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파킨슨병의 미래에 대해 미국의 한 신경학자는 지금은 엄청나게 큰 방산을 막 탐사하기 시작한 정도라고 말했다. 전세계적으로 파킨슨병은 가장 큰 치료해야할 과제이며 미국의 경우 지난 10년간 환자가 35%나 늘어나는 형국이다.
명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트리클로로에틸렌(TCE)을 가장 유력하게 지목하고 있다. 이 화학 물질은 산업용 탈지제로 주로 사용되지만, 드라이클리닝, 구두약이나 카페트 세제 등 가정용 제품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최근 파킨슨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그 원인은 일반적인 화학물질인 TCE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최근까지 파킨슨병의 원인으로 주목받는 TCE에 노출되는 위험은 주로 산업 현장이었다.
2008년 신경학연보(Annals of Neurology)에 실린 한 초기연구는 TCE가 파킨슨병을 유발한다고 주장했고 2011년의 연구도 이에 동의하면서 작업장에서 TCE에 노출될 경우 파킨슨병에 걸릴 가능성은 6배나 높아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미국 캘리포니아 써니벨에 있는 파킨슨연구소의 사뮤엘 골드만 박사는 2011년도 연구논문에서 "일반적인 환경오염으로 인해 파킨슨병 발생이 증가하고 있으며 여기에 공중보건 차원에서 대비할 필요성이 있다는 시사점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노동부도 이어 TCE가이드를 내놨다. 이 가이드에는 이황화탄소(CS2)와 TCE는 파킨슨병을 유발하고, 진행을 촉진하는 것으로 여겨진다는 내용이 담겼다.
TCE는 발암 물질로 신부전 종양세포, 자궁경구암, 간암, 림프암, 태아뇌경색 등을 주로 유발한다. 그런데 보통 파킨슨병에 걸리기 수십년 전에 TCE에 노출된 경우가 많아서 TCE가 파킨슨병의 병원으로 인지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서 TCE노출되는 환경에서 계속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캘리포니아 산타 클라라는 실리콘밸리의 본산지일 뿐만 아니라 23개의 환경오염집중관리 지역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들 환경오염집중관리지역에 설립된 구글 쿼드 캠퍼스에서 직원들이 2012년에서 2013년까지 불과 수개월간 위험수준의 TCE를 흡입했다는 사실을 환경보호청(EPA)가 발견했다. 캠퍼스 땅 밑은 과거의 환경오염지역이었고, TCE 등 유해물질이 땅밑에서 스며 올라온 것이다.
몇몇 국가에서는 TCE사용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아직도 연간 2억5000만 온스의 RCE가 산업현장에서 사용되고 그 가운데 200만 온스는 공기와 땅, 물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으로 EPA는 추산하고 있다.
미국 당국은 일정 허용치 이하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노스캐롤라이나의 해군기지 캠프 레준에서는 사람들이 지난 195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 안전기준의 3400배에 달하는 TCE에 노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앨라배마대학 버밍햄의대의 독성학교수 브리아나 드 미란다는 "이 분야 연구자들은 절대로 TCE 저농도 물을 마시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미국 지하수는 파킨슨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해도 결코 과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많은 연구들이 지하수가 파킨슨병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밝히고 있으며 TCE만이 아니라 수많은 살충제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한다는 것이 미란다의 견해다.
미국이 이 점에서 느슨하다는 점을 미란다는 지적했다. 그는 이미 브라질과 중국, EU에서는 벌써부터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살충제를 미국에서는 아직도 사용이 허용된다는 점을 그 일례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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