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민간풍습이라고 해도 주거침입·협박 인정" 벌금 70만원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월세 문제로 다투던 세입자의 집 현관에 가위를 매달아놓는 등 공포심을 유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집주인이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민수연 판사는 최근 주거침입과 협박 혐의로 기소된 A(66) 씨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10월경부터 자신이 소유한 다세대주택의 옥탑방을 임차한 세입자 B씨가 월세를 내지 않고 방을 비워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B씨와 다투었다. 이에 A씨는 이듬해 5월 B씨의 옥탑방 창문을 열고 손을 집어넣어 길이 23㎝ 상당의 가위를 창문틀에 올려놓고, 출입문 위쪽에 있는 배관에도 가위를 매달아 놓았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빨리 옥탑방의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기 위해 민간 풍습을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창문틀 안으로 손을 집어넣은 적이 없어 주거침입도 아니고, 배관에 매달아놓은 것은 텃밭이나 창고에서 사용할 용도였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사건을 살펴본 재판부는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민 판사는 "관련 수사보고에 의하면 피고인 주장과 같은 민간 풍습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피고인과 B씨 사이의 관계나 법률상 분쟁의 경위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의 행위가 그 수단과 방법에 있어서 상당성이 인정되거나 긴급하고 불가피한 수단이었다고 볼 수 없다"고 정당행위 주장을 일축했다.
이어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임차인을 내보내기 위해 가위를 걸어놓았다고 했을 뿐 사용의 편의를 위해 걸어놓았다는 얘기는 하지 않다. 이 사건 재판 2회 공판기일에 이르러서야 텃밭과 창고 등에서 사용하기 위해 가위를 걸어놨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피고인과 B씨 사이에 월세 문제로 다툼이 있던 상황에서 창틀 안에도 가위가 놓여 있는데 현관문 앞에도 가위가 줄로 걸려 있다면 일반적인 사람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B씨를 협박한 것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민 판사는 이밖에도 창틀 안에 손을 집어넣은 행위도 주거의 평온을 해하는 것으로 주거침입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A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adelant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