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기자수첩] 논쟁은 없고 주장만 있는 野 토론회, 과거와 안녕은 언제쯤

기사입력 : 2021년09월24일 14:53

최종수정 : 2021년09월24일 15:41

[서울=뉴스핌] 김은지 기자 = 과거의 어떤 것을 상기하는 것은 좋게 말해 향수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발목을 잡는다'는 표현부터 떠오른다. 어떤 이들은 앞을 향해 나아가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지난 성공이나 이루지 못한 것에 매몰돼 큰 에너지를 소비한다.

그 에너지가 자신의 체력 안에서 소모되면 상관없지만 대중에게 모습을 보여야 하는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토론이 23일 2회차를 마쳤다. 앞선 토론회에서 나왔던 '조국수홍'처럼 치열한 논쟁을 가져온 키워드들이 또 다시 등장하며 눈과 귀를 사로잡았음은 분명했다.

대선주자 다수의 공약을 베끼는 특정 후보를 겨냥해 '카피닌자'란 용어가 등장하며 여론을 달궜고 청약 통장·개설과 관련, "집이 없어서 만들어 보지 못했다"는 답은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 듯해 한숨을 자아내게도 했다.

그런 와중에 도가 지나친 과거에의 머무름은 그것의 호와 불호를 불문하고 타인에게 '피로감'이란 단어를 부여했다. 피로를 전가 받은 이는 '그래서 누군가의 비전은 무엇인가'에 대해 곱씹고, 의심하는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일단 토론회는 다른 후보들의 발표에 대한 경청 없이 일찍이 자리를 뜨던 사례, 준비해온 원고만 줄줄 읽던 그런 학예회 단계에서는 탈피했다.

그러나 마음 한 편에 찬 아쉬움들은 여전히 가시지를 않는다.

후보들은 1차 컷오프 전까지 제대로 된 토론을 하지 못했다. 토론회를 대신했던 '비전발표회'와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가 있었지만 안팎에서 이를 '학예회'에 비유할 정도로 반응은 썩 좋지 못했다. 그래서 토론회 일정이 본격적으로 나왔을 때, 대중들은 단비를 만난 느낌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상황은 대중의 갈증을 채워주기기엔 뭔가 충분하지 못해 보인다.

일부 후보는 국민과 지지자들이 어떤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지에 깊은 공감을 하긴 했을까.  

2차까지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계속해서 '주도권 토론' 이라는 것이 마련됐다. 자신의 업적만을 이야기하는데 이를 모두 할애하거나 경선 기간 내내 여기서 단 하나의 이슈만을 강조하는 후보도 있었다. 2차 토론회에서는 사회자의 발언시간 초과를 알리는 외침이 순간 순간 터져 나왔음에도 이를 무시하는 모습도 잇따랐다. "모범적으로 주도권 토론을 펼쳐달라"는 요청도 토론회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돼 튀어나왔다.

또 6분 중 상대가 답변할 시간이 30초 가량인 경우에도, 곤란한 질문에 대답을 회피하기 위해서도, 질의가 아닌 자신의 입장을 장시간 관철하기 위해서도 "제 주도권 토론이니까"라는 말은 만병통치약처럼 남발됐다.

2차까지의 토론회라면 적어도 질문과 답변의 시간을 적절히 할애해 토론 진행방식의 문제점을 보완해야 하는 단계가 아닌가. 주고받음의 순환이 원활하게 설계돼야 하는데 두번의 토론 과정에서 이런 피로감을 줄이지 못한 것에 의문이 들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소소한 장치 하나가 부재한 데에, 그리고 그 장치가 부재한 것을 무기로 비전이 아닌 과거를 무한정 내세우는 것에서 '실망스럽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올까 우려가 되는 마음 역시 숨길 수 없다.

특히나 경선이 흥행하기 위해선 과거 그리고 이전의 '발표회'에 묻혀있는 후보들을 밖으로 꺼내와야만 한다. 진정 8강 무대서 국민이 요구하는 것이 어떤 것이며, 자신이 무엇을 '주도'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은 고민과 돌아봄이 필요할 때다.

kimej@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