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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野 '4인 4색' 부동산 공약..."공급확대" 한목소리 속 대동소이

기사입력 : 2021년10월30일 07:34

최종수정 : 2021년11월08일 10:40

"정부실책, 공급 확대·세제 정상화로 돌파"
"청년 원가주택·쿼터 아파트·반반주택" 등
임대차 3법 둘러싼 폐지 입장은 엇갈려

[서울=뉴스핌] 김은지 기자 =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성토하고 내 집 마련의 문턱을 낮추겠단 공약을 앞세우고 있다. 4명의 예비후보는 주택 공급을 늘리는 동시에 부동산 세제를 완화해 무너진 민생과 기회를 다시 세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윤석열 예비후보는 '청년 원가주택'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무주택 청년들에게 건설 원가로 거주할 집을 공급할 계획이다. 홍준표 예비후보의 대표적 부동산 공약은 '쿼터 아파트'로 시세 4분의 1 가격에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유승민 예비후보는 다른 이들의 정책을 "결국 국가가 주택의 위치, 소유권, 이익을 제한하는 임대아파트에 불과하다"고 직격하는 대신 "대출을 더 풀겠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예비후보는 '반반주택'을 내세웠다. 내 집을 마련할 때 집값의 절반만 자부담을 하고 나머지 절반은 국가에서 지분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 "부동산 정책 실패, 공급 확대로 전환해야"

대선 주자들은 부동산 가격 급등 문제를 '공급 확대'로 돌파한다는 구상이다.  

윤석열 예비후보는 '공급 확대'와 관련 "5년 내 전국 250만호 이상, 수도권 130만호 이상 신규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무주택 청년가구를 위한 '청년 원가주택'을 30만호,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위한 '역세권 첫집주택'을 20만호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청년 원가주택은 시중 가격보다 낮은 건설원가로 분양가 20%를 내고 80%는 장기 저리의 원리금 상환을 통해 살만한 양질의 주택을 매년 6만호, 5년내 30만호를 공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미 추진 중인 3기 신도시 등 택지와 도심 및 광역교통망 역세권의 고밀복합개발을 통해 아파트를 건설원가로 우선 공급한다. 또 GTX와 연계된 광역고속철도망을 구축하고 30~40분이면 서울 등 대도시권에 도착할 수 있는 지역에 택지를 조성해 추가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5년 이상 거주 후 원가주택 매각을 원할 경우 국가에 매각토록 하되, 매매차익 중 70% 까지 입주자에게 돌아가게 해 재산 형성을 지원한다. 2차 입주자도 국가가 1차 입주자로부터 환매한 낮은 가격에 입주할 수 있도록 한다.

임기 5년내에 '역세권 첫집주택' 20만호를 공급하는 것도 목표로 잡았다. 이를 위해서 역세권 민간재건축사업의 용적률을 300%에서 500%로 상향조정하고, 증가된 용적률의 50%를 공공기부채납 받아 공공분양주택으로 활용한다. 또한 서울 등 대도시에 저활용 국공유지를 활용해 기존 기능을 지하화하거나 상부 데크화한다. 입체복합개발 방식으로 생애 첫 집을 공급하기 위함이다. 

다만 윤 예비후보의 공약 발표 직후 당내 대선주자들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홍준표 예비후보는"문재인 후보의 5년 전 부동산 공약과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부동산 공약을 버무려 냈다. 캠프 참모진에 포진된 교수와 전문가들의 수준과 역량이 한눈에 보인다"고 힐난했다. 유승민 예비후보도 "윤석열 예비후보의 원가주택은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 기본주택 같은 허황된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소에서 '정치 대개혁' 공약발표를 하고 있다. 2021.10.29 leehs@newspim.com

홍준표 예비후보는 "현 정권의 부동산 규제를 철폐하고 공급 확대로 전환하겠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홍 예비후보는 지난 8월 17일 대선 출마 선언 후 첫 민생 행보로 강북 재개발 상징 지역인 청량리 현장(청량리 롯데캐슬 SKY-L65)을 방문해 이 같은 부동산 정책 추진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홍 예비후보는 '쿼터 주택, 쿼터 아파트'를 주요 공약으로 하고 있으며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토지임대부 쿼터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의 용적률은 145%에 불과해 일산보다도 낮은 점을 들고 "이를 두 배로 올려 서울의 주택공급을 대폭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홍 예비후보는 "4분의 1 아파트가 왜 가능하냐면, 토지임대부로 아파트를 분양하면 지금 시가의 4분의 1보다 더 싸지고 분양 계층을 젊은 층으로 한정해버리면 주택에 대한 걱정이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예비후보의 따르면 원래 토지 임대부 주택정책은 싱가포르에서 시작된 주택 정책이다. 싱가포르는 독립 초기부터 모든 토지는 국유화를 선언했기 때문에 토지는 국가가 갖고 건물만 분양하는 반값 아파트가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재건축을 할 때는 기부채납을 받은 토지에만 가능하고 공영개발로 재개발을 할 때는 토지 임대부 주택 분양제도를 전면적으로 도입할 수가 있다. 

홍 예비후보는 "아파트 분양을 완전 분양 아파트와 토지 임대부 분양 아파트, 임대 아파트로 삼원화하자는 것"이라며 "이렇게 하면 평당 1000만원대 이하 분양 아파트도 가능해지고 서민들의 꿈인 내 집 갖기도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또 홍 예비후보는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기존 노후주택의 재건축을 활성화하겠다고도 밝혔다. 재건축 대상 주택에 5년 이상 거주했을 경우, 1가구 1주택 소유 조합원에 대해 재건축부담금을 면제한다. 또 1주택 소유자가 10년 이상 장기 보유한 주택을 매각하고 신규 주택을 매입할 때 양도소득세를 면제하고 취득세를 일부 감면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국민의힘 유승민 대선 경선 후보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지지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0.29 leehs@newspim.com

다만, 유승민 예비후보는 "부동산정책 실패로 미친 집값, 미친 전월세를 초래한 문재인 정권이 대출까지 막는 것은 서민들 숨통을 죄는 나쁜 정책"이라 직격함과 동시에 "여야 대선후보들의 주택공약을 요약하자면 '나는 내 집에 살지만 너희는 임대아파트에 살아라"라고 평가했다.

일단 유 예비후보는 도심 내 주택 용적율을 대폭 상향조정하고 신혼부부, 청년, 생애최초 특별공급분을 신규공급의 50% 수준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특별공급과 관련된 일체의 소득제한을 폐지한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다만 공급 확대보다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 완화 등을 언급하며 청년과 신혼부부의 '내집 마련'을 촉진하는 데 무게를 더했다. 

원희룡 예비후보의 주요 공약인 '반반주택'은 생애 처음주택에 대해 정부가 집값의 50%를 공동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원 예비후보는 "부모찬스, 가족찬스가 없는 분들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는 것)하지 않고 집을 살 수 있도록 자부담 반, 국가찬스 반 '반반주택'을 실현하겠다. 엉뚱한 곳에 공공임대 들어오라는 정부여당과 달리, 여러분이 살고 싶은 곳에 원할 때 사고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은 무주택 신혼부부를 시작으로 점차 무주택자 전체로 대상을 확대한다.

원 예비후보는 반반주택이 주택 공급을 늘려 시장 전체를 안정시키고 내 집 마련 기회를 연결할 수 있다고 봤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아이돌봄 공약 발표를 한 후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1.09.27 leehs@newspim.com

 ◆ "부동산 세제도 정상화해야...규제 완화·대출 지원↑"

집값을 잡기 위한 부동산 세제 개편 향방에도 관심이 모인다.

윤석열 예비후보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완화해 실수요자의 주택구입과 원활한 주거이동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보유세 부담을 줄이고 양도소득세 세율을 인하하는 등 부동산 세제도 정상화한다는 목소리다.

특히 주택공시가격의 현실화 추진 속도를 조정하고,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세율 인하 등 종합부동산세 과세 체계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한다.

홍준표 예비후보도 위헌적인 종합부동산세는 폐지해 재산세에 통합하고 전체적인 보유세 부담 수준을 경감한다는 입장이다.

유승민 예비후보는 "우리당 윤석열·홍준표 예비후보의 '원가주택' '쿼터주택,'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기본주택'은 이름은 다르지만 결국 국가가 주택의 위치, 소유권, 이익을 제한하는 넓은 의미의 임대아파트"라 꼬집는 대신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LTV를 90%까지 풀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는 "청년들에게 임대아파트에 살라고 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주택정책"이라며 LTV를 90%까지 푸는 것과 함께 "주택대출 규제는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만으로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유 예비후보는 최대 5억원까지 1%대 초저금리로 대출을 지원하고 원금상환은 최대 주택매각 시점까지 미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밝혔다.

원희룡 예비후보는 소득이 낮은 만 39세 이하 1인 가구를 대상으로 국가가 전·월세보증금을 최대 1억 5000만원까지 저리로 대출할 수 있도록 한다. 사회에 첫 발걸음을 내딛는 청년과 사회초년생들에게 국가가 안정적인 주거와 기초 자산 형성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신혼부부 대상 원더풀 무이자 대출은 신혼부부가 2억원의 무이자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여기에 1자녀 출산 시 5000만원, 2자녀 출산 시 5000만원을 추가 대출해 최대 3억원까지 무이자로 대출이 가능하다. 10년 후에 상환해야 하며, 용도는 주택구입자금과 전월세보증금으로 한정된다. 이는 '반반주택'과 함께 선택적으로 시행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28일 대국민 지지를 호소한 뒤 국회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 2021.10.28 leehs@newspim.com

◆ 임대차 3법, 洪·劉·元 "폐지" VS 尹 "수정"

한편 문재인 정부의 실책이라 꼽히는 '임대차 3법'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는 상황이다. 다수 후보는 현 정부와 여당이 추진했던 임대차 3법을 폐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임대차3법 시행은 전세 품귀 현상을 발생시켰고 전·월세 가격 급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했단 혹평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홍준표 예비후보는 임대차 3법과 관련 "서민들이나 전세 입주자들에게는 상당히 좋은 제도지만, 부동산 시장이 왜곡되고 경직화되는 것은 옳지 않기 때문에 철폐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유승민 예비후보는 "지난 4년 동안 '주택 공급은 충분하다'며 집값과 전월세 통계마저 엉터리로 조작하고, 세금과 규제로 미친 집값을 만들고, 임대차 3법으로 미친 전월세를 만든 장본인이 누군가.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더불어민주당이 아니냐"라고 직격했다. 이어 "공급을 늘리고 세금은 낮추고 임대차 3법은 폐지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예비후보도 "임대차 3법을 즉각 폐기하고 주택공급 확대와 내 집 마련 지원 정책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윤석열 예비후보는 임대차 3법과 관련 "혼란이 극대화되고 있지만 전면 원상복구를 말하는 분도 계신다. 하지만 그 역시도 시장의 혼란을 줄 수 있다"면서 "시장의 혼란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제도를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ime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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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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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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