모 유지, 미 해군 함정 정비·건조 관련 한미 조선 협력 등 한국의 안보 및 통상 이해관계와 직접 결부된 사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국내 산업계와 정부도 초유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불은 연방정부 부채한도(현 41조 1,000억 달러) 상향이다. 한도 도달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를 늘리지 못할 경우 향후 2년 간 국정 수행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를 지렛대 삼아 복지 정책 확대를 요구할 태세다. ◆ 민주당의 대대적 청문회와 '트럼프 가족 비즈니스' 조준… 탄핵 국면 재현되나 상·하원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게 된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실패와 각종 사법 리스크를 향해 대대적인 청문회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의회 조사의 핵심 타깃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 비즈니스다. 출구조사에서도 고물가에 이어 '부패와 사적 이익 추구'가 주요 불만 이슈로 지목된 만큼 민주당의 고강도 조사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저속 셔터로 촬영한 미국 워싱턴DC의 연방 의회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로이터의 지난 9월 말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자산은 집권 2기 들어 가상자산, 드론, 인공지능(AI), 예측시장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약 22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은 민간 기업의 경우 대통령 행정권 특권을 이유로 의회의 자료 제출 요구나 소환장 발급을 거부할 법적 명분이 없다는 점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개원 첫날부터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주요 조사 대상으로는 트럼프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파트너로 있는 '1789캐피털'이 투자한 희토류 스타트업 '벌칸 엘리먼츠'가 거론된다. 이 회사는 투자 불과 3개월 만에 국방부로부터 6억 2,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승인받아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동 국유펀드와 사모펀드 거래를 이어간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이해충돌 의혹, 대선 기부의 대가로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은 석유 기업들, 카리브해 바하마 결혼식 비용의 러시아 올리가르히 대납 의혹 등도 파상공세 대상이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함에 따라 과거 1기 임기 당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1·6 의사당 난입 사태'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 탄핵소추안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실제 대통령 파면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하원에서는 과반(218석 이상) 찬성으로 탄핵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상원 탄핵 재판에서 최종 유죄를 확정하려면 출석 의원의 3분의 2인 67석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탈환하더라도 의석은 51석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쳐, 상당한 공화당 상원의원 이탈표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한 상원 문턱을 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트럼프 2기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민주당의 파상적인 청문회 공격과 하원의 탄핵 시도, 이에 맞선 트럼프 대통령의 연쇄 거부권 행사와 행정명령 강행이 맞물리며 미국 국정이 극심한 대치와 경색 국면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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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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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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