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중국 정치

속보

더보기

[톡차이나] <2 > 역사 교과서 밖을 나온 중국, 한전 산서법인장 전현오

기사입력 : 2023년10월02일 13:49

최종수정 : 2023년10월10일 15:34

필자의 중국과의 첫 인연은 한중 수교 얼마후인 1996년 대학 1학년 여름방학 당시 생애 첫 외국으로의 출타였던 중국 여행에서 시작되었다.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중국은 한창 기회의 땅으로 각광을 받았다. 당시 중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학교마다 교양 중국어는 수강신청 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만큼 어려웠던 걸로 기억이 난다.

중고등학교 재학시 삼국지, 열국지 등 고전과 김용의 무협지에 푹 빠져있었던 필자에게 중국은 교역 상대국이나 현실적인 기회의 땅이라기 보다는 강호세계 영웅호걸들의 의리와 미녀들과의 세속을 뛰어넘는 사랑,각종 도인들이 기행을 행하는 신비한 세계로 느껴졌던것 같다.

1996년 중국여행은 필자의 그러한 기대감을 유감없이 충족시켜줬던 것 같다. 중국어도 못하면서 백두산에 가보겠다는 목표와 왕복 비행기표 외에는 아무런 준비없이 랴오닝성 선양에 도착한 대학생 3명에게 중국은 별천지였다. 선양 공항에 도착했을 때 잠깐 막막하였지만 공항에서 만난 조선족 택시기사 아저씨가 기꺼이 아파트로  초대해 숙식을 제공해줬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전현오 한전 중국산서법인장이 파견 근무지인 합자회사 격맹국제가 소재한 중국 산서성 타이위안 시내의 한 전통 고거리를 돌아보고 있다.    2023.10.02 chk@newspim.com

지린성의 옌볜자치구 옌지에서는 시장통 식사도중에 만난 옆좌석의 옌볜과학기술대학 대학생 형들이 우리를 데려가 자취방에서 잠을 재워줬고 흔쾌히 백두산 등반도 안내해줬다. 필자는 항일 독립 운동 유적지를 답사하고 난생 처음 먹어보는 양꼬치와 바이주, 만리장성과 자금성을 대하며 역사책과 무협지의 세계를 다니는 듯한 느낌으로 여행했던것 같다.

대학 졸업후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하고 나서 2010년 이후 줄곧 해외사업에 종사를 하였지만 주로 동남아 사업을 하면서 업무상 중국과는 한동안 직접적인 인연은 없었다. 다만 에너지 산업 종사자로서 에너지 소비 대국인 중국의 경제 발전과 도약이 에너지 수요량의 95%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 대한민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계속해서 각별한 관심을 가져왔다. 

대학생 홀린 강호세상 현실 세계로

특히 중국이 2008년 부터 본격적으로 에너지 수입과 비축을 늘리기 시작하면서 국제 에너지 가격이 폭등세를 나타냈다. 한전 발전 자회사들은 대부분의 발전 연료를 해외에서 수입해 사용하는데 당시 중국 요인에 따른  연료비 증가는 한국전력을 1961년 창사 이래 처음 적자의 늪에 빠뜨렸다. 

중국발 에너지 수급 및 가격 변동성 대란은 2012년 이후부터 미국의 세일가스 혁명 등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증가로 진정되기 시작했으나 한전은 불가피하게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시 한전 발전 자회사들의 연료팀에서는 중국 에너지 시장 분석을 통한 연료 수입가격 절감을 위해 중국 전문가를 키워서 중국에 상주를 시켜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한전 내부적으로는 대단한 충격이었다. 한전은 2007년 중국 산서성 정부의 제안으로 산서성 정부 소속 국유기업인 산서 국제능원과 전력 분야 합자회사를 설립하며 중국 전력분야에서의 사업을 본격화하였는데 현재 필자가 파견나와 근무하는 '격맹국제'라는 회사가 바로 그 회사이다.

또한 한국에 재생에너지 공급을 확대할 방안으로 한국, 중국, 일본 및 몽골, 러시아의 전력망을 연결하여 몽골, 중국, 러시아의 저렴한 신재생 에너지를 한국에 도입하고, 전력계통의 고립된 섬인 한국에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8,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서 논의되기도 하였다.

이렇듯 중국의 국제사회,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의 부상으로 인해 중국은 필자에게 더 이상 역사책이나 무협지 속의 세계가 아닌 일상과 업무상의 현실 세계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2010년대 말부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과 신재생 에너지 확대가 세계적인 트렌드로 부상한다.이런 시기를 맞아 중국 전력회사· EPC 회사들과 기자재 회사들은 해외사업, 특히 신재생 사업분야의  규모, 가성비 및 기술력 등에서 대단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2022년말 기준 전세계 신재생 용량 3372GW 가운데 중국은 전체 용량 1213GW로 약 36%를 점유하고 있으며, 막대한 내수를 바탕으로 신재생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태양광 모듈생산에서는 생산량 기준 전세계 1~10위 까지의 회사가 모두 중국회사이며 전세계 해상풍력에서는 최근 중국의 골드윈드가 세계최대 용량인 16MW 터빈을 생산하는데 성공하였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전현오 한전 중국산서법인 법인장이 2023년 초 한전의 현지 합자회사인 격맹국제 임직원 업무 회의를 개최한 뒤 단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2023.10.02 chk@newspim.com

또한 블룸버그에 따르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수전해로 생산하는 그린 수소의 생산원가는 2030년 중국이 U$1.17/kg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산업의 중심이며 한국도 강점을 보유한 반도체 빅데이터 및 AI, 첨단 모빌리티 등의 양성을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 그중에서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저렴한 신재생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중국의 경쟁우위가 어디에서 나올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2010년대 초부터 중국을 중심으로 이뤄진 이런 급격한 에너지 시장의 변화와 에너지 공급망의 변화속에서
필자는 중국의 문화나 생활방식 등에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의 변화와 미래를 보고 싶었고 변화하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막연하게나마 중국과의 경쟁, 협력 크게 나아가서는 RE100 등 우리나라 에너지 산업이 당면한 문제의 답안을 찾아보고 싶었다.

너무 거창하고 스스로에 대한 과대평가일수도 있지만, 격맹이라는 대표적인 중국 에너지분야 중외 합자기업인 격맹국제는 이런 여정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고맙게도 회사에서 파견기회를 주어 격맹국제에 와서 근무를 하게 되었다.

격맹국제는 상징적인 면에서나 규모면에서 중국 에너지 기업중 대표적인 다국적 중외 합작기업이면서 중국 국영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징성으로 인해 2022년 춘제(음력 설)때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격맹산하 발전소를 방문하여 안정적 전력공급에 대한 격려와 탄소중립 등 중국 에너지 시장에 대한 미래비전에 대해 공유하기도 하였다.

에너시장 발칵, 중국판 나비효과

주주구성은 산서성 산하 국유기업인 산서국제능원이 대주주이며, 한전이 2대주주, J-POWER와 추코쿠 등 일본 전력회사가 3대 주주로 되어있으며, 현재 격맹이 운영중인 발전용량은 한국 전체 발전용량의 약 10% 수준으로, 산서성 내에서 2번째로 큰 발전사업자이며 신재생 발전용량 위주로 지속적인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2027년 까지 상장에 성공해 중국 중추적 에너지 회사로서의 새로운 질적 도약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산서성 내에서 주로 사업을 개발하고 운영하였으나, 최근엔 중국 전역에서 신재생 및 수소 등 신에너지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향후 에너지 분야 해외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2007년 설립이후 격맹의 발전속도는 규모나 질적인 면에서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뤄왔다. 규모면에서는 설립 당시에 비해 발전용량이 4배 이상 확대되었으며, 매출액도 약 5배 증가하였다. 또한 2020년에는 중국의 우수 국영기업을 선발하는 쐉백기업(双百企业) 에 선정되며 기업경영의 효율성과 향후 발전가능성을 인정받기도 하였다.

모든 해외합작기업이 그러하듯 격맹국제도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중간 문화적 차이, 업무방식의 차이 등으로 인해 많은 시행착오와 소통의 오류를 겪어왔었다. 필자 또한 2021년 12월 부임이후 약 1년 6개월간의 시간동안 문화적 차이와 함께 갖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며 보내왔던것 같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산서성 태원시 몽산대불(蒙山大佛). 2023.10.02 chk@newspim.com

 

중국에 오래 머물면서 생활하고 비즈니스를 해왔던 사람들이 보기에 다소 생소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너그럽게 봐주시길 희망하면서 그동안 필자가 겪고 느꼈던 업무 방식의 차이점 등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우선 필자를 포함해 과거 16년간 한국인 파견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낀 가장 큰 업무방식의 차이는 의사결정 과정의 차이다.

특히 문서화를 통한 정보공유, 근거자료 활용 등에 익숙한 한국식 의사결정 과정은 구두보고 위주의 중국식 의사결정 시스템과 적지않은 차이가 있다. 중국은 의사결정 과정에 있어 업무 담당라인이 아닌 주변과의 정보공유 과정에 익숙치 않아 크고 작은 오해와 시행착오를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예를 들어 신규사업 투자계획을 수립한다고 하면 보통 한국 기업의 문화는 부서내에서 회의를 거쳐 해당사업 추진을 검토해보고 담당자를 선임하거나 T/F를 수립한다.  이때 담당자는 각종 시장환경 조사와 추진방안 및 전략 등을 검토해서 문서로 작성한 후 담당 부서장에 보고하고 피드백(Feedback)을 주고받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하지만 중국식 의사결정 과정은 상급자나 관리자가 추진을 결정한 후에 담당자를 지정하고 추후 추진방안 및 전략을 수립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우선 큰 방향에 대해서 구두로 협의를 하게 되고 거기서 나온 방향성을 가지고 상호 동의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 기업문화로 볼때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 추가적인 세부사항을 검토하는 자리가 있을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또한 중국의 보고서는 일반적으로 '왜(Why)'에서 출발하기 보다 '무엇(What)'에서 출발하며 서술식으로 일반적 상황을 설명하고 '무엇을 할 것이다'라는 결론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보니 보고서를 봐도 한국사람 입장에서는 보고서가 전달하고자 하는 방향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고 쌓이다 보면 한국 파견 근무자 입장에서는 중국측의 의사결정 과정이 불투명하다고 느끼고, 중국측 입장에서는 한국 파견자들이 회사 발전에 관심이 없다라고 느껴 괜한 오해를 하는 과정들이 발생한다.

필자는 각각의 시스템에 장점이 있다고 본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업무의 책임과 권한이 확실하다는 측면에서는 중국측의 의사결정 시스템이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검증과 서류상 근거를 남기고 관련 부서와의 공유를 통해 업무를 추진해 나간다는 점에서는 한국의 업무 시스템에 장점이 있는것 같다.

다만, 중요한건 차이를 이해하고 서로의 장점을 취해서 합작회사로서 시너지 효과를 갖춘 시스템을 구현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격맹국제도 과거 16년간의 과정을 거쳐 정답은 아니더라도 최선의 의사결정을 내릴수 있는 해답은 어느정도 찾은것 같다.

마음 움직이면 비즈니스는 저절로

또한 업무방식의 차이 외에 필자가 느낀 중국 비즈니의 특징이라면 정부정책의 속도와 전환이 빠르며 기업경영에 끼치는 영향이 다른 나라보다 크고 중앙정부 외에 각 지역별 정책 또한 세부적으로 파악해 나가며 행간의 내용을 읽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필자가 속한 사업분야인 에너지, 전력분야의 특성상 사업에 대한 정부정책의  영향이 다른 분야보다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사업개발시에도 사업개발 전략 수립을 위해 인도네시아 전원 개발계획인 RUPTL(Rencana Usaha Penyediaan Tenaga Listrik)을 외우고 또 외웠으며 국내 에너지 정책 또한 전력수급 기본계획 등을 공부했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전현오 한전 중국산서법인장이 2023년 초 가족들과 함께 여행한 중국 운남성 리장고성(丽江古城). 2023.10.02 chk@newspim.com

그러나 중국과 다른 나라들과의 정책 차이점은 다른 나라의 경우 보통 정책 하나가 바뀌기 전에는 수많은 사전 논의가 이뤄지며 사전에 적응과 대응의 시간이 주어지는데 반해 중국의 경우 갑작스럽게 정책 전환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 정책은 주로 방향만 있고 정책 세부내용은 별도의 내용으로 계속 업데이트 된다는 점이다.

다른 나라의 경우 향후 10년간 태양광 10GW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 있으면 구체적인 지역과 투자방안 등이 계획에 대부분 세부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중국의 정책은 큰 방향을 우선 제시한 후에 세부적인 내용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되는 경우가 많다. 정부주도의 중국경제 특성상 이러한 정책들이 실제 기업경영에 끼치는 영향 또한 크기 때문에 회사입장에서는 항상 정부정책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필자의 짧은 경험과 과거 중국 파견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사업의 특징과 업무방식의 차이 등을 기술하였지만 중국에 와서 느낀,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만고불변의 진리는 결국 '비즈니스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라는 점이다.

간혹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고 생각대로 일이 안풀려 소주 한잔 하며 괴로워할 때가 있다. 하지만 결국 해답은 주변 동료들,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마음을 터놓고 진심으로 상의하고 소통하며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데서 나올 수밖에 없는것 같다.

2021년, 2022년 국제 에너지 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중국의 전력회사들이 한창 경영상 어려움을 겪을때 격맹은 다행히 한전 본사, 산서성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통해 다른 전력회사들보다는 다소 일찍 경영상 어려움을 극복하였는데 이 또한 과거 16년간 한중간 신뢰와 소통에서 나온 저력이 아닌가 싶다.

2021년 말 중국의 코로나 방역이 한참 절정에 달한 시기에 중국 근무를 결정했을 때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우려섞인 조언을 해주었었다. 아마 과거와 달라진 국제관계와 한중 관계 속에서 필자의 미래 커리어를 걱정하는 맥락에서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필자의 경우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에너지 가격의 급등 속에서 경영위기 극복, 향후 신재생·신에너지 중심의 전력회사로서 격맹의 나아가야 할 방향 수립 등 중국직원들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짧은 기간이지만 나름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었고 향후 한중 에너지 협력의 방향에 대해서도 부족하지만 나름 단초를 잡아나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는 세계 에너지 수요의 약 25% 이상을 점유하는 한중일이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분야 협력을 통해 향후 그린수소, 암모니아 등의 허브를 공동으로 구축하고 수소 거래 표준 등을 수립하거나 EU와 같이 동북아 공동 탄소배출권 시장을 설립하는 방안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점진적으로 연구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중 수교 4년뒤인 1996년 대학교 1학년 시절 중국 여행이 역사책으로 배웠던 중국에 대한 환상을 충족시켜 주었다면, 사회에 뛰어든 필자의 현지 근무 1년 6개월은 현실로서의 중국을 이해하고 앞으로 한중 관계가 어떻게 새 장을 열어가야할지 곰곰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다. 남은 중국 현지 근무 시간을 이런 문제 의식에 대한 소중한 탐구의 시간으로 삼아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해본다. 

글=전현오 한전 중국산서법인장

▶전현오는 ... 

한전 중국 산서법인 법인장 전현오는 1992년 한중수교 직후 중국 열풍이 불던 1996년 대학생 때 처음 중국 땅을 밟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삼국지와 김용의 무협지 속 이미지가 중국에 대한 이해와 지식의 전부였다. 직접 가서 본 자금성과 만리장성은 무한한 신비감과 호기심을 자극했다. 사람들은 외부인들에게 친절했고 그들의 눈엔 잘 살아보려는 열망이 가득했다. 대학 졸업 후 그는 전력 에너지 회사에 입사했다. G2 중국과 에너지는 불가분의 관계였다. 중국은 초고속 성장으로 세계 에너지 시장의 중심 변수로 떠올랐다. 한전의 해외 에너지 실무 분야에서 일하던 전현오에게 중국은 현실적 관심권으로 새롭게 시야에 들어왔다. 코로나19가 한창 극성이던 2021년 말 그는 중국 현지(산서성) 법인 책임자로 파견됐다. 환경과 문화, 시스템의 차이가 그를 힘들게 했지만 그것은 옳고 그름이 아니라 다름의 문제였다. 다름의 문제는 상대를 좀더 깊이 파악하고 진정성으로 소통을 해가면서 차츰 해결할 수 있었다. 그는 수교 30년, 이립을 넘긴 한중 관계가 상생의 새 장을 열어가야한다고 믿는다. 남은 중국 현지 근무 기간, 또 그 이후로도 그는 중국을 더 많이 탐구하겠다고 다짐한다.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여론조사] 금투세 '내년 1월 시행' 34.6% vs '폐지·2년 더 유예' 43.2% [서울=뉴스핌] 김윤희 기자 = 국내 주식과 펀드·채권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 연간 5000만원 이상의 매매차익을 올린 경우 20%~25% 세율로 과세하는 금융투자소득세 시행과 관련, '폐지 및 2년 더 유예해야 한다'는 응답'이 내년 1월 시행해야 한다'는 응답보다 10%포인트(p) 가까이 높게 집계된 여론조사 결과가 25일 공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2~23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진행한 설문 결과, 금투세를 '예정대로 내년 1월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34.6%, '폐지해야 한다'는 23.9% 응답률로 집계됐다. '2년 정도 더 유예해야 한다'는 19.3%, '잘 모름'은 22.3%였다. 여야는 당초 지난 2023년부터 금투세를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다시 25년 시행으로 2년 유예했고, 현재 정부여당은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예정대로 내년 1월 1일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지만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당내에서도 의견이 하나로 일치되지 않은 상태다.   성별로 살펴보면 금투세를 예정대로 '내년 1월에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은 남성이 34.9%, 여성은 34.3%로 비슷하게 조사됐다. 반면 '폐지해야 한다' 의견은 남성 29.4%, 여성 18.4%로 남성에서 보다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2년 더 유예' 의견도 남성이 21.5%, 여성이 17.1%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만 18세~29세의 경우 내년 1월 시행 33.5%, 2년 더 유예 16.6%, 폐지 29.9%로 집계됐다. 30대는 내년 1월 시행 36.0%, 2년 더 유예 17.9%, 폐지 29.1%로 응답했고, 40대는 내년 1월 시행 37.9%, 2년 더 유예 22.3%, 폐지 24.0%로 나타났다. 내년 1월 시행해야 한다는 데 가장 높은 찬성을 보인 세대는 50대로, 내년 1월 시행 41.0%%, 2년 더 유예 19.9%, 폐지 24%였다. 70대 이상에선 잘모름이 44.9%로 가장 높았고, 내년 1월 시행 23.8%, 2년 더 유예 20.8%, 폐지 10.5% 순으로 기록됐다. 지지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진보 진영 지지층을 중심으로 금투세 시행에 높은 긍정평가를 보였다.  민주당 지지층은 내년 1월 시행 45.5%, 2년 더 유예 14.9%, 폐지 22.4%로 응답했고, 조국혁신당 지지층은 내년 1월 시행 44.3%, 2년 더 유예 22.4%, 폐지 17.5%로 응답했다. 진보당 지지층의 경우 내년 1월 시행해야 한다는 응답이 66.4%로 압도적이었으며, 2년 더 유예는 6.2%, 폐지는 13.9%로 집계됐다. 반면 국민의힘과 무당층(지지정당 없음)에선 금투세 시행과 관련 긍정평가와 부정평가가 소폭 차이를 보이며 유사하게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내년 1월 시행 26.6%, 2년 더 유예 22.3%, 폐지 26.1%였으며, 무당층은 내년 1월 시행 27.8%, 2년 더 유예 21.1%, 폐지 24.7% 였다. 개혁신당 지지층의 경우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39.1%로 가장 높았고, 내년 1월 시행해야 한다는 21.3%, 2년 더 유예는 26.1%로 집계됐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진보 성향의 정당은 금투세 시행에 긍정적 응답이 많은 반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여당과 보수 성향의 정당은 시행보다 폐지하자는 응답이 비슷하거나 높았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정부는 금융투자 활성화를 위해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금투세 폐지보다는 시행에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의 찬성이 높아 정부의 금투세 폐지 관철은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yunhui@newspim.com 2024-07-25 06:00
사진
전국서 피해자 몰려 혼잡한 티몬 사옥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저게 무슨 말이에요? 그래서 대기하라는 거예요, QR로 하라는 거예요?" 26일 위메프에 이어 티몬이 현장 환불 접수를 시작하자 피해자들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 티몬 사옥으로 몰리면서 현장이 매우 혼잡한 상황이다. 경찰이 출동해 상황을 통제하고 있지만, 티몬 환불 소식에 피해자가 몰리면서 혼잡한 상황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강남구 신사동 티몬 사옥. 환불 절차가 혼선을 빚어 피해자들이 항의하고 있다. 2024.07.26 whalsry94@newspim.com 오전 9시경 현장은 QR과 현장 대기, 번호표를 받으려는 피해자로 뒤섞여 혼잡했다. 티몬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한 손에 수기로 작성한 종이를 가득 들고 "1808번부터는 수기 말고 QR로 접수하겠다"고 설명했지만, 현장 피해자들은 '몇 번부터라는 것이냐', '앞 번호는 처리되고 있는 거냐'는 등 목소리를 높였다. 인원이 매우 많아 마이크도 없는 직원 목소리는 뒤까지 들리지도 않았다. 뒤에 선 사람들은 서로 앞 사람에게 "안 들린다, 뭐라고 말하고 있느냐", "그래서 QR이란 거냐, 대기하란 거냐"는 등 물어보기도 했다. 상황을 파악한 피해자들도 현장에서 물러나지 않고 있다. 현장을 벗어나면 환불을 못 받을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새벽부터 대기 중이라는 박 모(52) 씨는 기자에게 상황을 설명하며 "오전 8시에는 수기로 쓰랬다가 지금은 또 QR로 한댔다가 그러고 있다"며 "앞에서 설명하는 사람이 직원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수기 접수를 했지만 여기 있다가 돈을 받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강남구 신사동 티몬 사옥. 현장에 피해자들이 길게 줄을 서고 대기하고 있다. 2024.07.26 whalsry94@newspim.com 현재 새벽 3시 피해자 기준 1070번대 대기표, 아침 7시 기준 1551번대 대기표를 받은 상황이다. 1070번 피해자 A 씨는 "새벽부터 올라와 대기하고 있다"고 전했고, 1551번대 대학생 피해자 B 씨 또한 손에 수기표를 꼭 쥔 채 현장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현장 피해자들에 따르면 새벽부터 대기한 400번대 피해자들이 사옥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류광진 대표는 현장에 나와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이 현장에 도착해 피해자에게 사과하며 "순차적으로 해결해 드리려는 계획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류광진 티몬 대표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피해 구제와 함께 결제 재개 등 고객과 판매자 불안감을 덜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정산 지연 또한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앞서 위메프에서는 류화현 대표가 현장을 직접 통제하며 소비자의 빠른 환불을 약속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위메프 본사 현장에서 환불받은 누적 인원은 약 2000명으로 집계됐다. 위메프가 환불을 일사불란하게 진행하면서 화가 난 티몬 고객들은 전날 사옥 내부 진입을 강행해 사옥을 점거한 후 농성을 벌였다. 이후 티몬이 현장 환불을 진행하는 사실이 전해지자 전국 각지에서 피해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mkyo@newspim.com 2024-07-26 10:3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