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bhc 고발에 '전면전' 선언… '법정공방으로 치닫나'
승자없는 치킨전쟁, 언제까지? "가맹점 피해·이미지 훼손 우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BBQ와 bhc가 '끝나지 않는 치킨 게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엔 bhc가 윤홍근 BBQ 회장을 83억원의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수년째 각종 민·형사상 소송전을 이어오고 있는 양사의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왼쪽부터) 박현종 bhc 회장, 윤홍근 BBQ 회장 [사진=각 사] 2021.04.21 shj1004@newspim.com |
◆ BBQ, bhc 고발에 '전면전' 선언… 양측 갈등 격화 '법정공방으로 치닫나'
22일 업계에 따르면 bhc는 지난 20일 BBQ 윤홍근 회장 외 4명을 대상으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배임) 혐의로 최근 성남수정경찰서에 고발했다.
bhc는 고발장에서 윤홍근 BBQ 회장 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개인회사에 수십억원을 부당하게 대여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임무를 다하지 못해 엄정한 조사로 잘못된 오너십과 경영 관행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bhc에 따르면 지난 2013년 7월경 윤 회장은 개인 투자로 다단계 회사인 지엔에스하이넷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윤홍근 회장과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윤 회장과 두 자녀가 지분 100%를 가진 제너시스는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간 71억 6500만원을 지엔에스하이넷에 대여했다. BBQ 또한 2016년 11억 9661만원을 대여했다.
bhc관계자는 "BBQ는 특별한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던 윤 회장 개인 회사인 지엔에스하이넷을 상대로 대여금의 회수를 담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도 확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1.04.20 shj1004@newspim.com |
BBQ도 즉각 반발에 나섰다. BBQ는 윤 회장 배임 의혹 고발과 관련해 민·형사상의 모든 조치를 동원해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BBQ는 "2019년 완전매각된 지엔에스하이넷은 다단계회사가 아니라 우리가 생산하는 BBQ 황금올리브오일과 통다리구이, 가슴살 등 VAP제품들을 방문판매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라며 "기업의 매출신장에 기여하도록 판매플랫폼 확장을 위해 설립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회사는 고발한 BHC와는 1도 거래가 없고 관계가 없으며 피해를 끼치지도 않았다"라며 "다만 자신들이 들여다보니 의심이된다며 경찰에 고발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BBQ 관계자는 "이번 건은 BBQ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하고자 경쟁사의 왜곡된 고발로 판단되어진다"며 "수사당국의 수사에 성실히 임해 무고함을 명확히 밝혀나가겠다"고 거듭 피력했다.
업계에서는 양사 간 갈등이 격화된 만큼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일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벌써 8년째 각종 소송전을 치루고 있는 만큼 이번 고발건으로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1.04.21 shj1004@newspim.com |
◆ 승자없는 치킨전쟁, 언제까지? "가맹점 피해·이미지 훼손 우려"
'한지붕 두가족'이었던 양사 간 갈등은 2013년 BBQ가 bhc를 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BBQ는 bhc를 매각할 당시 'bhc가 BBQ 계열사에 물류 용역과 식재료를 10년간 공급하도록 해주겠다'는 내용의 계약을 맺고 물류센터도 매각했으며 'bhc로부터 10년간 소스·파우더 등을 공급받겠다'는 내용의 전속 상품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그러나 BBQ는 bhc로부터 물류를 공급받는 과정에 신메뉴 개발정보 등 영업비밀이 새어나가고 있다는 이유로 2017년 물류용역 계약과 상품공급 계약을 깼다.
여기에 bhc는 2014년 '인수 당시 매매계약서에 기재된 가맹점 숫자와 실제 가맹점 숫자가 달랐다'며 국제상업회의소 국제중재재판소(ICC)에 제소했으며 BBQ는 2018년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bhc를 상대로 1000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또 BBQ는 2015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자사 전·현직 직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도용해 내부 전산망에 접속한 박현종 BHC 회장과 BHC 임직원들을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영업비밀 침해 등의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사진=bhc치킨] 2021.04.05 shj1004@newspim.com |
잇단 비방전과 소송전을 거듭해오는 탓에 치킨업계의 반응은 냉랭하기만하다. 가맹점들과 소비자 피로도 급증하며 이미지 훼손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특히나 문제는 본사가 소송전을 신경쓰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주들에게 돌아간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가맹점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브랜드 이미지까지 악화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bhc 관계자는 "현재 진실공방을 진행중인 상황이고 가맹점들에게 돌아가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중"이라며 "관련 지원 등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들 치킨프랜차이즈의 비방과 소송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라며 "이제는 감정싸움으로까지 치닫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shj10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