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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안다] 간쑤 오지를 가다, 경제대국 생활소국, 소득 1만불시대의 중국 '라오바이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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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2만 5천 달러 베이징과 또 다른 모습의 중국
황토사막 가로질러 20년 전으로 가는 시간 여행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지난 1월 20일 씨트립 예약 사이트에 접속해 간쑤성 우웨이(武威) 기차역에서 후베이성 우한(武漢)으로 가는 25일 자 기차표를 예약하려 했으나 번번히 '예약실패'라는 표시가 뜬다. 공식 발표 이전 사실상 이때부터 전염병 통제를 위한 우한 교통 봉쇄령이 시작된 것이다. 당초 간수성 농촌 중국 친구집에 들러 설을 쇤 뒤 우한으로 가서 신종 코로나 전염 상황을 취재하고 돌아오려던 계획은 여기서 멈춰야 했다. 이번 여정은 현지 신종 코로나 전염 상황을 살펴보고 중국 31개성 중 GDP 최하위인 오지 마을을 찾아 1인당 GDP 1만 달러 시대 중국의 또다른 얼굴을 만나는 시간이 됐다.<편집자주>

25인승 작은 버스안이 담배연기로 자욱하다. 통로 건너 옆자리 중년 남성은 한시간도 안돼 담배를 벌써 네 가치나 피웠다. 운전석 위로 '금연'이라는 표시가 있었지만 한사람의 이방인을 빼놓고는 이 남성의 차내 흡연을 이상하게 여기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차내 흡연이 당연시됐던 1992년 수교전, 텐진에서 베이징으로 가는 봉고 버스안의 풍경과 흡사했다.

1월 24일 오후 2시 간쑤(甘肅)성 진창(金昌)시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출발한 버스는 민친(民勤)현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차안 승객들의 행식에서 베이징 사람들과 20년이 훨씬 넘는 생활 격차가 느껴진다. 완행버스는 수시로 정차하고 중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렸다. 승객들이 하는 얘기는 뜻을 알 수없는 지방 사투리다. 친절하게도 앞자리 청년이 그들의 얘기를 열심히 베이징 보통화로 설명해줬다.

문명 저 넘어... GDP 꼴찌 간쑤의 작고 외진 마을

도로는 간신히 포장이 됐지만 중앙선이 없어 거의 단일로나 별 차이가 없다. 길 주변은 온통 황량한 느낌의 거칠고 칙칙한 황토 사막이다. 사막 평원으로 곧게 뻗은 길은 어느 순간 지평선 저 넘어 낭떠러지로 뚝 떨어져 버릴 것 같은 느낌이다. 문명의 흔적이라고는 가끔 스쳐가는 전기 통신 탑과 아스팔트 도로가 전부다.

1월 24일 새벽 베이징 수도공항에서 출발해 중국 친구 예펑위(葉鵬玉)의 집으로 가는 길은 꼬박 10시간의 대장정이었다. 이른 아침 6시 50분 베이징 수도 공항서 출발, 란저우(蘭州) 중촨 공항에 도착해 진창시로 가는 비행기를 갈아타고, 친창시에서는 다시 민친현으로 가는 시외 버스에 올랐다. 길은 끝도없이 이어졌다.

특히 길목 길목마다 신종 코로나 예방을 위한 검사와 검역이 심해져 이동 시간은 한층 지체됐다. 항공편이 이런데 이 먼길을 순전히 기차나 버스로 이동하는 귀향 길은 어떨까. 순간 중국 농민공들에게 춘제(春節,설) 귀향은 설레임이면서 동시에 홍역같은 진통이겠구나하는 생각이 스쳐간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민친현 다바향 왕모이스 마을 예펑위의 고향집.  2020.02.06 chk@newspim.com

3시간 황량한 황토 사막 길을 달린 끝에 버스는 민친현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예펑위의 집 민친(民勤)현 다바(大壩)향 왕모이스(王謨一社)까지는 여기서도 다시 한시간 가량 더 가야한다. 두어시간 전 먹은 간편 기내식이 다 꺼졌는지 시장기가 느껴진다. 하지만 설 연휴와 신종 코로나 탓인지 주변을 아무리 살펴봐도 문을 연 식당이 한 곳도 없다.

작은 구멍가게를 찾아 강스푸 (康师傅) 컵 라면으로 허기를 채웠다. 상점 주인이 '어디로 가냐'고 묻는다. 왕모이스 마을이라고 하자 먼저 다바(大壩)향 까지 가야한다며 택시를 불러준다. 우리의 면소재지에 해당하는 다바향에 도착하니 예펑위가 미리 오토바이로 마중을 나와 있었다.

'행복한 도시인'을 꿈꾸는 주링허우 신세대 농민공

간쑤성 민친현의 예펑위는 1991년생 '주링허우(90 後, 90년대 출생자)'로 베이징에서 직장 다니는 2, 3세대 신세대 농민공(농촌 호구로 도시에서 일하는 주민)이다. 민친현에서 고등학교를 나와 2016년 랴오닝(辽宁)성 선양(沈陽) 공업대에서 수학을 전공한 뒤 베이징에 와서 컴퓨터 프래그래머로 취직했다. 월 수입은 1만 8000위안 인데 5대 보험을 빼고 나면 매월 실 수령액은 1만1000위안(약 185만원 ) 정도다.

그는 베이징 외곽 북 5환과 6환 사이의 6평 남짓되는 월세 1200위안 짜리 허름한 다세대 주택에 산다. 수도 사용료와 전기세는 별도이고 여러면에서 일반 아파트에 비해 조건이 많이 떨어진다. 같은 위치에 있는 일반 아파트는 10평 이내라도 월세가 3000위안~ 4000위안에 달한다. 그래도 일반 농민공에 비해서는 형편이 괜찮은 편이다. 허드렛일을 하는 농민공들은 한달에 6000~7000 위안 벌기가 빠듯하다.

중국도 오래전부터 주 5일 근무제를 시행중이지만 예펑위의 회사는 주 6일 근무제다. 주말 그는 특별한 일이 아니면 등산 싸이클 등 레저 활동으로 휴일을 보낸다. 그는 인터넷 동호회원들과 자전거로 텐진(天津)과 친황다오(秦皇島), '시진핑의 특구'로 알려진 슝안(雄安)신구 까지 다녀오기도 한다며 최근에 4000위안 짜리 자전거를 장만했다고 자랑했다. 만리장성 트래킹도 그가 좋아하는 취미중 하나다.

'행복은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해~~~' 예펑위는 집으로 향하는 오토바이 엑셀러레이터를 높이면서 리샤오제(李晓杰)의 "친구를 위하여 건배라는 노래를 신명나게 불러 제꼈다. "싱푸 젠캉 디이(幸福 健康 第一) 궁주오 디얼(工作 第二)'. 그는 언젠간 등산도중 "일보다도 행복과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며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오토바이가 왕모이스(王謨一社) 마을 집에 도착했다. 예펑위의 부친 예씨 부부가 문앞까지 나와 반기며 거실로 안내한다. 예펑위 부친 예 씨는 인민공사 시절 예펑위 조부때 이곳에 와서 정착하게 됐다고 일러준다. 중국의 농촌 마을 말단 행정단위는 흔히 '춘(村)'이지만 이곳은 '사(社)'로 끝나는데 이는 '대(隊)'라는 의미로 옛 인민공사 시절 흔적이라고 예 씨는 설명했다.

예씨는 아들 하나에 딸 하나를 뒀다. 딸은 출가해 지금 허난성에 살고 있고 손녀가 둘이다. 예씨는 이곳 왕모이스 마을에서 7.5무(畝, 1무 200평)의 밭을 경작하고 있다. 호구가 이곳에 있는 예펑위의 몫까지 가족 1인 당 2.5무씩, 3명의 땅을 배정받은 것이다. 예씨는 이땅에 옥수수 밀 해바라기를 재배한다. 고추와 채소도 심지만 이는 뜰에 자라는 대추와 함께 자가 소비용이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2020.02.06 chk@newspim.com

'부자 중국'의 사각지대에 놓인 라오바이싱(老百姓)

"오는 길에 '민친(民勤)양육 민친멜론' 이란 입간판 구호를 봤어요. 고소득 농업을 권장하는 구호같던데 이런 농사는 짓지 않나요". 특용 작물과 채소 등 비닐하우스 고부가 유기농 농사가 어떠냐고 묻자 예씨는 투자금이 엄청나 엄두를 낼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1무의 밭에서 밀과 옥수수 등 농사를 지을 경우 비료 농약 물세 전기세 등을 공제 하면 남는 것은 400위안 정도예요. 7.5무를 다 합쳐봐야 농사로 얻어지는 수입은 연간 총 3000위안 정도 밖에 안되지요". 잠깐 멈췄다가 뭔가 생각이 난 듯 예씨는 "마을 공동축사에서 양을 한 15마리 키우는데 4, 5월 양털을 깍아봐야 킬로 당 400위안씩 몇푼 안된다"고 덧붙였다.

예씨는 농한기에는 현 정부가 배정하는 다궁(打工, 현에 나가 공사장 일을 하는 것)에 참여한다. 하지만 하루 일당이라 해봐야 고작 100위안 이다. 농사 수입 3000위안과 다궁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을 합쳐도 예씨의 연간 총 수입은 2만위안이 좀 넘는 정도다.

우한 신종 코로나가 심각성을 드러내기 직전인 1월 17일 중국 당국은 2019년 1인당 GDP가 7만 892위안(1만276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아프리카보다도 가난했던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 시대를 맞았다며 분위기가 꽤나 고조됐다. 베이징은 특히 1인당 GDP가 중국서 가장 많은 2만 4000 달러로 늘어났다.

하지만 왕모이스 마을의 농민 예 씨에게 이런 수치는 딴나라 얘기다. 예 씨네 민친현이 속한 간쑤성은 1인당 GDP가 4790달러로 전국 31개 성시중 맨 꼴찌인 31위다. 그나마 다바 향과 왕모이스 마을 농민들의 소득은 또 이보다 한침 뒤진다. 예씨는 "나라가 부자가 됐는지 모르지만 농민(인민)은 여전히 가난하다"고 말했다. 중국은 2월 5일 2020년 중앙 1호문건에서 17년째 또다시 농업중시 정책인 '3농(농업 농촌 농민)'을 강조했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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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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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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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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