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주말 이슈+] 필리버스터의 덫에 빠진 20대 국회…9~10일 본회의 가능할까

기사입력 : 2019년12월08일 08:07

최종수정 : 2019년12월08일 08:07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여야, 필리버스터 vs 패스트트랙 합의 무산
역사상 김대중 이후 2번 필리버스터 진행돼
9일 한국당 원내대표 선출이 주요 변수일수도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20대 마지막 정기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여야가 협상을 거부하면서 2020년 예산안을 비롯한 민생법안 그리고 쟁점 법안을 처리할 물꼬가 트이지 않는 상황에 봉착해있다.

국회 파행을 몰고간 원인 중 하나는 자유한국당이 지난달 29일 신청한 필리버스터다. 합법적 의사진행발언을 뜻하는 필리버스터는 국회 내 다수파의 독주를 막거나 필요에 따라 의사진행을 저지하기 위한 합법적 수단을 동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당은 민주당이 범여권과 공조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안을 담은 선거제 개혁법과 검찰개혁법 그리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설치안을 강행 처리하려는 조짐이 보이자 본회의에 상정된 199개 법안 모두에 필리버스터를 걸었다.

이에 문희상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철회하는 조건으로 공수처와 선거제 개혁법안 상정을 연기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려 했지만, 결국 합의는 무산됐다. 이에 따라 오는 9일과 10일로 예정던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강대강 대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주당과 국회의장 민생외면 국회파탄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2019.11.29 kilroy023@newspim.com

◆ 1964년 DJ에서 시작된 필리버스터...유신 시절 폐지 후 국회선진화법으로 부활

대한민국 필리버스터의 역사는 1964년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터 시작됐다. 야당 초선의원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동료 의원인 김준연 자유민주당 의원의 구속동의안이 본회의에 상정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5시간 19분 동안 발언했다. 결국 안건 처리는 무산됐다.

김준연 의원은 당시 한일협정과정에서 박정희 정부가 일본으로부터 1억3000만 달러를 수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때문에 박정희 정권은 한일협정에 대한 국민 저항을 누르는 차원에서 김 의원을 대상으로 구속 동의안을 제출했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원고도 없이 5시간이 넘도록 연설을 이어갔다. 그는 연설에서 "국회 조사가 진행 중인데 구속동의안을 낸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고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없는데도 구속하려드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대통령 이후 대한민국 역사에서 필리버스터가 시행된 사례는 2건 더 있다. 그러나 법안 처리를 막는데 성공한 사례는 없다. 여러 사람이 많은 시간을 들여서 필리버스터를 하지만, 법안을 효과적으로 막아내지 못한다는 점에서 '가성비'가 좋은 방법은 아닌 셈이다.

두 번째 필리버스터는 1969년 박한상 신민당 의원이 주도했다. 그는 당시 '3선 개헌안'을 저지하기 위해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10시간 15분 동안 발언했다. 3선 개헌안은 '대통령 1차 연임만 할 수 있다'는 헌법 규정을 폐지하기 위한 개헌안이었다.

박 의원은 무려 60여 명의 속기사를 동원하면서 밤을 꼬박 세웠지만, 개헌을 막아내지는 못했다. 당시 여당이던 공화당이 박 의원에게 3선 개헌안을 대체할 법안을 만들겠다고 약속하면서 회의는 가까스로 끝날 수 있었다. 그러나 공화당은 1969년 8월 30일 저녁 8시, 야당의 눈을 피해 단독으로 법사위 회의를 개최하고 국민투표법을 몰래 통과시켰다.

유신독재 체제가 본격화하기 전까지는 국회에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가 가능했다. 제헌국회에서 제정한 국회법 상에는 '의원의 질의, 토론, 기타 발언에 대해 국회의 결의가 있는 때 외에는 시간을 제한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었다. 

하지만 3선 개헌안이 통과되고 유신체제가 굳어지자 1973년, 국회의원의 발언시간을 최대 45분으로 제한하는 내용으로 국회법을 개정했다. 이 같은 법 때문에 필리버스터는 사실상 폐기됐다. 그러나 2012년 국회선진화법이 개정되면서 부활했다.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본회의에 올라간 특정 안건에 대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요구하면 의장은 이를 실시해야 한다. 단, 토론은 각 의원이 한번씩만 할 수 있으며, 재적의원 5분의 3의 요구로 토론을 종결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2.01 pangbin@newspim.com

◆ 192시간의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국민들에게 각인

이후 사람들에게 '필리버스터'라는 시스템을 각인 시킨 일이 발생했다. 지난 2016년, 더불어민주당은 테러방지법 통과를 저지 하기 위해 무려 192 시간이 넘도록 의사진행 발언을 이어갔다.

2016년 2월 23일 오후 7시 7분 김광진 민주당 의원부터 3월 2일 오후 7시 32분까지 당시 이종걸 민주당 원내대표까지 무제한 토론을 진행했다. 그때 은수미 의원이 10시간 18분을 발언했고 27일에는 정청래 의원이 11시간 39분을, 마지막으로 진행한 이종걸 원내대표가 총 12시간 13분을 발언했다.

12시간 31분은 우리나라 헌정사상 최장 필리버스터 기록인데, 한 기자가 이종걸 의원에게 12시간 동안 화장실도 안가고 어떻게 발언을 이어갔는지 묻자 "말을 하면 땀이 나기 때문에 괜찮았다"고 답한 유명한 일화가 있을 정도다.

당시 192시간 동안 필리버스터가 진행됐지만,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필리버스터가 끝나자마자 테러방지법을 통과시켰다. 20대 국회로 넘어오면서 민주당 등 진보적인 정치세력이 다수파가 됐는데도 필리버스터 당시 통과된 테러방지법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20대 국회에서 한국당의 199개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시도는 현대 정치사에서 또 다른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지난달 29일 여당이 본회의에 불참하는 전술로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실행을 무산시킨 탓에 시작조차 못해서 몸싸움은 없지만, 국회는 아예 작동하지 않고 멈췄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오는 9일과 10일에 걸쳐 본회의를 열어 예산과 법안처리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본회의까지 단 하루만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한국당은 예정대로 필리버스터를 진행할지 아니면 여야 간에 협상을 통해 돌파구를 찾을지 여전히 가능성은 열려 있는 상태다. 

다만 한국당의 원내대표 경선이 오는 9일 오전 9시에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오후 본회의 전 한국당 차기 원내지도부와의 협상 재개 가능성도 있어 필리버스터 소용돌이 속 20대 국회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jellyfis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감사원장 후보자에 김호철 변호사 지명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7일 감사원장 후보자로 김호철 변호사를 지명했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이 오늘 감사원장 후보로 김호철 변호사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김호철 감사원장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김 후보자는 국가경찰위원회 위원장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 등을 역임한 인물로,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 수호에 앞장서 온 대표적인 인권 변호사로 평가받고 있다고 이 수석은 설명했다. 이 수석은 "김 후보자가 경찰국 신설과 군 의문사 진상 규명 등 사회적 파장이 컸던 사안에서 공공성과 법적 원칙을 견지해 왔다"고 했다. 이 수석은 "김 후보자는 감사 운영의 정상화를 통해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 그리고 국민 신뢰라는 헌법적 가치를 확고하게 복원할 적임자이자 전문가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parksj@newspim.com 2025-12-07 13:37
사진
내란 특검, 추경호·황교안 불구속 기소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이 7일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낸 추경호 의원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핌DB] 박지영 특검보는 추 의원에 대해 "피고인은 여당 원내대표로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유지 의사를 조기에 꺾게 만들 수 있었던 유일한 사람이었음에도, 비상계엄 유지를 위한 협조 요청을 받고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고 무장한 군인에 의해 국회가 짓밟히는 상황 목도하고도 아무런 조치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의원 권한이자 의무인 표결권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고, 본회의 개의를 알고도 의원총회 개최 의사도 없이 의총 소집 장소를 당사로 변경해 국회 진입 의사를 가진 국회의원의 발길을 돌리게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또 본회의장에 있던 국회의원에게는 밖으로 나오라는 메시지 전달했는데, 이는 윤 전 대통령이 군인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본회의장에 들어가 있던 국회의원을 끌어내려 하려는 행위와 같이 평가된다"고 부연했다. 박 특검보는 "국회의원이 국회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헌정 질서가 파괴되는 상황"이라며 "본인이 원내대표실에 있으면서 이런 파괴된 현장을 목도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윤 전 대통령은 지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 나와서 '추 의원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는가'라는 재판장 질문에 '걱정하지 말라. 길게 가지 않고 빨리 해결될 것'이란 취지로 말했다. 이 말은 너희들이 국회 의결 해제하지 않고도 내가 끝낼 것이란 말"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 의원은 충분히 본인의 역할을 지시받았고 이와 관련해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추 의원은 '대통령님 이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빨리 해제해달라'는 말을 한 번도 한 적 없다. 본인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특검보는 "비상계엄이 선포될 즈음 당대표는 체포 대상이 될 정도로 사실상 의사 소통 창구가 전혀 아니었고, 여당과의 의사 소통 통로이자 서로 논의할 수 있던 사람은 추 의원이 유일했다"며 "(추 의원은)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하거나 이래선 안 된다는 의사표시는 하나도 없이 본인이 알고 있던 모든 것을 여당 의원에게 고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그는 "사실상 계엄이 국회의결로 해제되는 것은 아니다. 여당 원내대표마저 협조하지 않고 반기를 들었다면 계엄 해제가 빨라졌을 것"이라며 "계엄에 대한 문제 해결 방식이나 회복 시간 등이 상상 이상으로 빨라졌을 것이고, 국론 분열이나 사회적 혼란도 훨씬 더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 의원은 지난해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의총 장소를 세 차례 변경하는 방법으로 자당 소속 의원들의 표결 참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로 인해 당시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단 18명만이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할 수 있었고, 국회 해제 요구 결의안은 결국 재석 190명 중 찬성 190명으로 통과됐다. 특검은 당시 추 의원이 국회 이동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그의 측근들과 통화한 사실을 바탕으로 그가 의도적으로 표결을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특검은 추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지난 3일 "혐의 및 법리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이를 기각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사진=뉴스핌DB] 한편 특검은 이날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불구속 기소했다. 황 전 총리는 비상계엄 당시 "나라를 망가뜨린 종북주사파 세력과 부정선거 세력을 이번에 척결해야 한다", "우원식 국회의장을 체포하라. 대통령 조치를 정면으로 방해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체포하라" 등의 게시물을 올려 내란을 선동한 혐의 등을 받는다. hyun9@newspim.com 2025-12-07 17:26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