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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이슈+] 문대통령, '北 달래기' 딜레마...남북철도 올스톱이냐, 전진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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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례 남북정상회담 '北 설득' 불구, 北·美 제자리
남북철도 시·종착역 선정작업 착수, 도로기준 통합
남북도로협력단도 신설했지만...철도 연결 '안갯속'
경제협력 공동체 구상도 차질…전문가 "난처한 상황"

[하노이=뉴스핌] 특별취재단 = ‘세기의 핵담판’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2차 북미정상회담이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한 채 결렬됐다.

핵심 쟁점인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한 간극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협상이 결렬된 이유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회담 결렬의 최대 피해자는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 중재자를 자처하며 전력을 쏟아왔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불투명해지면 국정 동력은 물론 외교력에도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이른바 북미 간 힘겨루기 중간에 끼여 북한과 미국 양자 모두와 껄끄러운 외교적 난관에 봉착할 수도 있다. 그래서 '딜레마'라는 말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1절 100주년 기념식에서 “(북미정상회담 결렬은) 더 높은 합의로 가는 과정”이라며 “미북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양국 간 대화의 완전한 타결을 반드시 성사시켜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협상의 완전한 타결을 반드시 성사시킬 것"이라는 발언에 방점을 찍었다. 문재인 정부가 처한 현재의 상황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3.1절 기념사에서 신한반도체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文 "이제 우리의 역할 중요해졌다"...트럼프 "김정은과 대화해 결과 알려달라"

문 대통령은 “이제 우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1박 2일 간 대화를 나눈 것만 해도 성과”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정상회담 종료 후 귀국길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가까운 시일 내 만나자”며 북미 간 중재 역할을 자처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을 향해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당부한 대목이 인상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과 대화해 결과를 알려달라”고 직접 요청했다. 중재 역할을 공식 요청한 것과 마찬가지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회담 결렬이 확정된 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과거 어느 때보다도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룬 것도 분명해보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 빈손으로 끝난 회담이 문재인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남북, 북미 간 활력소가 될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는 달리 요란했던 빈수레에 그쳤기 때문이다.

[판문역=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윤혁 북한 철도성 부상이 지난해 12월 26일 북한 개성 판문역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의 세부일정으로 침목서명식을 하고 있다. 

◆ 이미 테이프 끊은 남북철도 연결사업...공동조사 보고서까지 주고 받았는데 '올스톱' 우려

외교가에선 이르면 4월로 예상됐던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고 내다봤다.

또 북미 간 다음 정상회담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후속 회담이 곧 열릴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하지만 1차 회담 이후 2차 회담이 열리기까지 260일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후속 회담 일정이 쉽게 잡힐 것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다만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앞으로 몇주 동안 실무협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언급, 물밑 실무 협의가 가동될 것임을 시사한 대목은 의미심장하다. 판을 깼지만 협상을 계속한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결과를 유리하게 도출하기 위한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이번 회담 결렬로 인해 대북제재 완화의 문턱이 높다는 것은 확연히 드러났다. 당장 남북 간 협력 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로 인해 금강산·개성공단 재개 및 철도·도로 연결 등도 불투명해졌다.

남북은 지난해 12월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남북 철도 착공식을 열었다. 또 지난달 25일 철도·도로 협력 관련 자료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상호 교환하기도 했다. 

통일부는 지난달 27일 남측이 지난해 연말 진행했던 '경의선·동해선 철도 현지공동조사 결과보고서'를 북측에 전달했다. 또 북측은 '철길 관련 종합자료' 등을 우리 측에 제공했다.

당시 북한이 우리 측에 전달한 자료는 철도 2종, 도로 6종으로 철도는 △개성~신의주 사이 철길 자료 △금강산~두만강 철길 종합자료, 도로는 △평양~개성 고속도로 공동조사 보고서 △도로설계 기준방안 △다리설계 기준방안 △도로 노반 시공 기준방안 △콘크리트 도로 포장 시공 기준방안 △아스팔트 도로 포장 시공 기준방안 등이다. 

앞서 우리 측은 지난 1월 31일 도로 실무 접촉시 우리 측 도로 조사 결과보고서 및 5종의 자료(△도로 구조·시설 기준, △도로설계 기준, △도로공사 표준시방서, △토목공사 표준시방서, △콘크리트 표준시방서)를 북측에 전달했다. 

정부 관계자는 "남북이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를 구상하는 데 있어 중요한 참고자료를 주고 받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 진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해제 상황을 지켜보면서 구체적인 현대화 공사계획도 검토할 계획이었는데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앞으로 진행절차를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파주=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남북공동철도조사단

◆ 도로기준 통합, 남북도로협력단까지 만들었는데..."당분간 북·미 상황 봐야"

남북철도 연결사업은 이미 저만치 가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역점사업이다. 착공식을 가진지 불과 두달여 지났지만 관련 부처 간 협업은 빠르게 속도를 내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 철도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미 남북철도 시·종착역 기능을 담당할 거점역 선정에 착수했다. 실제로 철도시설공단은 '장래 효율적인 연계 운영을 고려한 철도망 구축방안 수립' 연구용역을 이달 발주할 예정이다. 연구용역은 1년 정도 걸린다.  

철도공단이 제시한 후보지는 서울역과 용산역, 청량리역, 수서역 등이다. 앞으로 남북으로 연결될 철도노선은 경의선(서울~개성~신의주)과 경원선(서울~철원~원산), 동해선(강릉~고성~나진) 등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각 노선별로 적합한 시·종착역을 선정하는 한편 통합·연계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연구용역이 끝나면 결과를 국토부에 보고하고, 국토부는 곧바로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할 방침이다.  

남한과 북한의 고속도로 연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북한고속도로 건설에 필요한 사전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남과 북의 고속도로 설계·시공·유지관리 기준을 통일시켜 남북이 공동으로 고속도로 건설사업 추진 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27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남북고속도로 연결에 대비해 남북한 통합 고속도로 공사시방서를 내년 말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고속도로의 설계, 시공, 유지관리에 필요한 일종의 방대한 설명서를 통합하는 작업이다. 이를 위해 도로공사는 '통일대비 북한 건설인프라 현황분석 및 개발에 관한 연구'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북한의 지질, 기술인력, 장비, 기후를 비롯한 건설환경을 조사하고 분석해 최적의 남북한 통합 고속도로공사시방서를 제시할 계획이었다"며 "하지만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대북제재가 그대로 유지된 채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에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일정을 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것은 정부 부처는 물론 철도·도로 관련 산하기관들도 일제히 대북사업을 정조준하면서 기능을 재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도로공사는 지난해 4월 구성한 남북도로협력사업단(T/F)을 지난 1월 2일부로 남북도로협력처로 승격시켰다. 이세홍 처장을 중심으로 남북도로계획팀, 남북도로사업팀 2개 팀으로 구성했다. 남북도로 협력사업 추진과 남북도로 기술 교류 업무를 수행한다는 취지다. 

남북은 지난해 4월 판문점 정상회담 직후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에 합의하고 이를 위한 기초 조사를 벌이며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8월 경의선 도로에 대한 공동조사를 진행했고, 동해선은 지난해 12월 말 공동조사 대신 고성~원산 간 도로 약 100㎞ 구간 현장을 점검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대북 제재가 완화되면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금으로선 어떻게 진행할지 누구도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북한 고속도로 현황 [자료=도로공사]

◆ 문 대통령의 신한반도 구상도 차질...미국에 남북경제협력 공동체 청사진 꺼내기 힘들 듯  

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의 재개 방안도 미국과 협의할 것”이라며 “비핵화가 진전되면 남북 사이에 경제공동위원회를 구성해 남북 모두가 혜택을 누리는 경제적 성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교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진전 없이 대북 제재 해제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확실히 밝힌만큼 당분간 남북경협이 속도를 내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의 ‘신(新) 한반도 체제’도 속도조절이 불가피하다. 신한반도 구상은 남북이 한반도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고, 남북 간의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경제협력 공동체를 만든다는 청사진이다. 그러나 북미 회담이 결렬되면서 경제협력 구상이 단기간 현실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문 대통령의 신한반도 구상 등이 전면 수정될 수 밖에 없다”며 “정부로선 굉장히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고 말했다.

노민호 기자 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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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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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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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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