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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홍익대 미대 교수 '성비위' 인정에…"올해 파면" vs "허위와 왜곡"

기사입력 : 2021년12월09일 17:45

최종수정 : 2021년12월09일 17:45

학생들 "그동안 학교 절차 존중…올해까지 파면 안 하면 법적 행동"
A교수 "조사위에서 허위 사실 입증…징계처분 나오면 법적 절차 착수"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홍익대학교가 성희롱 및 갑질 의혹을 받는 미술대학 A교수의 성비위를 인정하고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학생들은 A교수를 올해 안에 파면하지 않으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진정과 형사고발 절차를 재개하겠다고 했다. 반면 A교수는 학생들이 허위와 왜곡으로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며 반박하면서 당분간 진실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9일 홍익대 등에 따르면 학교는 지난 2일 A교수의 가해 사실에 대한 대책위원회를 열고 "성비위가 있음이 인정돼 인사위원회에 회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 학생들 "그동안 학교 절차 존중…올해까지 파면 안 하면 법적 행동"

홍익대 미대 학생회 등 학내외 20여개 단체로 구성된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가 성비위 사실을 인정한 것은 분명 진전이지만 피해 학생들이 용기를 낸 지 3개월이 지나도 여전히 징계 권한도 없는 인사위원회에 사건이 머물러 있다는 사실은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이 조사위원회에서 나온 학교 측의 문제적 발언을 담은 판넬에 F학점을 주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1.12.09 heyjin6700@newspim.com

특히 공동행동은 지난 2일 피해자를 조사하는 조사위원회 녹취록을 공개하며 "학교 측이 피해자에게 2차 가해 및 문제적 발언을 지속했다"고 주장했다.

양희도 홍익대 미술대학 학생회장은 "(조사위원회에서) 표창우 부총장은 성폭력 문제를 다루는 위원으로서 피해자에게 강한 어조로 다그치듯 질문을 하며 심리적 압박을 줬다"며 "한 인사위원은 교수와 학생 사이의 위계질서에서 비롯된 사건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함에도 적극적으로 싫다는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냐는 질문을 했다"고 비판했다.

공동행동이 이날 공개한 녹취록에는 인사위원이 피해 학생에게 "적극적으로 싫다는 의사 표시를 하지는 않았나", "본인은 그런 성적 언동, 대화에 끼는 걸 싫어하는가?", "술 안 마시고 그런 대화를 그냥 쉽게 하는 사람인가?" 등의 발언을 한 내용이 담겼다.

양 학생회장은 "기초적인 성인지감수성조차 갖추지 못한 이들이 피해자들에게 2차 피해를 안겨주고, 연대하는 대표자를 대놓고 공격하는 이런 상황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손문숙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상담팀장은 "A교수 사건 피해자들의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자해, 무기력증, 대인기피증, 사건과 관련된 악몽과 같은 증상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며 "가해 교수가 몇 년간 피해자들에게 저지른 언어, 신체, 정신적 폭력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한 성적행위로 명백한 성폭력"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가해 교수의 징계와 파면 절차에 피해자의 입장과 의사를 충분히 반영해 최대한 빨리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며 "이번 사건의 정의로운 해결은 학교 당국이 학내 인권침해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하고 제대로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동행동은 "그동안 우리는 학교 측의 조사와 대응 일정을 존중하고 A교수의 조속한 파면을 원했기 때문에 국가인권위원회 진정과 형사고발 절차를 보류하면서까지 학교 측 자체조사 과정에 성실이 응했왔다"며 "공동행동은 A교수의 파면을 더 이상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2021년 말까지 A교수가 파면되지 않는다면 A교수에 대한 인권위 진정과 형사고발 절차를 재개하고, 학교 측에도 소의 제기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 A교수 "조사위에서 허위 사실 입증…징계처분 나오면 법적 절차 착수"

A교수도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반박했다. 그는 "조사위원회에서 성비위를 인정해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는 통보 자체는 사실이지만, 학교 측은 성비위로 인정된 사실이 무엇인지, 성희롱인지 성추행인지를 묻는 질의에 현시점에서는 알려줄 수 없다고 답했다"며 "포괄적인 용어인 성비위를 쓴 것만으로도 이번 통보가 외압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내놓은 결정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과 인권유린을 했다고 지목된 홍익대 미대 A교수의 일부 제자들이 13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정문에서 A교수를 옹호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2021.09.13 filter@newspim.com [사진제공=조은재]

이어 "인사위원회와 조사위원회에 출석해 학생들의 주장이 왜곡임을 강력히 반박했고 시기와 장소가 특정된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명백히 허위임을 입증할 증거까지 충실히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A교수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공동행동이 제보한 추가 피해 사례 중 지난 2019년 2월쯤 연남동 소재의 A교수 작업실에서 성희롱했다는 내용이 있지만, 당시 A교수는 단 하루도 빠짐없이 저녁 일정이 있었다. 그는 카드 사용 내역서, 통화내역, 카카오톡 메시지 등의 자료를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또 공동행동이 학교 측의 조사가 편향됐으며 미흡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오히려 학교 측 조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에게 불리하게 진행됐다"고 반박했다.

A교수는 "조사과정 내내 '내 강의를 들은 학생이 1000여명에 달하고 작업실을 함께 쓴 학생도 수백 명이다. 일부 학생의 주장만 들지 말고 다른 학생의 객관적 증언을 들어달라'고 호소했지만 조사위는 기초적인 청취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 측의 징계처분이 나오고 이를 통해 법적 근거를 확보할 경우 지체없이 공동행동 참여자 전원, 그리고 인터넷에서 허위 사실을 유포한 자들에 대해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공동행동은 지난 9월 8일과 16일 두 차례 기자회견을 열고 A교수가 제자들을 상대로 성희롱과 갑질, 폭언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공동행동이 접수한 피해사례에 따르면 A교수는 학생들에게 "너는 나와 언젠가는 성관계를 할 것 같지 않냐", "패 주고 싶다. 진짜 내 학생만 아니었어도"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동행동은 피해 사실 공론화 이후 1만9748명의 지지서명을 받았고, 피해사례 31건이 추가로 신고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동행동 기자회견 이후 A교수 수업을 들은 재학생·졸업생 17명은 지난 9월 13일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교수님의 언행은 종종 거칠기는 했지만 인생 선배의 투박한 가르침이었을 뿐 폭언과 노동착취, 권력남용은 결코 없었다"고 A교수를 옹호했다. A교수도 9월 15일 입장문을 통해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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