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오뚜기가 진라면 등 주요 라면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소비자단체가 인상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22일 성명을 내고 "오뚜기의 가격 인상이 다른 라면 제조업체들의 연쇄적 가격 인상의 신호탄이 될 수 있어 우려된다"며 오뚜기에 가격인상 재검토를 촉구했다.
오뚜기 진라면 리뉴얼 제품. [사진=오뚜기] 2020.07.28 hj0308@newspim.com |
오뚜기는 다음달부터 진라면 등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인상한다. 오뚜기의 라면값 인상은 2008년 4월 이후 13년 4개월 만이다. 그러나 협의회는 오뚜기가 원재료 가격이 하락했을 때는 기업이익으로 흡수하고 상승세로 돌아서자마자 가격을 올려 소비자에게 인상분의 부담을 전가했다고 비판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라면 원재료인 소맥분(밀가루), 팜유의 수입가격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소맥분은 2020년 kg당 326.3원으로 2012년 대비 18.0% 하락했으며 수입가격이 가장 비쌌던 2013년과 비교할 때는 22.0% 내렸다. 반면 지난해 6월 가격은 평균 358.2원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4.5% 상승하는데 그쳤다고 협의회는 지적했다.
협의회는 팜유 역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평균 3.9%로 감소추세를 보였다고 했다. 2020년의 평균가격은 813.0원으로 전년도 641.1원과 비교할 때는 26.8% 상승했지만 2012년의 1163.3원에 비하면 오히려 평균 30.1% 하락했다는 것이다.
또한 오뚜기가 인건비 상승을 가격 인상 근거로 꼽은 것에 대해서도 "매출원가 및 판매관리비에서 종업원 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는 상승세를 보이다가 2015년 8.2%로 최고점을 나타낸 후 감소추세로 돌아섰다"며 "인건비가 비용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아니므로 이번 가격인상이 인건비 상승 때문이라는 업체의 근거는 미약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협의회는 "라면은 서민 물가를 책임지는 대표 품목으로 서민의 한 끼 식사로 이용되는 생활필수품"이라며 "케첩, 카레 등의 품목에서 시장 점유율 80~90%를 기록하는 오뚜기는 대표 서민 식품을 제조하는 기업답게 이번 인상을 재검토하라"며 라면값 인상 철회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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