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뉴스핌] 이주현 기자 = 청주교육대학교가 최근 남학생들이 단체 대화방에서 여학생들을 성희롱했다는 주장에 대해 진상조사 중인 가운데 윤건영 총장이 고개 숙여 사과했다.
청주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 건물. [사진=뉴스핌DB] |
윤 총장은 15일 담화문을 통해 "지난 주말 우리 대학은 예비교사들의 행동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사건을 접하고 대학 구성원 모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저 역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무엇보다 이 사건으로 대학 가족, 동문, 학부모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이번 사태는 얼마 전 모 대학에서 발생한 유사 사건을 통해서도 충분히 예견될 수 있었던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철저한 예방적 차원의 교육적 조치가 미흡했음에 총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 사회는 초등교사에 대한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인권 의식을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초등교사가 가르쳐야 할 대상이 자기 자기 방어력이 부족한 어린 학생들이며 장차 우리 미래를 책임질 인재 육성에 대한 사회적 책무성을 갖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 사태는 몇몇 학생이 사이버 공간에서 벌인 사적인 행동으로 치부하기엔 사안의 무게가 중차대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장으로서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사건을 처리함에 있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다시는 이런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윤 총장은 △진상조사위원회를 통한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 △조사과정에서 2~3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 △관련 당사자 엄중 책임 △교사윤리강령(가칭) 제정 등 구체적인 개선책을 모색할 것을 밝혔다.
그는 "'중용'에 있는 '언고행 행고언'이란 말이 떠올랐다. 말을 하고자 할 때는 행동을 돌아보고, 행동하고자 할 때는 말한 바를 돌아보라는 의미로서 이번 사태에서 봤듯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절실하게 요청되는 덕목이 아닐 수 없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학의 존재 목적과 사명, 역할에 대해 깊게 성찰하는 기회로 삼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8일 청주교대 게시판에는 '여러분들의 단톡방은 안녕하신가요?'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익명의 작성자는 "최근 내부 고발자를 통해 일부 남학우들의 남자 톡방의 존재를 알게 된 후 큰 충격과 상처를 받았다"며 "단톡방에 있는 남학우 5명의 언행을 고발하고자 한다"고 폭로했다.
대자보에 따르면 남학생들은 올 3월부터 8월까지 단체 대화방에서 여학우들의 외모를 비교하거나 비하하면서 성적 발언을 일삼았다. 이들은 지난 5월 교생 실습과정에서 만난 초등학생을 놓고 '사회악', '한창 맞을 때' 등의 발언도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자보 게시자는 "톡방의 텍스트본을 입수하여 모든 내용을 확인한 후 무엇이 최선일가 고민하다가 근거없이 커지는 소문과 의혹을 바로잡고자 했다"며 "이 대자보가 모두에게 다시 한번 생각해볼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공개했다"고 적었다.
교육부는 재학 중 성희롱·성폭력 징계 이력 등을 교원자격 취득 시 반영하고, 성인지교육 및 인권교육 등을 교원양성기관 교육과정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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