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라이브
KYD 디데이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사람잡는 간병비] ① 한 달 간병비 400만원…"부르는 게 값"

기사입력 : 2023년08월17일 16:53

최종수정 : 2023년08월17일 17:02

하루평균 간병비 13만원…가파른 상승세
기본 간병비 외에 간식비·휴가비 별도 지급
대부분 현금이나 계좌이체…소득공제 안돼

최근 간병서비스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한달 간병비가 400만대로 치솟고 있다. 간병비도 문제지만 간병인을 구하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다. 정부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일부 도입하고 있지만 급증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뉴스핌>은 간병서비스 산업의 현주소와 바람직한 개선방향을 짚어본다.

[세종=뉴스핌] 신도경 인턴기자 = "1년도 안 돼 3000만 원을 지출했어요. 결국 청약통장 담보로 대출받았죠. 우리 집 망했어요."

아버지를 간병하고 있는 유지영씨(24)의 하소연이다. 유 씨는 318일째 아버지를 간병하고 있다. 유 씨의 아버지 유현상 씨는 아침잠이 많은 딸을 위해 모닝콜을 해주던 버팀목이었다. 그는 작년 10월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병원에 이송됐지만 현재 의식 혼미(Stupor‧강한 자극에만 반응) 상태다. 성우를 꿈꾸던 유 씨는 꿈과 직장을 접고 간병에 나서 아버지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뉴스핌>은 지난 7월초부터 한 달간 간병인을 고용하거나 가족 간병을 하는 환자 보호자 총 9명을 만났다. 환자의 보호자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했다. 간병은 당장 내일, 누구나에게 닥칠 수 있다.

◆ 간병문화 개선 1순위 '간병비'…한달 비용 400만원

간병문화 개선 1순위는 간병 비용이다. 환자 보호자의 하루 간병비는 12만~17만원 수준. 한 달 간병비를 감안하면 400만~500만원 수준이다. 

간병시민연대가 설문 조사한 '간병문화에서 필요한 개선 사항'에 따르면 간병 문화 개선 1위는 간병 비용(44.2%)이다. 간병 서비스 질(27.3%), 간병인 불법 의료행위(11.7%), 간병인 구하기 어려움(9%), 기타(7.8%) 등 문제가 뒤를 이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지난 4월 19~25일 간병인을 고용한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간병비에 대한 인식 조사를 했다. 시민 59.5%는 간병비가 매우 부담스럽다고 했다. 36.5%는 약간 부담스럽다고 대답했다. 간병비가 부담스럽다고 대답한 비율이 96%를 차지한 것이다. 적당하거나 부담스럽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3.4%와 0.6%로 4%에 불과했다.

최근 기본 간병비는 월급 수준을 넘어섰다. 강모씨(45)는 두 달 동안 간병비로 930만원을 지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1인 가구 중위소득(국민 가구소득 중간값)은 약 200만원이다. 그는 "한 달 간병비가 465만원"이라며 "중위소득을 고려하면 상당한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세종 충남대병원에서 만난 김모씨(60)의 가족도 척추 질환으로 입원한 어머니를 위해 간병인을 고용했다. 하루 간병비는 15만원. 2주 동안 225만원을 지불했다. 그는 "저희 부모 세대는 보험이 없어요. 병원비에 간병비까지 비싸 이중고"라고 호소했다. 간병비를 부담하는 그의 오빠는 "월급의 200%가 간병비로 쓰인다"며 "손가락 빨고 살아야 할 판"이라고 대답했다.

종합병원에서 만난 하용섭씨(50)는 "기본 간병비가 한 없이 올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연도별 1일 평균 간병비는 2014년 8만 2000원에서 올해 12만 7000원으로 올랐다. 한 달 기준 약 380만원이다. 하 씨는 "2년 전 간병비는 하루 1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14만원으로 올랐다"며 "간병비 지출이 계속될 예정인데 걱정이 크다"며 한숨을 쉬었다.

◆ 추가 간병비 발생…현금영수증도 발급 안돼

더 큰 문제는 기본 간병비에 추가 간병비가 '간병인이 부르는 값'대로 들어가는 것이다. 한 달 기본 간병비 380만원에 간식비, 유급 휴가비 등 추가 간병비가 더해져 한 달 간병비가 400만~500만원에 달했다. 1일 간병비 기준 기본 12만 7000원에서 15만~17만원까지 올랐다.

광주시에 사는 조씨(29)는 행위당 추가 간병비가 붙는다고 했다. 그가 처음 안내받은 간병비는 13만원. 간병인은 환자를 보더니 "석션(가래 제거)은 만원, 콧줄 식사도 만원"이라며 15만원을 줘야 한다고 했다. 이후 코로나19 유행으로 간병비가 올랐다고 해 15만 5000원을 줬다. 간병인은 식사 비용까지 요구했다. 조 씨는 간병인에게 하루 15만 8000원을 주고 있다.

간식비도 요구했다. 간병인은 "다른 가족은 잘 챙겨주니까 환자를 더 잘 보게 된다"고 말을 흘렸다. 조 씨는 그 말을 들은 뒤 1주일에 한 번씩 봉투에 5만원을 담아줬다.

조 씨는 유급 휴가비도 준다. 2주가 되는 마지막 날 14일이 아닌 15일치 간병비를 입금한다. 15일치 간병비에 간식비, 유급 휴가비까지 합하면 2주에 242만원을 써야 한다. 한 달이면 484만 원. 조 씨는 올해까지 간병인을 고용할 계획이다. 남은 4개월 동안 1936만원이 필요하다.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3년간 접수된 간병인 관련 불만 현황'에도 추가 간병비에 대한 불만이 드러난다. 소비자원은 최근 3년간 간병인 관련 상담이 236건이라고 밝혔다. 이 중 간병 개시 이후 간병인이 간병비를 부당하게 청구한 불완전 계약이 93건으로 가장 많았다. 불성실 간병, 환자 부상, 기타(간병 요금 분쟁 처리, 제도 개선 의견 등)도 있었다.

소비자들은 카드 결제가 되지 않거나 현금 영수증 발행이 되지 않는 '특정 결제수단'도 부당하다고 신고했다. 뉴스핌이 만난 취재원 모두 현금 영수증을 발행받지 못했다.

강 씨는 "지원은 고사하고 가장 기본 권리인 소득 공제도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도 연말에 소득 공제를 받는다"며 "간병비도 의료비인데 월급보다 큰 금액이 드는 간병비 지출이 어떻게 공제가 안 될 수 있냐"며 불합리하다고 했다.

김 씨도 "간병비는 생돈 나가는 것"이라며 열을 올렸다. 그는 "간병비 지출을 증명할 체계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말 정산으로 돌려받아야 하는 제도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 간병비 부담으로 가족 간병으로 내몰려…"나를 버려야 해요"

한 달 간병비가 400만~500만원 수준인 탓에 가족은 생계를 포기하고 직접 간병에 나섰다. 50대인 강 씨는 움직이지 못하는 어머니를 집에 모셨다. 형제가 없는 그의 가족은 어머니뿐이다.

강 씨는 인터뷰 내내 울음을 참지 못했다. 계약직 월급을 받아 본인한테 쓰는 돈은 0원. 적금도 모두 깨고 대출도 받았다. 어머니를 위해 악착같이 버티고 있지만 교통사고를 2번이나 낼 정도로 힘에 부친다. 그는 "운동할 시간이라도, 숨통 트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종합병원에서 만난 최정희씨(68)는 어깨 수술을 한 남편 간병을 하고 있었다. 가족 간병을 하는 원인으로 '경제적 부담'을 꼽았다. 그는 "간병인 고용도 생각했지만 10일 동안 150만원"이라며 "버는 돈보다 간병비가 더 많아 포기했다"고 말했다.

장인규씨(51)도 어머니를 집으로 모신 이유로 '경제적 부담'을 꼽았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가족 간병에 내몰린 가족들은 본인의 생활을 잃었다.

장 씨는 "우리 가족 외식 시간은 최대 1시간"이라고 했다. 욕창이 어머니 몸에 생기지 않게 자세를 자주 바꿔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의 유일한 외출 시간은 한 달에 한 번. 시댁에 가는 날이다. 어머니 침대 한켠엔 그가 작성한 하루 일과표가 붙어있다. 하루 일과표 중 그의 시간은 없다.

장 씨는 "식구가 식탁에 모여 밥을 먹을 때도 마음이 불편하다"고 했다. 가족과 웃다가도 방 안에 있는 어머니를 보면 괜스레 미안해진다.

어머니가 있는 방 한편엔 장 씨의 공인중개사,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책이 가득했다. 그는 "간병은 나를 오롯이 버려야 해요. 밖에 나가지 않고 엄마를 보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애써 찾고 있는 거죠"라며 씁쓸히 웃었다.

[세종=뉴스핌] 신도경 인턴기자 = 장인규 씨의 하루 일과표. 2023.08.11 sdk1991@newspim.com

간병을 한 지 1년. '24세 유지영'은 '유현상 씨 보호자'가 됐다. 기자가 이름을 묻자 유 씨는 본인의 이름이 생소하다고 했다. 20대인 그가 요즘 하는 일은 유현상 씨 보호자로 하루하루 버티는 일이다.

유 씨는 "지금은 웃으면서 말하지만 울면서 석션과 콧줄 식사법을 배웠다"고 했다. 석션을 위해 아버지의 뚫린 목구멍에 관을 집어넣는 일이 너무 무서웠다. 보고 있는것 조차 고통이었다.

유 씨는 간병을 맡으며 사소한 생활 습관조차 바꿨다. 그는 평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받지 않았다. 지금은 혹시 병원일까 봐 모르는 번호라도 무조건 받는다. 영화를 보려면 핸드폰을 꺼야 하는데 핸드폰을 끌 수 없다. 그는 "간병은 안 겪어 보면 모른다"고 했다.

유 씨는 아버지 간병을 하면서 손목 터널증후군이 생겼다. 의사에게 "너는 쉬어야 한다"는 말까지 들었다. 유 씨는 "남동생이 그 말을 듣고 저와 교대로 아버지 간병을 맡는데 22세인 동생이 원형 탈모가 생겼다"며 안타까워했다. 경제적 부담에 눌린 가족 간병 보호자들의 신체‧정신적 문제는 오늘도 계속된다.

sdk199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재명 파기환송' 향후 재판 절차는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을 다시 받게 되면서 향후 절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전합)는 1일 오후 3시 이 후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선고기일에서 10(파기환송)대 2(상고기각) 의견으로 이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이 소송기록을 서울고법으로 송부하면 배당 절차가 진행된다. 단 기존 2심을 진행한 재판부는 배당에서 제외되며, 재판부 배당 후 본격적인 심리가 재개된다. 재판부 배당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결정될 수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노총과의 정책협약식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이날 대법원은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2025.05.01 yooksa@newspim.com 이번 사건은 대법원이 원심의 무죄 선고를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환송한 사건이다. 대법원판결은 기속력(구속력)이 있기 때문에, 이를 뒤집을만한 중대한 증거가 새롭게 제기되지 않는 이상 파기환송심은 대법원판결 취지에 따라 심리를 진행하게 된다. 앞서 1심은 이 후보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파기환송심에서도 피선거권 박탈에 해당하는 선고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당사자는 향후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공직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다만 이번 사건으로 이 후보의 형이 확정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파기환송심 심리와 선고 자체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 파기환송심이 선고를 단시간에 낸다고 해도 피선거권 박탈형이 나온다면 이 후보가, 반대의 경우엔 검찰이 재상고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사건은 다시 대법원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상고이유서는 20일 안에 제출하면 되기 때문에, 이 후보가 재상고를 결정하는 상황이 온다면 최소 20일은 벌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고려했을 땐 이 후보의 형 확정은 '6·3 조기대선' 전까지 나오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리고 이 후보에 대한 유죄 확정이 대선 이후로 넘어가고 이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헌법 제84조'에 대한 논란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선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 범위를 임기 도중 기소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는지, 당선 전 기소된 사안도 포함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결국 이에 대한 해석이 헌법재판소로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hyun9@newspim.com 2025-05-01 18:12
사진
과기부 "SKT 신규 모집 중단" 촉구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유심 물량 공급이 안정화될 때까지 SK텔레콤의 이용자 신규 모집이 전면 중단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일 SK텔레콤에 해킹사고 발생에 따른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보다 강도 높은 해결책 추진을 촉구했다. 먼저 국민이 상황을 납득하고 안심할 수 있도록 일일 브리핑 등을 통해 현 상황을 국민 입장에서 쉽게 설명하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토록 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가입자 유심(USIM) 정보를 해킹 당한 SK텔레콤이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SKT 로밍센터에서 고객들이 유심교체를 위해 줄을 서 있다. 2025.04.28 choipix16@newspim.com 유심 교체 물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심 물량 공급이 안정화 될 때까지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자 신규모집을 전면 중단하도록 요구했다. SK텔레콤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밝힌 일부 계층에 대한 유심보호서비스 일괄 적용 방안의 이행계획을 제출하고, 이번 해킹사고에 따른 이용자 피해발생 시 100% 보상을 책임지는 방안도 국민에게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설명토록 했다. 각계 소비자단체 등에서 제기하는 위약금 면제, 손해배상, 피해보상 시 입증책임 완화 등을 검토하고, 이용자 피해 보상 방안을 마련해 이행토록 했다. 최근 SK텔레콤의 잦은 영업전산 장애가 발생하는 것과 관련, 장애 발생시 즉각적인 상황공유와 신속한 복구를 통해 번호이동 처리가 지연되지 않도록 조치하도록 했다. 이달 초 연휴기간 출국자들이 공항에서 유심 교체를 위해 오래 대기하는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인력도 대폭 확대토록 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2025-05-01 16:2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