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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 네옴시티] ⑤ 네옴서 꽃필 UAM·자율주행차...현대차그룹 등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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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콥터 네옴 선점했지만…기체시장 9% 불과
상용통신망 활용 강점…효율·대규모 데이터 처리가능
항우연, 나사와 첫 대등한 계약 성과…RAM도 기대
자율주행 레벨3 늦어져…완성차 중 최고속도 의지
우리기업 투자유치 기대감…교통망 구체계획은 아직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 되면서 우리나라는 비롯한 전세계 스마트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첨단 스마트도시로 조성될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건설은 물론 IT, 제약·바이오 분야 첨단 기술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를 뒷받침할 금융의 '진화'도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 외화벌이를 겨냥한 '제2 중동붐'이 아닌 도약의 기회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뉴스핌은 우리 업계에 있어 도약의 기회가 될 네옴시티 수주전략과 중동 진출 노하우를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한다.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건설을 추진하는 '네옴시티'는 도심항공교통(UAM)을 비롯한 스마트 모빌리티를 구현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허허벌판에 세워지는 미래도시여서 기존 교통수단과의 충돌이 없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네옴시티 측의 관심이 큰 UAM 외에 자율주행 등 첨단 교통수단이 집약될 것으로 예상돼 현대차를 비롯한 미래모빌리티 분야에 뛰어든 우리나라 기업들의 진출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 중인 미래형신도시 '네옴시티' 프로젝트의 '더라인' 조감도.<자료=네옴시티 홈페이지>

◆ 독일 볼로콥터, 네옴 투자받아 시장 선점…멀티콥터 한계, 수소 활용 RAM도 기회

27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옴시티의 핵심 프로젝트인 미래도시 '더 라인'은 내연기관 자동차 등 전통적인 교통수단 대신 UAM, 자율주행 등 미래모빌리티를 도입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활용 기대감이 가장 높은 모빌리티는 UAM이다. 길이 170km, 높이 500m의 수직도시 개념이어서 UAM 이착륙장인 버티포트를 이용하기도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개발 프로젝트 주체인 네옴 역시 UAM 도입에 적극적이다. 네옴은 작년 말 독일의 UAM 개발업체 볼로콥터에 1억7500만달러(한화 약 2000억원)를 투자하며 "에어택시 개념을 일상으로 만들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기체 개발 선두주자로 꼽히는 볼로콥터가 네옴 시장에서 한발 앞서나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K-UAM'이 네옴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다. UAM 생태계 전체에서 기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9% 수준에 불과한 만큼 버티포트 등 운영 생태계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우선 상용통신망을 활용한 통합운영시스템 구축이 미국 등 주도국과 견줄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K-UAM 그랜드챌린지'가 핵심이다. 오는 8월 1단계를 시작으로 내년 7월 2단계 도심실증을 통해 한국형 운영기준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미국이 기술별로 진행 중인 실증 외에 상용화를 위한 통합운용실증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미국도 우리나라 실증에 관심이 높다. 기존 항공관제가 무선음성통신과 위성항법시스템(GPS) 기반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앞선 상용통신기술을 활용한다는 계획이어서다. 어느 나라보다 촘촘한 통신망이 갖춰져 있어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게 강점이다. UAM을 위한 별도의 통신망 구축을 최소화할 수 있는 데다 운행량 증가에 따른 대규모 데이터 처리도 유리하다. 상용통신망을 활용해 관제와 인포테인먼트(정보+엔터테인먼트)를 동시에 구현하겠다는 유일한 국가이기도 하다.

이런 계획에 힘입어 실증사업을 주관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관련 협력 증진을 위한 이행약정을 작년 10월 체결했다. 항우연이 나사와 처음으로 대등한 수준의 협약을 체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통합운영시뮬레이터도 주목받고 있다. 통상 조종사들이 훈련하는 기체 시뮬레이터 차원을 넘어 버티포트, 관제사 등 UAM 생태계 주체들이 맞물려서 관제권 등을 평가한다는 개념이다. 내년에 시작되는 도심 실증도 주요국보다 앞서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주기로 한 UAM 전용 주파수와 상용통신망이 결합하면 운항 중에도 휴대폰 작동이 가능하고 통합교통플랫폼(MaaS)을 통해 자율차 등 연계교통도 실시간으로 구현될 수 있다.

네옴시티 '더 라인'의 내부 조감도.<자료=네옴 홈페이지>

UAM 기체도 승산이 없지 않다. 볼로콥터가 네옴에서 우위를 점하긴 했지만 대형 드론에 가까운 멀티콥터 형식이어서 단거리 위주로 활용된다는 한계가 명확하다. 조비 에비에이션, 아처, 릴리움 등 글로벌 기체제작사뿐만 아니라 현대차, 한화시스템(오버에어) 등 우리나라 개발사들 대부분 백터드 트러스트 방식을 개발하고 있다. 날개 달린 로터가 수직, 수평으로 방향을 바꿔 이착륙 외에 운항시 속도를 높이면 배터리 효율 등에서 유리하다.

기체는 자동차와 유사하게 복수의 제조사들이 시장을 점유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배터리, 소재 등에서 앞서 있어 승산이 있다는 평가다. 2인승으로 개발 중인 볼로콥터와 달리 6인승으로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우리 기체의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사우디가 구상하는 더 라인과 산악 관광지 '트로제나', 최첨단 산업단지 '옥사곤', 고급 리조트단지 '신달라'를 연결하기 위해서도 우리나라 방식이 유리하다. 특히 수소 생태계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현대차가 수소를 이용한 지역 간 항공모빌리티(RAM)에 힘을 싣고 있다. UAM은 50km 이내 거리에서 주로 활용되는 반면 RAM은 한 번에 300km 이상 이동이 가능하다. 네옴 역시 수소를 주요 에너지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어 협력이 가시화할 수 있다.

◆ 현대차, 완성차업체 중 80km 고속 자율주행 속도…그룹 차원 유치 기대감도

자율주행차도 네옴시티를 구성하는 주요 교통수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도시 개념에 포함되는 요소 중 하나로 자율주행 로봇택시가 꼽히는 만큼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국내 자율주행 산업을 주도하는 현대차가 지난해 레벨3 상용화를 미루기는 했지만 기대감을 낮출 단계는 아니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완성차 업체 기준 혼다, 벤츠 다음으로 자율주행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고 속도 측면에서는 이들에 앞서 있어서다. 혼다, 벤츠가 시속 60km 이하로 제한한 반면 현대차는 시속 80km 수준으로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선진국 대비 약 80%의 기술수준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데이터분석 등을 더하면 뒤쳐져 있다고 말하기는 섣부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 기업들이 이미 네옴시티 건설에 일부 참여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꼽힌다. 현대건설, 삼성물산은 그리스의 아키로돈과 컨소시엄을 맺고 더 라인의 철도 산악터널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소수 대기업을 대상으로 비밀리에 발주를 내고 있는 네옴 프로젝트 특성을 고려할 때 한국에 시장이 열려 있다는 의미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을 만나 그룹 차원의 투자에 대해 논의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총 사업비 5000억달러(약 660조원) 규모 중 약 80%를 민간투자로 유치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네옴 입장에서도 주요기업들과의 협력이 절실하다.

11일 미국 로스엔젤레스 오버에어를 방문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벤 티그너 대표이사의 기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국토부]

다만 네옴시티에 구축될 교통망 계획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아서 세부적인 내용은 발주가 나와야 알 수 있다. 더 라인 하부에 고속열차를 운영해 도시 양 끝을 연결하는 것 외 UAM, 자율주행이 어떤 형태로 활용될지는 등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사업을 계속 지켜봐야 한다. 네옴시티의 핵심인 더 라인의 실현 가능성 등에 대한 의문도 풀어야 할 숙제다.

정부는 수주 지원에 힘을 싣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작년 11월 민간기업 대표단을 이끌고 사우디를 방문한 성과로 최근 모듈러 사업 체결을 이끌어냈고 모빌리티 분야 발주에 대해서도 협력한다는 의지다. 지난 18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칼리드 알-팔레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 장관과 만난 원 장관은 "작년 11월 한국 정부와 민간기업 대표단의 사우디 방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방한으로 양국관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며 "협력 분야를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분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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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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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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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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