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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주의 이슈돋보기] 과학수사 정점 DNA와 인간의 진실공방

기사입력 : 2021년03월26일 14:01

최종수정 : 2021년03월26일 14:01

구미 3세 여아 사망, DNA는 '할머니가 엄마'
친엄마 지목 할머니는 '아이 낳은 적 없다'
과학과 인간의 진실공방 주목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이 주목받고 있다. 경북 구미에서 6개월간 방치돼 숨진 3세 아동 의 친모가 당초 어머니로 알려진 김씨가 아닌 김씨 친정 어머니라고 DNA(유전자) 검사로 확인됐지만, 친정 어머니는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과학과 인간' 사이의 진실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과학을 대표하는 'DNA'와 감성의 동물인 '인간'의 대립 속에 과학적 수사의 대명사로 불리는 DNA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김천=뉴스핌] 이민 기자 =구미 3세 여아 친모로 밝혀진 석 모(48) 씨가 11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대구지법 김천지원 법정으로 들어서고있다. 2021.03.11 lm8008@newspim.com

◆과학수사의 정점 'DNA'

영화 '살인의 추억'은 화성연쇄살인을 모티브로 한 영화다. 1986년부터 1991년까지 화성군 태안읍, 정남면, 팔탄면, 동탄면 일대 5㎞이내에서 6년 동안 여성 10명이 살해당했다. 2003년 영화로 제작돼 화제를 모았다.

10차례에 걸쳐 연쇄살인이 벌어졌지만 사건은 '영구미제'로 남았다. 그렇게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갈 시간이 충분했던 2019년 7월. 첫 사건이 발생한 지 33년만에 진범이 밝혀졌다.

영구미제로 남을 뻔한 사건을 밝힌 해결사는 'DNA'였다. 경기남부경찰청은 화성연쇄살인 피해자들의 남겨진 유품에서 검출된 유전자(DNA)가 강간과 살인 무기수로 복역중인 이춘재의 DNA와 일치한다고 확인하면서 세상 밖으로 다시 나왔다.

DNA(DeoxyriboNucleic Acid)는 살아있는 모든 유기체와 수많은 바이러스의 유전적 정보를 담고 있는 실 모양의 핵산 사슬이다. 기본적으로 H(수소)와 C(탄소), N(질소), O(산소), P(인)로 이뤄진 뉴클레오타이드의 단단한 연결고리다. 뉴클레오타이드는 DNA의 기본구성 단위다. 당과 염기, 인산기로 구성된다.

DNA는 염색체의 주성분이다. 유전정보를 염기서열로 암호화해 저장한다. 세포 분열시 DNA가 서로 엉겨붙으며 굵직한 구조체를 형성한다. 이를 염색체라고 한다. DNA에 저장된 유전 정보 자체를 유전자라고 일컫는다.

다시 말하면 모든 생명체의 근원이 되는 특징적인 물질이다. 하지만 사람마다 DNA의 특징은 모두 다르다. 구조는 동일하지만 특성은 전부 똑같지 않다. 사람의 몸은 약 100조개의 세포로 구성돼 있다. DNA는 세포마다 존재하고, 인체의 모든 곳에 있다. 옷에 묻은 땀, 자신도 모르게 떨어뜨린 머리카락, 극소량의 혈흔 등에 존재한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DNA 감식절차 <자료=대검찰청> fair77@newspim.com

경찰이 이춘재를 '살인의 추억' 진범으로 특정한 것은 바로 '이춘재의 땀'이었다. 화성 사건으로 희생된 여성 10명 가운데 1990년 11월 숨진 당시 13세의 김모양의 속옷이 경찰에 보관돼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김양의 속옷 감식을 의뢰한 경찰은 속옷 허리 부분에서 이춘재의 DNA가 검출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춘재가 김양을 손으로 잡고 흔드는 과정에서 속옷에 땀이 묻었고, 그 안에 섞여 있던 미량의 DNA가 남은 것이다.

경찰은 이어 5번째(1987년 1월) 피해자 홍모 양(당시 18세)과 7번째(1988년 9월) 피해자 안모씨(당시 52세) 유류품을 국과수에 넘겨 분석을 의뢰했고, 역시 땀과 체액 등이 이춘재의 것과 동일하다는 결과를 받았다. DNA검사가 33년된 미제사건을 해결하는 일등공신이 된 것이다.

DNA의 신뢰도는 '99.99%'로 표현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채취된 극소량의 시료에서도 DNA를 검출할 수 있다. 중합효소 연쇄반응 기법(PCR)을 이용한다. 1ng(나노그램)의 시료만 있어도 가능하다. 1ng의 시료에 담긴 DNA를 증폭시켜 결과를 도출한다. 1ng은 1g의 10억분의 1이다. 현재 한국의 DNA검출 기법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은 1992년부터 행정안전부 산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DNA분석을 시작했다. 해가 거듭될수록 장비와 시약의 발달, DNA감정관의 노하우가 더해지면서 기술이 발전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10년 7얼부터는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DNA법)에 근거해 'DNA-DB구축'도 시작했다.

'DNA-DB'(데이터베이스) 등록 범죄자 수는 해마다 약 2만명씩 늘고 있다. DNA-DB검색을 통한 미제사건 수사재개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DNA-DB검색을 통한 미제사건 수사재개 건수는 법률 시행이 시작된 2010년 33건에서 ▲2011년 320건 ▲2012년 1056건 ▲2016년 1632건 ▲2018년 2177건 등 해마다 증가 추세다.

범죄를 저질렀다고 아무나 DNA 검사를 받지는 않는다. DNA법에 따르면 적용범위는 중범죄에 해당된다. DNA 검사 적용범위는 방화, 살인, 절도, 강도, 강간·추행, 약취·유인, 체포·감금, 상습폭력, 조직폭력, 마약, 청소년 대상 성범죄 등 강력범죄와 성폭력 범죄, 마약범죄 등 재범 위험성이 높은 11개 종류의 범죄다.

채취대상은 ▲수형인(형,치료감호,소년원 송치 등이 확정된 자) ▲법률적용 대상범죄로 구속된 피의자 ▲보호 구속된 치료감호 대상자 ▲범죄현장 등에 남겨진 DNA 감식시료다.

DNA분석기법은 범죄수사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실종아동 찾기와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한국인 희생자 가족찾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유전자 감식의 다양한 활용 < 자료=국립과학수사연구원> 2021.03.26 fair77@newspim.com

◆복병 '키메라'..그래도 남은 것은 '인간의 수사력'

이같은 과학수사의 결정판인 DNA검사도 '100%'가 아닌 '99.99%'라고 하는 이유가 있다. 다름 아닌 '키메라(Chimara)' 때문이다. 과학만큼 사실과 정밀함에 입각한 것도 없지만, '인간계'에서는 과학을 의심케 하는 돌연변이 현상이 드물지만 발현한다.

2015년 10월28일 발간된 미국 타임(TIME)지에는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미국 워싱턴주에 거주하는 한 부부가 인공수정을 통해 아이를 얻었다. 하지만 부부 사이에서 태어날 수 없는 혈액형이 아이에게 나왔다. 친자확인 유전자 검사 결과 아이 유전자는 아버지와는 단지 10%만 일치했다. 어머니 유전자와는 100% 합치했다.

아버지 정자와 어머니 난자로 인공수정을 한 사실은 틀림없었다. 부모는 병원에서 실수가 있을 것으로 여겼지만, 불임시술을 실시한 병원도 실수는 없었다.

부모는 변호사를 통해 스탠포드대학 유전학과에 재분석을 의뢰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아이 아버지는 원래 이란성 쌍둥이였다. 하지만 태아로 있을 때 쌍둥이 형제의 몸을 흡수해 혼자 태어나게 됐다. 이 과정에서 태내에서 흡수된 또다른 쌍둥이의 몸과 혼합되는 '키메라'가 됐다.

아버지의 정액 가운데 90%는 자신의 DNA지만 나머지 10%는 태아에서 흡수된 쌍둥이의 DNA였던 것이다. 인공수정을 통해 태어난 아이는 아버지가 태아시절 합쳐진 쌍둥이 형제의 유전자가 계승된 것이다. 따라서 아이와 아버지의 유전자가 90% 달랐고, '아버지이지만 아버지라 부를수 없는 미스테리'가 나타난 것이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1553년 이탈리아의 아레초에서 발견된 '키메라' 청동상 <자료=위키피디아>

생물학에서는 이같은 현상을 '키메라'라고 일컫는다. 키메라는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괴물이다. 티폰과 에키드나의 딸이다. 머리와 발다리는 사자, 몸통과 사자의 목 근처에 있는 머리는 염소, 꼬리는 머리가 달린 뱀으로 표현된다.

고대국가 히타이트 전설신화에서는 계절을 상징하는 신성한 성수(성스러운 동물)로 나온다. 사자는 봄, 염소는 여름, 뱀은 가을과 겨울이다.

유전자를 조합해 새로운 세포나 동물을 만들어내는 경우도 키메라로 부른다. 수정란 일부를 잘라내고 다른 세포를 집어넣어 새로 만들어낸 배아를 말한다. 흰쥐의 수정란과 회색쥐의 수정란을 결합하면 얼룩덜룩한 '키메라 마우스'가 탄생하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자연발생적인 '인간 키메라'는 극히 드문 경우로 판단한다. 때문에 DNA검사가 극소수로 나타나는 키메라 현상으로 결과에 대한 신뢰와 과학이 훼손되기는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중요한 것은 '과학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앞선 미국의 인공수정 '키메라 현상'도 과학을 통해 원인이 밝혀졌다. 과학이 맞다고 확신하면, 남은 것은 인간의 수사력이다.

fair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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