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회의·대면보고 대신 사내 네트워크 강화
KPI도 전면 폐지...과정 중심 평가 체계 효과 주목
[편집자주] 지난 10일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 ‘투자가 문화가 되다’를 공개했다. 변화를 선도하고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 삼겠자는 취지다. 동시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인베스트먼트 컬쳐 크리에이터(Investment Culture Creator)’도 함께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정영채 사장이 취임 후 제시한 ‘자본시장 대표 플랫폼 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취임 2년차를 맞아 조직 내 새로운 바람을 불러온 정영채 사장의 성과와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NH투자증권의 과거, 현재, 미래를 들여다봤다.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최근 금융투자업계의 주요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주 52시간 근무제다. 300인 이상 업체는 지난해 7월부터 정식 도입됐지만 은행·증권 등 금융사들은 업계 특성을 감안해 올해 7월부터 시행한다.
NH투자증권 역시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주 52시간 근무환경 조기 정착을 위한 ‘NH 스마트 워크(Smart Work 333)’를 실시하고 있다. NH 스마트 워크는 △근무시간 준수 △업무 효율화 △일과 생활의 균형 등 직원들이 변화하는 근무 환경에 조기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내부 캠페인이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제도 변경에 따른 갑작스런 결정이 아닌 정영채 사장 취임 후 꾸준히 전개된 조직문화 변화 노력의 일환이라는 게 회사 임직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정 사장이 평소 강조하는 단어는 ‘소통’이다. 과거 IB사업부 대표 시절부터 조직원들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걸 최우선으로 한다. 작년 말에는 대표적인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대신할 사내 익명게시판 ‘소통의 창’을 개설하기도 했다.
이는 사내 업무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정 사장은 취임 직후 불필요한 회의와 대면 보고를 최소화했다. 정해진 틀에 맞춘 문서를 통해 상부에 보고하던 기존 관행을 벗어나 실무자도 때와 장소에 상관 없이 직접 사장에게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공을 들였다.
회사 내 한 고위 임원은 “정기적으로 열리는 임원 회의 외에 개별 사안에 대해 보고하는 일은 손에 꼽을 정도”라며 “궁금한 내용이 있으면 사장 본인이 직접 해당 부서를 방문해 확인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귀띔했다.
대신 사내 메신저를 통한 실시간 보고 체계는 더욱 강화했다. 지난해 IB사업부에서만 시행하던 ‘콜 리포트’ 시스템을 전 사업부서로 확대한 것이 대표적이다. 콜 리포트는 직원들이 고객을 만한 후 작성하는 업무 일지로 사무실에 복귀할 필요 없이 현장에서 직접 주요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사장부터 현장 영업사원까지 현안에 대해 실시간으로 논의할 수 있어 외부 활동이 많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긍정적 평가가 우세하다.
여기에 임직원 성과분석 자료로 활용하던 KPI(핵심성과지표)의 전면 폐지도 획기적인 변화로 꼽힌다.
KPI는 임직원들이 달성해야 하는 업무 목표, 과제를 미리 설정하고 향후 실행 여부에 따라 인사평가에 반영하는 제도다. 1년에 2번 지급되는 성과급 규모도 여기서 정해지는 만큼 직원들이 느끼는 부담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이에 정 사장은 직원들이 실적 부담으로 고객 자산관리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KPI를 전격 폐지하고 직원 개인이 센터장 등 직속 부서장과 상의해 자체적인 평가 기준을 확립하도록 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도입 첫해인 만큼 실무적으로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하다”면서도 “일단 현장 일선 등 내부 반응은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성과보수 비중이 높은 업계 특성상 향후 미칠 파장에 대한 갑론을박이 여전하다. 때문에 결과 대신 과정 중심의 평가 체계로 바꾸려는 정 사장의 뚝심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이에 대해 또 다른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전통적 브로커리지 중심 영업 대신 자산관리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NH투자증권의 시도를 높게 평가한다”며 “다만 임직원 성과 비교를 위한 객관적 기준이 필요한 만큼 향후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mkim0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