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뉴스핌] 양상현 기자 = 경기 포천시에서는 지난 6월과 7월에 입국해 관내 시설채소 농가에 배정됐던 네팔 판초부리시 출신 계절근로자들이 다음주 출국을 앞두고 무더기로 이탈했다. 이에 따라 영농현장에 불법 체류 외국인 근로자가 급증,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일까지 배정된 농가에서 이탈이 확인된 판초부리시 계절근로자는 17명이고, 지난 7월에 이탈한 필리핀 출신 계절근로자 1명까지 포함하면 현재까지 모두 18명이 배정 농가에서 종적을 감췄다.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90일간 단기취업(C-4) 비자를 통해 농업 분야에 합법적으로 고용하는 제도다.
네팔 판초부리시 계절근로자들은 1차 37명, 2차로 4명 등 모두 41명이 입국했는데, 오는 10월 14일 출국을 앞두고 갑자기 한 명씩 사라지기 시작한 것. 포천 농가의 일손을 돕겠다고 포천시와 네팔 판초부리시가 MOU까지 맺고 들어온 계절근로자들이 불법체류자로 전락되는 것까지 감수하고 이탈을 감행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은 지난 7월 12일 고용농가들과 더불어 근로여건 개선방안, 불법체류 및 이탈방지대책, 인권보호 등에 대한 사전교육을 받았다.
하지만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이처럼 출국을 앞두고 사라지는 이유는 비행기 비용과 출국 커미션 등 많은 비용을 들여 한국에 왔는데, 3개월만 일하고 떠나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불법체류자로라도 한국에 남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천시 친환경농업과 관계자는 “현재 11개 농가에 24명의 네팔 계절근로자가 근무 중이다. 매일 이 농가에 전화해서 계절근로자 이탈을 확인하고 있다. 출국 날짜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오고 있는데 더 많은 이탈자가 나올까 걱정”이라며 “내년에도 계절근로자 MOU가 체결되면 해당 국가의 담당 공무원을 3개월 동안 파견해 감시하는 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에는 비자가 취소된 것을 모르고 입국했던 네팔 판초부리시 계절근로자 5명이 인천공항에서 한달 가까이 농성을 벌이고 돌아간 적도 있는데, 포천시 관계자는 “계절근로자 도입과 방법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농번기마다 제기되는 고질적인 농촌지역 일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네팔 판초부리시와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 제도는 부족한 농촌 인력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농번기에 단기간(90일간) 외국인 근로자를 합법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제도로 법무부가 지난 2015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지역 한 농민은 “계절근로자의 경우 최저시급을 맞춰줘야 해 월급과 부식비 등을 고려하면 한 달에 200만원 가까이 필요하다”며 “단기간 많은 일손이 필요할 때는 불법 체류 외국인을 고용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농업 현장에서는 연간 수천명 수준인 계절근로자 규모를 확대하고 고용기간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 계절근로자 무단 이탈 책임을 농가에 지우는 현행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외국인 불법 체류자가 늘고 있는 만큼 계절근로자 배치 및 고용허가제와 관련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법무부 `2019년 6월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전국의 불법체류 외국인은 36만여명으로 2016년 20만여명에 비해 16만명 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yangsanghy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