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급심 ‘각하’..선고 전 각계의견 청취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제3자의 정자로 인공수정으로 낳은 자녀를 남편의 친자식으로 추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김명수 대법원장)가 선고에 앞서 각계 목소리에 귀기울인다.
현대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친생추정의 증명이 가능해졌고, 인공수정 등 임신과 출산이 새로운 형태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5월22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에서 A씨가 자녀들을 상대로 낸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 상고심 사건에 대한 전합 공개변론을 연다고 9일 밝혔다.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은 친자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소송이다. 이번 전합 공개변론은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6번째다.
대법에 따르면 A씨 부부는 A씨의 무정자증으로 자녀가 생기지 않자, 1993년 제3자로부터 정자를 제공받아 시험관 시술로 첫 아이를 낳고 친자식으로 출생신고를 했다. 1997년 A씨의 처는 혼외 관계를 통해 둘째 아이가 태어나자 A씨는 친자식으로 알고 출생신고를 마쳤다.

하지만, A씨는 2013년 부부갈등으로 협의이혼신청을 밟으며 둘째 아이가 친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A씨가 두 자녀를 상대로 친생자 관계가 없음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원심에서는 첫 아이에 대해 원고가 인공수정에 동의했기 때문에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은 부적법하다고 봤고, 둘째 아이의 경우 입양의 실질적 요건을 갖춘 만큼, 양친자관계가 유효하게 성립됐다고 판단해 소를 각하했다.
대법원은 1983년 7월 전합 판결에서 부부가 동거하지 않아 아내가 남편의 자녀를 임신할 수 없는 게 외관상 명백한 사정이 있는 경우만 친자로 추정할 수 없다는 예외를 인정해 왔다.
대법 관계자는 “기존 법리는 판례에 의해 형성되어 장기간 법률상 친생자 관계 형성의 기준의 되어왔으므로 그 변경 여부는 사회생활의 기초가 되는 가족관계의 형성과 이를 바탕으로 한 부양, 상속 등의 문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새로운 임신과 출산 모습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법적·의학적 문제와 관련 제도에 미칠 수 있는 파장도 적지 않으므로, 각계의 의견 수렴과 아울러 폭넓고 치밀한 법리 검토가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people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