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가상화폐 '비트코인'으로 향정신성의약품 메트암페타민, 일명 '필로폰'을 구입해 투약한 30대 남성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그는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고자 가상화폐 송금 대행업체를 거쳐 필로폰 구매대금을 전달했으나 결국 덜미가 잡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지상목 부장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5) 씨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 26일부터 8월 2일까지 비트코인과 현금으로 670만원 상당의 필로폰 9.5g을 구매한 뒤 총 15차례에 걸쳐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인터넷을 통해 불법 마약 판매자와 접촉한 뒤 전형적인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A씨가 대포통장에 구매대금을 입금하면 판매자는 약속된 장소에 필로폰을 놓은 뒤 사라지고, A씨가 해당 장소를 찾아가 필로폰을 수거하는 방법이다. 던지기 장소는 모두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일대였다.
특히 A씨는 현금뿐만 아니라 자신이 소유하던 비트코인도 활용했다. 그는 5차례에 걸쳐 판매자 '가상화폐 지갑'에 총 32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송금해 필로폰 4.5g을 구입했다. 가상화폐 지갑이란 가상화폐를 보관하고 거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수사기관의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가상화폐 송금 대행업체를 이용했다. 본인이 직접 판매자 가상화폐 지갑에 비트코인을 이체하는 것이 아니라, 송금 대행업체에 비트코인을 전달하면 업체가 전달받은 비트코인을 판매자에게 건네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경찰은 가상화폐 송금 대행업체가 보유하고 있던 고객 인적사항, 거래 내역, 입금자 명단 등을 확보해 A씨를 붙잡았다. 아울러 A씨는 평소 조울증이라 불리는 양극성 정동장애를 앓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단기간 내 (필로폰) 매수 및 투약 횟수가 많다"면서도 "마약류 투약을 끊기 위해 병원에서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아오고 있고, 동종의 범죄전력이 없는 점과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삼았다"고 판시했다.
hakj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