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제품 콜라보에 소비자 "어린이 사고 우려"
관련 규제는 부재...식약처 "제재 방안 검토 중"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편의점들이 화학 제품 등 '못 먹는 제품'과의 먹거리 협업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면서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다만 제품 분별이 어려운 어린이나 노인이 안전사고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편의점 GS25는 모나미와 협업한 '매직펜 스파클링 음료'를 출시했다. CU는 '말표'와 협업한 구두약 초콜릿 및 바둑알, 바둑알통을 그대로 구현한 '최강 미니 바둑 초콜릿'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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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S리테일] 2021.02.26 hrgu90@newspim.com |
'이종협업' 제품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 '펀슈머'(소비를 통한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제품은 소비자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시멘트 브랜드 천마표와 손잡은 '천마표 시멘트 팝콘' 등 편의점들이 이색 제품을 끊임없이 발굴하는 이유다.
하지만 이에 대한 소비자 불만도 나오고 있다. 시각적인 분별이 어려운 연령층은 이런 상품들로 사고를 빚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소비자는 "인지능력이 낮은 저연령 아이들은 먹을 것이 아니라고 가르쳐도 호기심에 입에 대곤 한다"며 "기왕이면 화학제품 말고 먹어도 영향 없는 제품이나 브랜드와 협업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GS25가 출시한 매직 스파클링을 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식품과 인체에 해로운 화학제품의 포장은 엄격히 구분돼야 한다' '재미로만 보기에는 위험한 제품'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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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BGF리테일] 2021.02.26 hrgu90@newspim.com |
CU가 출시한 '최강 미니 바둑 초콜릿'도 아이들이 실제 바둑알을 삼킬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을 받았다. CU의 '말표 립밤', '말표 핸드크림'은 말표 구두약과 흡사한 케이스로, 세븐일레븐의 '딱붙캔디'는 용기와 내용물이 딱풀을 연상케 한다는 우려를 낳았다.
편의점들은 잇단 콜라보 제품 흥행에 젖어있는 상태지만, 소비자들의 우려도 반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소비자 의견을 검허히 받아들여 향후 협업 제품을 개발할 때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의 어린이 안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어린이가 이물질을 삼키는 사고는 2017년 1498건에서 2018년 1548건, 2019년 1915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완구 및 문구 등 학습용품이 가장 많은 사고를 일으켰다.
그러나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이색 상품 관련 규제는 부재한 상태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관련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을 인지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 관계자 역시 "판매 제재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hrgu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