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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비엔날레] 기후변화·인종차별·경계 이슈 통찰…"현재를 이야기하다"

기사입력 : 2019년05월12일 17:09

최종수정 : 2019년05월12일 17:10

[베니스=뉴스핌] 이현경 기자 = “여기에 모인 작가들 모두 강하게 오늘을 이야기하고 있다.”

제58회 베니스 비엔날레(베네치아 비엔날레) 본전시에 참여한 이불 작가는 이번 전시명인 ‘May you Live in interesting Times(흥미로운 시대를 살아가기를)’에 대한 생각을 이렇게 밝혔다. 사전 오프닝이 열리는 지난 9일(현지시간) 이불 작가는 전시명 속 ‘interesting’은 단순히 ‘흥미로운’의 뜻이 아닌 이 세상에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아우른다고 해석했다.

이 작가의 말처럼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의 총감독인 랄프 루고프는 세계를 휘감는 이슈를 한 자리에 모았다. 79명(팀)의 작가가 함께한 본전시에서는 난세를 꿰뚫어보는 미술 작품이 대거 등장했다. 기후 문제, 인종차별, 국가와 경계, 난민, 페미니즘을 정면으로 마주한 작가들의 이야기가 다채롭게 펼쳐졌다.

◆ 랄프 루고프의 본전시…꾸밈 없이 날 것 그대로

황금사자상(작가상)의 주인공인 아서 자파는 백인우월주의의 표상을 담은 영상과 설치물을 선보였다. 50분가량의 영상은 웅장한 음악으로 인종주의와 폭력에 대해 표출하고 있다. 동시에 인종주의에 대한 현실을 고찰하는 예술작품이 세상에 나왔을 때 현실과 어떤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 관객에게 직접 질문한다.

[베니스=뉴스핌] 이현경 기자= 본전시에 소개된 인도작가 쉴파 굽타의 작품 2019.05.10 89hklee@newspim.com

사라진 역사를 조망하는 전시도 눈길을 끌었다. 인도 작가 쉴파 굽타는 사운드 설치작품 ‘For, In your tongue, I cannot fit’으로 정치와 예술의 관계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 작품은 정치적 이유로 시를 검열받고 투옥된 100명의 시인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전시장에는 시가 적힌 100개의 종이를 날카롭게 뚫고 올라온 100개 기둥이 세워져있고 천정에서 내려온 마이크에서는 시를 읊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어두운 조명 아래서 역사 속에서 사라질뻔한 시들이 마치 한곡의 교향곡을 떠올리게 한다.

멕시코 작가 가브리엘 리코는 나뭇가지와 사슴 다리 등 자연 재료를 네온과 놋쇠 등과 함께 구성한 작품을 선보였다. 그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재료로 만든 조각품으로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했다.

◆ 한국 작가 이불·강서경·아니카 이의 활약

본전시에 참여한 한국 작가의 작품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았다. 이불 작가는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GP)에서 철거된 철근 600kg으로 제작한 ‘오마드 V’를 선보였다. 이 작품은 4m 규모의 철탑으로 다양한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이 기념비 형식의 철탑이 보내는 신호는 ‘그렇다’이다. 상대의 질문에 대한 답이다. 작가는 어떠한 질문에도 이러한 답을 한다고 설명했다.

[베니스=뉴스핌] 이현경 기자= 아르세날레에 전시된 '오마드V' 앞에서 이불 작가 2019.05.10 89hklee@newspim.com

고요한 ‘오마드 V’는 5분 마다 한번씩 채찍질의 굉음을 내는 중국의 듀오 순양의 작품 때문에 관람에 방해를 겪기도 한다. 작품을 감상하려고 하면 귀를 찢는 듯한 소리가 전시장에 울려펴져 이불 작가 작품의 배치가 아쉽다는 반응도 일부에서 나온다. 한편 예상보다 작은 규모라는 말에 이불 작가는 “이것보다 더 크면 선전이 아닌가. 작가가 전하려는 메시지에 알맞은 크기를 만들기 위해 고민했다”고 밝혔다. 

[베니스=뉴스핌] 이현경 기자= 아르세날레에 전시된 강서경 작가 작품에 외국인 관람객들이 몰려있다. 2019.05.10 89hklee@newspim.com

강서경 작가는 회화형 공예인 ‘땅, 모래, 지류’ 연작을 아르세날레에서 선보이고 있다. 회화형 공예인 이 작품에는 많은 외국인 관람객이 관심을 보였다. 자르디니에는 작가의 가장 오래된 연작 중 하나인 ‘그랜드마더 타워(Grandmother Tower)’도 눈길을 끌고 있다. 작가가 기억하는 할머니에 대한 애정이 담긴 타워 근처에서도 관람객들이 몰려 감상했다.

[베니스=뉴스핌] 이현경 기자= 자르디니에 전시된 이불 작가의 작품에 외국인 관람객이 감상하고 있다. 2019.05.10 89hklee@newspim.com

아니카 이는 아르세날레와 자르디니에 각각 ‘바이올로 가이징 더 머신-촉수 문제’와 ‘바이올로 가이징 더 머신-미지의 나라’를 선보였다. 이번에도 그는 과학과 예술의 결합을 통한 실험적인 작품을 발표했다.

◆ 아르세날레 못지 않은 자르디니 내 국가관들의 활약

생태 문제와 관련한 이슈도 심심찮게 보였다. 노르딕 3국(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은 ‘Weather Forecast:Forecasting Future’를 주제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조명했다. 인간이 자연을 압도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인간과 자연은 공존관계가 필요하고 관용을 베풀며 어울려야함을 시사하고 있다.

[베니스=뉴스핌] 이현경 기자= 자르디니에 전시된 프랑스관 2019.05.10 89hklee@newspim.com

2시간 동안 줄을 서서 봐야했던 프랑스관은 '국가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제시했다. 'Deep See blue surroundin You'는 이탈리아 부라노 물 위에 녹아들어간 각종 생명체와 전자 기기들이 결국 어느 지점에서 모이게 되는지, 이들의 기원과 종착지는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아울러 영상에서는 현재 시점에서 일어나는 이슈들과 이들이 영향을 끼치는 국가 간의 경계에 대한 이야기를 심층적으로 다룬다. 이후 퍼포먼스를 통해 영상에서 이야기한 과정을 한 번더 강조한다.

[베니스=뉴스핌] 이현경 기자= 아르세날레 전시된 가나관의 엘 아나추이 작품 2019.05.10 89hklee@newspim.com

아르세날레에는 상설 국가관 26개가 마련돼 있다. 이후에는 공간이 부족해 자르디니에서 나머지 국가관들이 펼쳐진다. 소위 열강들이 모인 아르세날레 국가관과 달리 자르디니에 위치한 국가관에서는 보다 더 실험적이고 흥미로운 작품이 들어섰다. 중국관, 인도네시아관 등은 참신한 주제와 전시 구성으로 관람객들의 호응을 받았다. 이번 국가관 황금사자상 역시 자르디니에 자리잡은 리투아니아가 받았다.

올해 처음 참가한 가나관에 대한 호평도 쏟아진다. 가나관은 ‘가나 드림’을 주제로 아르세날레 전시장에 자리잡았다. 가나 전시관은 가나를 대표하는 조각가 엘 아나추이의 작품이 전시장을 가득채웠다. 이 작품은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은 나이지리아 출신 엔 오쿠이 감독의 유작이라 더욱 큰 인상을 줬다.

[베니스=뉴스핌] 이현경 기자= 비엔날레 전시장 전경 2019.05.10 89hklee@newspim.com

6개월간의 대장정이 이어지는 베니스 비에날레에 대한 기대감 못지 않게 아쉬운 목소리도 나온다. 실험적인 전시보다 여전히 상업적 페어의 성격을 못 벗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100년 이상 축적된 시간과 거대한 규모, 높은 명성을 자랑하는 비엔날레지만, 이번 전시를 두고 일부에서는 ‘대형 박람회’를 떠올린다는 비판도 나온다.

비엔날레 이후 상업 페어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경로 탓에 ‘상업 페어를 위한 교두보’라는 오명도 갖고 있다. 작가들의 날 것 그대로의 개성 넘치는 작품이 이어진다는 호평과 쓴소리가 함께 존재하는만큼, 전시 말미에는 어떠한 평가가 나올지 주목된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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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협상, 명백한 중국의 승리"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중 관세협상에 대해 중국내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승리'를 거뒀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중국의 매체들은 13일 일제히 미중관세협상 결과를 보도하고 나섰다. 관영매체들은 '승리했다'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지만, 협상이 성공적이었다는 논조를 유지했다. 중국의 SNS상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중국이 승리했다는 반응 일색이다.  12일 미중 양국의 협상단은 스위스 제네바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추가적인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5년전인 2020년 1월 타결됐던 미중 관세협상 결과와는 차이가 크다. 당시 중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 구매할 것을 약속했고, 강도 높은 지재권 보호 , 금융 서비스 시장 개방, 환율 투명성 강화 등을 보장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관세를 일부 인하했다. 하지만 이번 미중 관세협상에서는 양국이 모두 동등하게 115%의 관세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중국의 미국산 물품 구매나 시장개방에 대한 약속은 없었다. 양보 일변도였던 5년전과 달리 이번 미중 관세협상은 공평하고 평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결과를 얻었고, 미국은 끝내 양보했다"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강대강 전술이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양국의 제네바 경제·무역 회담 공동성명 발표는 중국이 무역 전쟁에서 거둔 중대한 승리이자 중국이 투쟁을 견지한 결과"라며 "미국의 무역 괴롭힘에 맞서 항쟁할 용기가 조금도 없는 국가들과 비교하면 이번 승리의 무게가 더 무겁다"고 논평했다. 광다(光大)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국제 무역 투쟁에서 패권을 두려워하지 않고 굳건하게 맞선 결과 단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가장 먼저 미국에 대등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국내적 국제적으로 대응조치를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자오상(招商)증권은 "중국은 미국과 공평하고 평등한 협상을 진행했으며,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중국은 우호적인 국가들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중국 경제의 대미 의존도를 낮췄고, 기술 진보와 군사력 확충 등이 이뤄졌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여론이 지나치게 고무되는 것을 경계하는 논설기사도 나왔다. 신화사는 '중미 경제무역 회담이 세계 경제 압박을 낮추고 신뢰를 증진시켰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양국의 대화 재개는 기쁜 일이지만, 양국간의 의견 차이 해소는 복잡하고 어려우며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오성홍기와 미국 성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ys1744@newspim.com 2025-05-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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