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르포] 생명을 부르는 봄바다, 4월 울진은 자연산 돌미역 세상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34곳 어촌계, '처녀 머릿결'처럼 윤나는 햇미역 수확에 점심도 거르고
울진 온양리 '군발마을' 돌미역 채취 현장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미증유의 코로나19 사태로 기존의 사회적 질서가 무너지는 팬데믹에서도 산천은 봄을 알리느라 분주하고 사람들은 새봄을 맞으며 한 해의 살림살이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산으로 오르는 길섶에는 봄풀과 나무들이 앞 다투어 연록의 생명을 피워내고 얼음장 밑으로 숨죽여 흐르던 개울물은 겨울의 흔적을 말끔히 씻으며 생명의 노래를 부른다.

계곡의 끝자락에는 자주색 노루귀가 '노루 귀'처럼 앙징맞은 꽃잎을 열어 봄 내음을 뿌리고 산천은 참꽃과 돌복상꽃이 뿌리는 다홍빛 향내로 가득하다.

삼라만상이 봄 향을 풀풀 날리며 기지개를 펴는 동안 사람들은 뭍과 바다에서 싱싱한 노동을 풀어놓는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 온양리 '군발마을'의 자연산 돌미역 채취 작업. 2021.04.02 nulcheon@newspim.com

◇ 해녀는 미역짬으로 자맥질하고 어촌계원들은 '떼배'로 돌미역을 나르고

4월을 맞는 울진은 '자연산 돌미역의 세상'이다.

동해연안 경북 울진의 117Km 해안에 보금자리를 튼 갯마을은 '바다가 선사하는 생명초'인 자연산 돌미역 채취 준비로 부산하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울진은 새봄이 풀어놓는 꽃향에 봄바다가 선사하는 햇미역 향이 어우러져 '상큼 달큰한 내음'으로 가득찬다.

4월 첫 날인 1일, 코발트빛 바다를 낀 동해연안 갯마을인 경북 울진군 울진읍 온양리 '군발마을' 앞 갯바위에 한 무리의 주민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자연산 돌미역 채취에 나선 군발마을 어촌계원들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 온양리 '군발마을'의 돌미역 채취, 운반작업 모습. 2021.04.02 nulcheon@newspim.com

오전 10시, 마침 바닷 속 '짬(해중 미역바위)'에서 물안경과 잠수용 해녀복을 갖춘 해녀(海女; 잠녀(潛女)들이 한 손으로 집채만큼 커다란 돌미역 망태기를 끌며 방파제로 헤엄쳐 들어오고 있다.

물안경 너머로 보이는 해녀들의 얼굴이 온랜 수중 작업으로 빨갛게 물들어 있다. 언뜻봐도 칠십은 훌쩍 넘어 보이는 할머니이다.

해녀들이 '짬'에서 갓 베어낸 돌미역 망태기를 끌고 들어오자 방파장에 있던 어촌계원들이 끌개와 밧줄을 해녀에게 던지며 돌미역을 끌어올린다.

해녀가 싱싱한 돌미역이 가득 든 망태기 하나씩을 밧줄에 매달자 어촌계원 3~4명이 밧줄을 방파제 위로 끌어 오린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게 혼사를 앞둔 처녀 머리결 같네"

군발 마을 김소종 어촌계장이 큰 소리로 돌미역을 품평하며 환하게 웃는다.

김 어촌계장은 지난해보다 올해 미역이 풍작이라고 말했다.

이날 군발마을 미역짬에서 해녀가 채취한 미역은 모두 38망태기.

해녀 두 사람이 오전 7시부터 물질을 시작해 3시간여만에 거둔 수확량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 온양리 '군발마을'의 돌미역 분배 작업과 어촌계원임을 증명하는 '목 패찰'. 2021.04.02 nulcheon@newspim.com

생미역을 가득 담은 망태기 하나에 건미역 1단(스무올 기준)꼴로 생산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날 해녀 두 사람이 3시간만에 채취한 미역은 건미역 38단 분량이다.

울진산 돌미역 1단에 적게는 15~16만원, 많게는 23만원에 거래되는 것을 기준으로 평균 870여만원의 소득을 올린 셈이다.

갓 베어낸 싱싱한 돌미역이 방파제에 쌓이자 어촌계원들이 계원 별 몫을 나누기 위해 망태기에 든 돌미역을 한 곳에 쏟아 부어 골고루 섞는다.

이어 어촌계원 수 만큼 미리 준비해 놓은 저울에 무게를 달며 고르게 분배한다.

군발마을 어촌계원은 모두 22명.

김 어촌계장이 군발마을 어촌계원 명부가 적힌 '목 패찰'을 꺼내 보여준다. 나무로 만든 패찰에 어촌계원 이름이 하나씩 적혀인다. 일테면 미역짬 등 바다 총유자산에 대한 권리권을 명시한 등기부와 같은 역할인 셈이다.

미역 분배가 끝나자 어촌계원들은 각자의 몫으로 받은 돌미역을 리어카에 싣고 집으로 향한다.

싱싱한 돌미역을 바로 '미역발'에 갈무리해 널어 말려야 최상품의 '울진산 돌미역'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미역을 말리는 동안 행여 비라도 내리면 자연산 돌미역을 얻지 못하기 때문에 끼니도 거를만큼 미역철이면 군발마을을 비롯 울진의 34개 갯마을 어촌계는 미역채취와 미역건조작업으로 눈코뜰새없이 바쁜 일정을 보낸다.

김 어촌계장은 올해 들어 지난 3월 말부터 엿새째 미역채취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4월 중순까지 파도가 잔잔하고 비가오지 않으면 미역채취와 건조작업은 계속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바닷속 햇미역은 4월 중순이 지나면 웃자라 미역줄기가 질겨져 상품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고 덧붙인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 온양리 '군발마을'의 해녀 돌미역 채취 작업. 2021.04.02 nulcheon@newspim.com

◇ 울진 돌미역 채취는 협업노동의 정수

울진지방 갯마을의 어촌계가 관리하는 '짬'은 마을별로 경계가 엄격하게 구분돼 있다.

농촌에서 자신의 소유 논과 밭이 엄격한 경계를 가지고 있듯 미역짬도 마을별로 획정돼 있다.

해당 갯마을의 미역짬은 그 마을의 어촌계가 관리하는, 이른바 총유자산이다.

때문에 갯마을에 거주하드라도 어촌계원이 아니면 미역짬 관리권과 수확권을 부여받지 못한다.

울진지방 갯마을의 미역짬은 농촌의 논밭과 마찬가지로 자식을 기르고 가계를 일으킨 '생명밭'이다.

울진지방에는 지금도 '미역없으면 울진사람 모두 굶어 죽었지'라는 향언이 전해올 만큼 갯마을 사람들에게는 소중한 생명 터전이다.

울진지방 갯마을의 돌미역 채취어로 관행은 크게 '채취-운반-건조'의 세 단계로 집행된다. 이는 순차적이면서도 4월 한 달간 동시에 이뤄져야하는 시간집약적 노동이다.

채취작업은 해녀의 몫이다. 해녀는 미역철 없어서는 안되는 돌미역 채취 전문 기술인이다.

해녀들이 바닷 속 미역짬에서 낫으로 싱싱한 햇미역을 벨 동안 어촌계원들은 미역 전용 운반선인 '떼배(오동나무로 만든 뗏목)'로 해녀들이 채취한 햇미역을 뭍으로 운반한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지방에서 전승되는 돌미역 전문 운반선인 '떼배'. 지난 2월 정부는 울진지방의 '떼배 돌미역 채취 어로관행'을 국자주요 어업유산으로 지정했다.2021.04.02 nulcheon@newspim.com

문화학계는 울진지방에서 독특하게 전승되는 미역채취운반선인 '떼배'에 주목했다. 떼배는 오동나무 8~9개를 이어만든 무동력 목선이다.

한사람이 노를 저어가며 해녀가 수중 미역짬에서 베어 낸 돌미역을 실어 뭍으로 나르는, 미역 전문 운반선이다.
무동력인데다가 기계적 장치없이 한 사람이 노를 저어 운반하는 방식이어서 한꺼번에 많은 돌미역을 운반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또 떼배는 미역철인 아닐 때는 연안에서 '창경(나무상자에 유리를 받쳐 만든 수경)'을 이용해 문어를 잡는, '창경바리'에 요긴하게 이용됐다.

지금도 울진 갯마을 어촌계는 평균 2~4대가량의 떼배를 보유하고 있다.

이같은 독특한 전통어로기술을 지녀 정부는 지난 2월에 '울진 떼배 돌미역채취 오로관행'을 국가주요어업유산으로 지정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 온양리 '군발마을'과 북면 나곡리 '고포마을'의 돌미역 붙이기와 건조작업. 2021.04.02 nulcheon@newspim.com

이렇게 바다 속에서 뭍으로 올라 온 돌미역은 솜씨좋은 갯마을 아낙들의 손놀림으로 태백산을 넘어 동해로 넘어오는 높새바람을 맞으며 '울진산 돌미역'으로 탄생한다.

건미역은 '장곽' '중곽' '조곽'의 세가지로 구분된다. 건미역의 질은 오롯이 갯마을 아낙들의 '미역단 붙이기' 기술에 의해 좌우된다.

'장곽'은 미역의 두께가 두껍고 긴 것이며, 중곽은 최근에 많이 건조하는 방식으로 건 미역 단 길이가 90㎝~1m가량의 규모이다.

'조곽'은 생미역 길이만큼을 그대로 말린 것으로 지금은 생산하지 않는다.

울진지방에서는 주로 '중곽'을 많이 만들며, '장곽'은 북면 나곡6리 '고포마을'에서 주로 생산한다. 가격은 장곽이 중곽에 비해 5~6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돌미역 채취는 대개 3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약 한 달 간에 채취부터 운반, 건조까지 동시에 모두 마무리해야 하는 특성을 지녀 이 기간을 놓치면 한 해 미역농사는 망친다. 생산에서부터 건조까지 품이 많이 드는 매우 까탈스런 작물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파도에 떼밀려 오는 돌미역을 까꾸리로 건져올리는 울진 온양리 군발마을 아낙들. 울진지방에서는 이를 '풍락초 건진다'고 한다. 2021.04.02 nulcheon@newspim.com

미역철이면 울진지방 34곳 갯마을 어촌계는 4월 한 달 간 끼니도 거를 만큼 바쁜 일정을 보낸다.

이 무렵 울진 갯마을 어디에서나 '해녀들은 연신 미역짬으로 자맥질하고 어촌계원들은 해녀들이 채취한 돌미역을 '떼배'로 나르며, 아낙들은 싱싱한 돌미역을 '미역발'에 널어 말리는' 풍경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해마다 미역철이 돌아오면 동이 트기 무섭게 어촌계원들은 '떼배'를 띄우고 미리 섭외한 해녀를 투입해 돌미역을 채취합니다. 아이들이나 노인들은 '까꾸리(3m 크기의 장대에 갈고리 모양의 소나무 가지부분을 매단 긴 장대)'를 들고 파도에 떼밀려오는 '돌미역'을 건지러 불가(백사장)로 나가지요. 이를 '풍락초 건진다'고 합니다. 파도에 밀려오는 돌미역을 건지기 위해서입니다. 파도에 쓸리는 미역 한 올도 소홀히 하지않고 소중하게 갈무리할 만큼 미역은 우리 마을을 먹여살린 소중한 목숨줄입니다"

김 어촌계장은 돌미역 채취 중요성을 채근채근 힘주어 설명한다.

그러면서 어촌계장은 "최근 울진지방의 해녀들이 고령화로 크게 줄어들면서 중요한 자원인 울진 돌미역이 바다 속에서 그대로 사장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마을 어촌계별로 미역철 해녀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며 "울진군이나 경북도에서 해녀 등 미역채취를 맡을 대체 인력 양성에 적극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역채취 전문 기술인인 해녀의 품삯은 1일 4~5시간 기준 30여만원이다.

과거에는 현금으로 임금을 지불하지 않고 자신이 하루동안 채취한 생미역 양의 1할을 받아가는 방식이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 죽변면 봉개마을의 해녀들의 돌미역채취작업. 2021.04.02 nulcheon@newspim.com

◇ '울진자연산 돌미역' 브랜드 유지위한 '해녀(남)'양성 기관 설립 절실

매년 4월이면 울진군의 최 북단에 위치한 북면 고포리를 비롯 연안해촌은 '돌미역(자연산 미역)' 채취작업으로 눈코뜰새 없는 일정을 보낸다.

이 무렵이면 연안 해촌의 어촌계별로 "돌미역 채취위한 해녀 구하기"에 분주하다.

돌미역은 채취 시기가 일정하게 정해져 있으므로 그 시기를 놓치면 손실이 매우 크다.

이 때문에 울진 연안 해촌에서는 돌미역 채취철이면 해녀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일제강점기 이후 제주에서 울진으로 이주해 오랫동안 물질을 하며 미역채취 기술을 숙련시킨 해녀 1~2세대들이 이제는 모두 고인이 됐거나 나이가 들어 불과 어로활동을 할 수 있는 해녀가 10여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울진 연안어장에서 생산된 자연산 미역은 공식 집계된 것만 700여t이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38억 원 규모이다.

이는 또 울진 연안 어촌계별 보유한 미역짬에서 생산되는 돌미역의 1/4수준에 불과해 미역채위 위한 대체인력 양성 등을 통해 제대로 수확하면 전체의 3/4까지 수확할 수 있어 마을별 소득 규모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돌미역의 1차 생산 담당자인 해녀 인력의 희소화로 소중한 자원이자 어민 소득이 크게 감소하는 실정에 놓여 있는 셈이다.

2020년 봄, 울진산 미역, 특히 울진 북면 고포마을, 온양리 군발, 공세 현내마을, 죽변 봉개, 골장마을, 평해 직산, 거일 등 울진연안 해촌에서 생산되는 '자연산미역'은 스무 올을 기준으로 한 단에 평균 20만원 대에 거래됐다.

미역은 먹을 거리가 부족했던 시절, 울진사람들을 살려 준 소중한 구황.환금작물에서 이제는 어민과 자치단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관광브랜드. 생태어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울진 연안 해촌 어민들은 질 좋은 자연산 미역을 제 때에 채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역채취 전문 대체인력 양성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미역채취 전문 기술인인 해녀들이 고령화로 숫자가 줄어들면서 울진지방에서는 주요 바다 자원인 돌미역 채취어로 영속을 위해 대체인력 양성이 절실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울진 온양리 '군발마을'에서 미역철에 해녀구하기기 여의치 않자 남자 어촌계원이 낫을 들고 미역짬에서 돌미역을 채취하고 있다. 2021.04.02 nulcheon@newspim.com

온양리 군발마을에서는 몇 해 전부터 미역철에 해녀구하기가 여의치 않자 남자 어촌계원들이 채취기술을 익혀 가장자리의 미역짬에서 직접 미역을 채취하는 등 해녀역할을 대신하지만 돌미역 채취 기술이 전문 해녀에 비해 서툴러 노동강도에 비해 작업량이 떨어지는 등 해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주요한 바다 자원을 사장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고령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해녀의 어로기술을 체계적으로 전수하기 위한 '해녀학교' 등의 양성기관을 제도화 해 체계적으로 나잠어업기술을 전승해야 한다는 것이다.

울진군의 해산물 중 명품 브랜드로 관리되고 있는 '울진자연산 미역'의 지속가능한 생산을 통한 어민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나아가 지자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연산 미역 채취의 첨병인 해녀 등 미역채취 전문 대체인력의 양성이 절실한 과제로 제기되는 이유이다.

'떼배'를 이용한 울진의 자연산 돌미역 채취 전통 어로 관행이 지난 2월, 해수부로부터 '국가 주요 어업유산'으로 공식 선정됐다.

이를 계기로 울진의 중요한 자연자원인 돌미역의 생업문화적 가치와 명품 브랜드의 영속을 위해서는 울진군 지자체 차원에서 미역채취 대체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청년 일자리 창출과 연계한 미역채취 대체 인력 양성 방안 마련이 농어촌을 살리고 자치경쟁력을 배가시키는 절실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셈이다.

nulcheo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삼전닉스 주가는 급락, 빚은 그대로?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이틀 연속 급락하면서 이른바 '빚투' 투자자들의 담보 부담이 커지고 있다. 메모리 수요에 이상징후가 없고 주가가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담보 부족이 발생한 계좌는 반등을 기다리기에 앞서 부족분부터 메워야 하는 상황이다. 정해진 기한까지 추가 담보를 납입하거나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 주가 회복 전에 보유 주식이 강제 처분될 수 있기 때문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만2800원(6.35%) 내린 18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13만2000원(10.44%) 하락한 113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각각 7.57%, 9.46% 급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신용융자와 주식담보대출을 이용한 투자자들의 담보 부담도 커지고 있다. ◆ 주가 급락에 담보비율 하락…납부기한 넘기면 반대매매 문제는 주가가 떨어져도 빌린 돈은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담보로 잡힌 주식의 가치가 하락하면 대출금 대비 담보비율이 낮아지고, 유지 기준에 미달할 경우 추가 담보 납입이나 대출 상환 요구를 받을 수 있다. 가령 다른 담보 없이 삼성전자 또는 SK하이닉스 한 종목만 담보로 잡혀 있고 대출금이 그대로라면, 담보비율이 150%였던 계좌는 지난 5일 하루 하락만으로 각각 약 138.6%, 135.8%까지 낮아진다. 유지 비율 140%를 적용받는 계좌라면 담보 부족이 발생하는 수준이다. 이자와 비용 등을 제외한 단순 계산으로, 실제 계좌의 담보 상태와는 차이가 있다.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식 1억5000만원어치를 담보로 1억원을 빌린 투자자는 지난 5일 주가가 7.57% 떨어지면서 담보 가치가 약 1억3865만원으로 줄어든다. 증권사가 요구하는 최소 담보 가치가 1억4000만원이라면 하루 만에 약 135만원의 담보 부족이 발생하는 셈이다. 부족분을 제때 채우지 못하면 반대매매로 이어질 수 있다. 증권사들은 담보 부족이 발생한 고객에게 부족 금액과 납입기한을 안내하고 있다. 현금 입금이나 증권 입고, 보유 주식 매매, 신용융자 현금상환 등으로 부족분을 해소할 수 있지만, 기한까지 해결하지 못하면 반대매매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AI 인포그래픽=양태훈 기자] 추가 자금을 마련하는 동안 주가가 더 떨어지면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고객의 추가 납입 여력과 담보가치가 동시에 낮아질 수 있는 만큼 관련 계좌를 면밀히 관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용융자 잔액은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8조7715억원으로 전날보다 1269억원(0.44%) 증가했다. 같은 날 위탁매매 미수금 관련 반대매매 체결액은 약 84억2000만원으로, 이달 4일 약 39억원의 두 배를 웃돌았다. 이에 정부는 반대매매가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부르는 악순환을 차단하기 위해 오는 9일부터 3개월간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비율 140% 유지 의무를 면제하기로 했다. 주가 급락에 따른 일시적인 담보 부족이 대규모 강제매도로 이어지는 상황을 완화하려는 조치다. 다만 규제 완화가 모든 계좌의 반대매매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담보 유지 기준과 적용 대상, 기존 담보 부족 계좌의 처리 방식 등은 증권사별 시행 방안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이번 조치는 신용융자에 대한 담보비율 유지 의무 면제로, 주식담보대출 등 다른 대출까지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증권사들은 정부 발표 직후 내부 검토에 착수했으며, 구체적인 적용 방안과 기존 계좌에 미치는 영향은 검토 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담보부족 고객의 단기 반대매매 가능성이 낮아졌다"면서도 "다만 반대매매가 과도하게 일어나면 오히려 주가가 더 하락할 가능성도 높다. 주가 급락과 강제매도가 맞물려 하락세를 심화시키는 상황을 경계할 필요는 있다"라고 전했다. ◆ 메모리 업황은 견조하다는 평가…반등까지 버틸 여력이 변수 반도체 업황에 대해서는 최근 주가 하락이 기업의 기초체력에 비해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미주 영업·마케팅 채널을 점검한 결과 당장 메모리 수요에 이상징후는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 역시 수요 감소보다는 건설 지역 변경에 따른 불확실성에 가깝다는 진단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2027년 예상 순자산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 각각 1.13배, 1.00배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현 주가 수준에서는 향후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고, 잠재적 위험보다 기대수익에 압도적으로 무게가 실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도 이번 급락이 반도체 업황 자체의 악화보다는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과 수급 충격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민주당의 AI 산업 규제 강화 우려와 헤지펀드 청산 등이 기술주 전반의 하락을 부추겼다는 설명이다. [AI 인포그래픽=양태훈 기자]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민주당 역시 중국과의 AI 패권 경쟁을 중시하는 만큼 데이터센터 건설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미국 내 투자가 지연되더라도 동맹국 데이터센터를 활용한 연산 수요가 유지될 수 있어, 정책 우려가 과도했다는 점이 확인되면 시장도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곧바로 주가 반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iM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연말까지 저점을 높이더라도 내년 상반기에는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 하반기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협의와 장기공급계약의 이익 방어력이 확인돼야 본격적인 재평가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AI 관련 기술주 역시 주가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AI 산업이 고성장 국면에 있지만 관련 기업들의 현금흐름이 적자인 데다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근본적으로 AI 기업들과 빅테크들의 현금흐름 개선 단서가 입증되기 전에는 악순환이 끊어지기 어려워보인다"라며 "시장은 3분기 실적 시즌에서 이 단서를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4분기 실적 시즌까지는 가야한다"고 전했다. dconnect@newspim.com 2026-11-07 07:00
사진
정비사업 용적률 1.2배 허용한다더니…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정부와 여당이 민간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인센티브를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두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연내 통과가 기대됐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의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민간 정비사업의 부정부패 가능성을 지적하며 공공 정비사업 확대를 언급하면서 정부의 민간 정비사업 지원 기조가 약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용적률을 높이는 방안은 이미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진 만큼 제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추가적인 요건과 제한이 붙을 수 있어 실제 정비사업 현장에서 사업성 개선 효과가 폭넓게 나타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합의 됐지만 실제 법안 통과는 미지수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민간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용적률을 법적 상한 1.2배까지 부여하도록 하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마련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실제 법안 개정도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AI일러스트=이동훈 선임기자]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용적률 인센티브 확대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윤덕 전 국토교통부 장관 간 협의의 결과물로 평가된다. 오 시장과 김 전 장관은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위축된 민간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고 서울의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는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10대 개선 과제'를 국토부에 제시했다. 국토부는 이 가운데 8개 과제를 수용했으며, 나머지 과제 중 하나인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용적률을 허용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국토부가 특별법에 따라 추진하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에 법적 상한의 최대 1.4배, 공공재개발 사업에는 최대 1.3배의 용적률을 적용하는 점을 들어 민간 정비사업에도 이에 상응하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따라 민간 재개발·재건축사업에도 법적 상한의 1.2배 또는 1.3배까지 용적률을 추가로 허용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국토부는 용적률 1.2배 방안을 최종 선택해 여당과의 협의 과정에 있으며 이를 포함한 도정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는 상태다. 이 제도가 확정되면 법적 상한 용적률이 300%인 서울시내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는 360%까지 용적률을 늘릴 수 있으며 2종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은 250%에서 300%까지 받게 된다.  서울시 추산에 따르면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이 법적 상한의 1.2배로 높아지면 2031년까지 약 4만3000가구의 추가 공급이 가능하다. 이 경우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순증 물량은 기존 목표인 8만7000가구에서 13만가구 수준으로 늘어난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적률 법적 상한 1.2배 상향이 모든 사업장에서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적용 가능한 사업장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 이같이 추산된다"고 말했다. 시는 2031년까지 31만 가구의 정비사업 주택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용적률 상향이 이뤄지면 단순계산시 35만가구 착공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다만 법안 처리 과정에서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개정안의 방향성은 마련됐지만 국토부와 여권에서 법안 처리에 신중을 기한다는 입장이라서다. 실제 홍지선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서울 상계2구역 재개발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용적률을 1.2배까지 높이는 방안에 대해 "서울시와 도시정비법처럼 바로 풀 수 있는 문제부터 협력하겠다"면서 "서울시와 실무 협의를 하고 있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는 국토부와의 실무협의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도정법 개정안은 국토부가 아닌 여당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안으로 알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서울시보다 야당과의 협의가 우선시 될 것"이라며 "세부적인 개정안 내용에 대해 서울시의 검토를 요청하는 경우가 아직 없었고 단지 서울시의 요청사항만 국토부에 전달된 상태"라고 말했다.  ◆ 與 지역별 차등적용 등 추가 조건 내놔…대통령 비판 인식도 통과 변수 이미 방향성이 확정됐음에도 정부와 여당이 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서울시는 "서울시 입장은 이미 전달한 만큼 개정안 처리를 신속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대했던 연내 국회 통과가 어려울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질적으로 법안 개정에 시간이 소요될 사안도 발생했다. 당정협의 과정에서 여권의 추가 사항이 거론되고 있어서다. 먼저 지역별 차등적용이다. 강남·서초·송파구의 강남3구와 용산구의 민간정비사업은 용적률 추가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또 늘어난 용적률로는 전용면적 59㎡ 이하 주택만 짓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늘어나는 용적률의 50%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것에 대해 예외를 주지 못하도록 명확히 하는 것도 추가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일단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당에서 요구하는 추가 사안은 서울시가 고려했던 사안은 아니기 때문에 내부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시간 추가 소요와 진통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부분은 서울시가 크게 반대할 사안은 아닌 만큼 개정안 통과를 크게 늦출 요인이 아니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용적률 인센티브는 사업성 증대가 절실한 비도심 강북지역에 중점적으로 배정할 수 있고 또 강남권 등 인기지역에서는 재건축 이후 사업성까지 고려해 고밀 재건축을 크게 반기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의 요구 사항인 재개발 임대주택 공급 완화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내 통과 가능성을 조심스레 예측하면서도 막판 진통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재명 정부출범 이후 사안마다 극한대립에 빠진 서울시와 국토부의 관계 때문이다. 협의 과정도 순탄치 않다. 오세훈 시장은 홍 장관과의 빠른 만남을 원한다고 말했지만 홍지선 장관은 실무협의부터 마무리한 다음 만남을 공식화한 상태다. 도정법 개정 사례도 마찬가지다. 국토부는 '서울시의 답변을 기다린다'고 말한 반면 서울시는 국토부가 도정법 개정에 대해 시 의견을 요청한 사례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지난 4일 이재명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재개발 사업장을 찾아 공공 재개발을 강조하고 민간 정비사업을 비판한 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공공재개발은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데 민간정비사업은 부정 부패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이 대통령이 민간 정비사업을 악마화한다고 비판했다. 시장 전문가는 "대통령이 맞대 놓고 민간 정비사업을 비판했는데 여권이 민간 정비사업을 지원하는 법안 개정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재명 정부의 정비사업에 대한 방향성은 국정과제에도 명시돼 있는 '공공성 강화'며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대통령의 언급도 있는 만큼 국회나 정부의 제도 개선에 일정부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2026-11-07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