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뉴스핌] 정은아 기자 = 지난 6월 경기도 오산시의 한 야산에서 암매장된 채 백골 상태로 발견된 시신의 정체는 가출한 만 16세 청소년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살해와 사체은닉 등 혐의로 A씨(22) 등 20대 3명을 체포하고 이들을 도운 C양(18) 등 10대 남녀 2명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진=뉴스핌DB]

이들은 가출 청소년인 B씨와 함께 생활하던 가출팸(가출청소년 공동체)으로 대포통장을 수집해 보이스피싱 조직 등에 팔아 넘기는 범행에 동원했다. B군이 다른 범죄에 관해 경찰에 진술해 자신들이 처벌받게 될 처지에 놓이자 앙심을 품고 지난해 9월 9일 오후 7시40분께 B군을 오산시의 한 공장으로 불러낸 뒤 살해하고 인근 야산에 암매장했다.

경찰은 타살 혐의가 높다고 판단하고 시신발견 직후 광역수사대를 중심으로 44명의 수사전담팀을 편성해 수사에 착수했다. 국과수 부검 결과 B군이 15~17세의 청소년으로 밝혀지면서 인접 지역에 접수된 유사 연령대 가출인·장기결석자·주민등록증 미발급자 등을 발췌해 3만 8000여명을 추려 신원 확인 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소재불명 청소년 1명의 SNS 프로필 사진에서 시신과 함께 발견된 반지 등을 착용한 것을 발견하고 B군과 가족 DNA 대조를 통해 시신발견 49일만에 신원을 확인했다. B군은 2017년 고등학교 2학년 때 자퇴했으며 과거 가출을 한 사실은 있으나 실종신고는 접수되지 않은 상태였다.

지난 6월 6일 오전 7시 30분께 오산시 한 야산의 한 묘지 근처에서 발견된 15∼17세 전후 남성을 찾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전단지[사진=경기남부지방경찰청]

이후 수사에 급물살을 타면서 경찰은 B군이 사망 당시 A씨 등이 꾸린 가출팸에서 생활한 사실을 파악하고 조사한 결과 지난해 사용한 차량의 트렁크에서 B군의 DNA와 범행도구인 삽과 장갑 등을 범행 전 구매한 사실까지 확인했다.

이에 경찰은 지난 19일 별개의 범죄로 각각 구치소와 교도소에 수감중인 A씨와 다른 1명, 그리고 군 복무중인 나머지 1명까지 체포했다. 이들은 경찰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함께 경찰은 사건 당일 B군을 오산의 공장으로 유인한 C양 등 2명을 미성년자 유인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jea06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