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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이슈+] '노무현 대선공약' 공수처, 법 발의 16년만에 출범 앞둬

기사입력 : 2020년12월12일 06:10

최종수정 : 2020년12월12일 14:06

노무현 "검찰은 아무런 견제를 받지 않는 권력" 공수처 공약
입법까지 패스트트랙·동물 국회·필리버스터·'살라미' 임시국회
공수처장 인사청문 일정 따라 내년 1월 중순쯤 출범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지난 10일 야당 교섭단체 거부권을 사실상 삭제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국무회의를 거치고 나면 공수처 출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를 두고 기다림이 해소됐다고 평가한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10일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 "공수처 설치는 시민사회의 요구로 공론화된 후 24년을 끌어온 우리 사회의 오랜 숙원이었다"라며 "그 숙원을 받들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께서 공수처 설치를 국민 앞에 약속했지만 기득권 세력의 저항과 방해로 계속 무산됐다"고 썼다.

이 대표는 이어 "그것을 문재인 대통령께서 다시 공약, 작년 말 어렵게 입법했다"며 "그러나 그 법률의 소수의견 보호 장치가 공수처 출범저지의 방편으로 악용됐다. 그런 경험을 겪어 오늘 우리는 법률을 개선하기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12.11 leehs@newspim.com

◆노무현 대선공약 '공직부패수사처 설치법'이 원형

공수처는 민주당의 오랜 숙원이다. 김대중 대통령 취임 당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첫 번째 개혁과제로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제안한 바 있다. 김대중 정부는 검찰 수뇌부에 호남 출신 검사를 앉혔다. '영남 일색'이던 검찰의 인적 개혁에 나선 셈이다. 또 기소권과 수사권을 가진 '특별검사 제도'도 도입했다. 그럼에도 김대중 정부 검찰 개혁은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정치 검찰'을 일신하지 못했다는 평가에서다. 

김대중 정부 뒤를 이은 노무현 정부는 검찰 개혁 의지가 강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대선 공약으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를 내걸었다. 검찰의 기소권을 분산시켜 검찰의 권력을 분산시키겠다는 의지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후 자서전, '운명이다'는 검찰에 대해 "검찰은 아무런 견제를 받지 않는 권력이다"라며 "특히 기소 독점권을 가진 만큼 기소권을 부당하게 행사하거나 행사하지 않는 위험이 있었다. 검찰 과거사를 보면 그런 일이 많았다"라고 짚었다.

참여정부는 법무부 장관으로 강금실 장관을 앉히는 파격인사를 실시하고 후에 공수처 원형이 된 '공직부패수사처' 설치법을 정부안으로 발의했다. 하지만 당시 공수처법은 열린우리당 당내 갈등, 재보궐선거 실패, 검찰의 저항, 한나라당 반대가 맞물리면서 결국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운명이다'는 노 전 대통령 퇴임 이후 검찰개혁에 대한 기억을 다음과 같이 남겼다.

"검경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를 밀어붙이지 못한 것이 정말 후회스러웠다. 이런 제도 개혁 없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려한 것은 미련한 짓이었다. 퇴임한 후 나와 동지들이 검찰에서 당한 모욕과 박해는 그런 미련한 짓을 한 대가라고 생각한다."

민주당 내에서는 참여정부 시절 실패한 검찰 개혁에 관해 일종의 트라우마가 있는 셈이다. 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한 배경에도 어떻게든 검찰 개혁을 이루고 말겠다는 민주당 주류의 시각이 담겨 있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1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공수처 처리가 지지부진해지자 당원들 사이에서 180석이나 만들어줬는데 뭐하고 있냐는 불만이 터져나왔다"라며 "이번에 처리를 못했다면 더 큰 비판에 직면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해=뉴스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아들 노건호씨가 지난 5월 23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서 헌화를 하기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노무현재단] 2020.05.23 photo@newspim.com

◆20대 국회서 우여곡절 끝에 제정…21대 국회서 야당 비토권 삭제한 끝에 출범 가시화

지난 20대 국회에서 공수처법을 처음 발의한 의원은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이다. 2016년 7월 노 전 의원의 '공수처법'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국회의원·장성급 이상 장교·경무관급 이상 경찰·지자체장·법관·검사 등과 그 가족에 대한 수사권과 기소권, 공소 유지권을 가졌다.

공수처장 임명은 대법원장이 후보를 추천하면 국회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했다. 자격 요건은 판사·검사·변호사, 공공기관 법률 종사자나 대학 법학 조교수 이상 재직자중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 중 15년 이상 종사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노 의원 안은 이후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되다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후 사개특위 간사였던 백혜련 민주당 의원이 2019년 4월 공수처법을 발의했다. 당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공수처법 제정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민주당은 의석 과반을 확보하기 위해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인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과의 공조를 이뤄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을 동시에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 330일 뒤에 본회의 의결 절차를 거치게 했다.

이후 2019년 12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수처법이 통과됐다. 당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대표발의한 공수처법 수정안은 공수처장 후보 임명과정에서의 야당 거부권을 명시한 것과 공수처 인사에서 법무부 입김을 줄였다. 

자유한국당은 의결을 막기 위해 당시 본회의에 상정된 모든 법안에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신청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임시국회 소집, 종결을 반복하는 '살라미 전술'과 민생 법안을 저버렸다는 여론 악화에 막혔다. 

이후 21대 국회가 개원했지만 공수처는 처장 후보 추천부터 지지부진했다. 민주당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 가동을 요구했지만 국민의힘은 삼권분립에 위배돼 위헌 소송을 제기해서다. 여기에 상임위 배분·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 처리가 맞물리면서 추천위 가동은 지지부진해졌다. 이에 민주당은 야당 거부권을 삭제한 개정안을 내놓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21대 첫 정기국회를 앞두고 박병석 국회의장이 국민의힘에 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구성을 요구하고 나서야 추천위가 가동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추천위원 반대로 3차례 처장후보 추천위 논의가 무산되자 민주당은 법 개정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4차례 법안소위 논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한 만큼 법안 통과를 막을 수 없었다는 계산에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019년 4월 26일 국회에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저지하기 위해 팔짱을 끼고 드러누워 회의실 입구를 막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3당은 자유한국당이 회의장을 봉쇄하자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로 장소를 옮겨 회의를 개의했다. 2019.04.26 kilroy023@newspim.com

◆15일 국무회의서 개정안 공포 뒤 출범 절차 돌입

10일 국회를 통과한 공수처법 개정안은 오는 15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될 예정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15일 이후 10일 이내 기한을 두고 국민의힘에 추천위원 구성을 요구해야 한다. 현재 국민의힘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이 모두 사퇴를 표명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이 추천위원 구성에 응하지 않는다면 박 의장은 한국법학교수회 회장이나 사단법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을 추천위원으로 위촉해야 한다.

후에 구성될 추천위는 처장 후보자로 2인을 추천해야 한다. 현재까지는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전현정 전 부장판사가 유력하다. 민주당이 공수처 연내 출범을 서두르고 있어서다. 앞서 두 사람은 법 개정 앞서 진행된 추천위 회의에서 각각 5표로 가장 많은 득표를 차지한 바 있다.

추천위가 처장 후보자 2인을 추천하고 나면 문재인 대통령이 2명 중 1명을 지명하고 국회에 인사청문요구안을 제출하게 된다. 이후 20일 이내 인사청문회를 진행한 뒤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공수처 출범이 이뤄진다. 청문일정을 고려하면 내년 1월 초에서 중순쯤 공수처 출범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야당이 줄곧 공수처 출범을 반대하는 만큼 인사청문회는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with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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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스테이지' 첫 주자 민주·김마누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개최하는 싱어송라이터 경연대회 '히든스테이지'가 드디어 막이 오른다. 20일 오후 4시 10분 유튜브 '뉴스핌TV'를 통해 공개되는 '히든스테이지'는 미래의 한국 대중음악을 이끌어갈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경연 대회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24팀(명)이 매주 2명(팀)씩 출연하여 실력을 겨룬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대회의 첫 경연 주자는 민주와 김마누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민주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민주(본명 김민주·24)는 스스로를 자유로운 싱어송라이터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아직까지 정형화된 음악 대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고 부른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고향 부산에서 어쿠스틱 기타 한 대로 세상 사람들과 만나왔다. 이번 '히든스테이지' 출전을 계기로 부산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다섯 살 때 김종국의 '사랑스러워'를 불러서 칭찬을 받은 것이 노래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7살 무렵부터는 빅뱅의 열렬한 골수 팬이 됐다. 피아노와 클라리넷을 연주했고, 성악을 공부하면서 합창단에서 활동하는 등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쌓아왔다. 자연스럽게 음대에 진학하여 음악 공부를 이어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김마누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밴드 '밍글'로 활동할 당시에 KT&G 상상 라이브 연습실 우승(2023)을 차지했고, 부산 MBC '마이스테이지' 가을 특집 출연(2024), KNN '마실가요, 따스함으로 물들다'에 출연(2024)하는 등 지역에서 음악 활동을 해왔다. 본인이 하고 있는 음악과 달리 개성이 넘치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좋아한다. 또 강렬하면서도 파워풀한 여성 로커 제니스 조플린의 음악도 좋아한다.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그 '어떤 것'에 대한 갈망의 또 다른 표현인 셈이다. 참가곡은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와 '수도 없이'라는 곡이다. '너가 외롭고 아프지 않았음 해/ 내가 외로워져 아파지더라도 말야/ 넌 좀 달랐으면 해. 나와는 말야/ 내가 흘린 눈물의 반의 반만 흘렸으면 해'라는 노랫말을 담고 있는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는 이타적 감성이 돋보이는 노래다.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새웠어/ 수도 없이 많은 꿈을 꾸어 왔어/ 수도 없이 많은 사람 만나왔고/ 수도 없이 별 수도 없이/ 이제 나는 빈껍데기만 남아/ 아직도 꿈을 꿔/ 아직도 사람들을 만나며/ 밤을 새워'라는 노랫말을 가진 '수도 없이'는 코로나 시국에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 만든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민주. 2025.06.19 oks34@newspim.com 김마누(본명 김지범 ·34)는 보컬 트레이너로 일하는 싱어송라이터다. 4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면서 언젠가는 음악을 하게 될 거라는 예감이 한다. 몽환적이면서도 따스한 분위기의 음악인 베드룸팝과 인디록을 지향한다. 베드룸팝의 대표주자인 Mac de Marco의 노래를 좋아한다. 엄청난 훅을 가진 그의 노래들과 일상 하나하나가 밈이 되는 스타일까지 마음에 든다. 제28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으며 JTBC '슈퍼밴드 1'에도 출연했다. 멜로망스의 7집 앨범 '너랑'의 작곡자이며,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OST에서 작사와 작곡, 노래까지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2022년도 1월 'I'll Be There'로 데뷔했으며 올해 또 다른 앨범 발표와 공연을 준비 중이다. '히든스테이지' 출연을 계기로 국내뿐만이 아니라 크게는 해외 페스티벌 참가 및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의적인 사운드와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꿈이다. 오랫동안 곁을 지켜주고 있는 부모님, 연인, 친구들에게 주는 노래 'I'll Be There'는 김마누의 대표곡이다. '이제 내게 기대/ 내가 늘 옆에 있어 줄게'라는 노랫말처럼 한 편의 멜로영화처럼 아련하고 고요하다. 여기에 비 오는 날의 숨결과 사랑의 리듬을 표현한 'Tiny Couch'를 부른다. 'Tiny Couch'에서 김마누는 사랑이란 거창한 말 없이도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고 속삭인다. 'You hum that tune like you always do/ And I'll sing low, just like I promised to/ Your laugh fills me, baby I won't let go'라는 노랫말처럼 말 없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포옹과 같은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김마누.2025.06.19 oks34@newspim.com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히든스테이지'는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녹화 경연을 진행 중이다. 9월 첫째 주 본선 경연이 끝나면 심사위원과 응원단의 점수를 합산하여 톱 10 진출자를 결정한다. 10월 1일 오후 서울 홍릉 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문화광장에서 마지막 톱 10 경연대회를 펼친다.  '히든스테이지' 대상(1명)은 500만 원, 최우수상(2명)은 각 300만 원, 우수상(1명)과 루키상(1명)에게는 각 200만 원 등 총 1,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상이 주어진다. 본선 진출자 모두에게 포트폴리오로 활용 가능한 라이브 클립 제작, 각종 공연 참여 기회 및 언론 인터뷰 등의 기회가 주어진다. 또 최종 우승자인 대상 수상자에게는 음원 발매를 지원한다. 뉴스핌과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서울특별시·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후원하는 '히든스테이지'는 대중음악계에서도 이미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는 대회로 손꼽히고 있다. 제1회 대회에서는 대상을 수상한 에이트레인과 최우수상 수상자인 파일럿과 우수상을 탄 미지니가 배출됐다. 지난해 2회 대회에서는 뉴스핌 '히든 스테이지' 대상에 이찬주, 최우수상은 헤밍·채겸이 차지했다.  oks34@newspim.com 2025-06-2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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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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