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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모스크바 이야기]...(3-2) 취재 열풍타고 동분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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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현장 속으로...세계 각국 91~93년 러시아 방문 러시
KAL기 희생자 추모비, 러시아 무성의-일본군 위령탑 경내 건립 '실망'
소련 해체로 국적바뀐 고려인들...높은 교육열-농사솜씨로 칭송
러시아 첨단우주과학 거점 '별의 도시'-가가린 우주비행센터 '충격'

[김흥식 뉴스핌 객원논설위원]

구 소련과 러시아에서 일어난 사태전개가 워낙 역동적이고 드라마틱해서인지 한동안 세계 곳곳에서 찾아온 방문객들로 모스크바는 유례없는 성황을 이뤘다. 특히 1991년부터 93년까지가 그랬다. 러시아 방문이 마치 시대적 조류이자 대세로 여겨질 정도였다.

[서울=뉴스핌] 모스크바 시내 도로 차량들 (2008.09.29.)

◆소련 붕괴사태 전개 드라마틱...91~93년 세계 각국 러시아 방문 러시

특히 고르바초프를 한번 만나보려고 크렘린 문을 두드리는 외국정치인들이 적지 않았다. 세계적 수퍼스타인 고르바초프와 찍는 사진 한 장이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는데 유효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 역시 대선주자급을 비롯한 정치인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정치인뿐만 아니라 경제계, 문화계, 심지어 종교계에 이르기까지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뒤질세라 모스크바를 찾았다.

취재거리가 넘쳐났던 모스크바에는 워싱턴 다음으로 외국특파원들이 많았는데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10여명의 상주 특파원이 활동했다.(지금은 겨우 서너 명 수준이라니 격세지감이 든다) 당시 취재원들은 특파원 모두를 상대하기 벅찼는지 대개 볼펜(신문.통신) 1명, 마이크(방송) 1명 방식으로 하면서 연합뉴스와 KBS를 지목해 취재요청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92년 7월 러시아를 방문한 이상옥 외무장관의 요청으로 CIS(독립국가연합) 순방길에 필자와 KBS 특파원이 동행했다. 덕분에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에서 고려인 관련 취재를 하기도 했다. 공로명 초대 대사에 이어 부임한 홍순영 대사도 CIS(독립국가연합) 겸임국 대사 신임장 제정을 위한 순방길에 동행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신생 독립국이 된 벨라루스의 초대 대통령격인 최고회의의장 겸 국가원수 슈스케비치와 인터뷰를 하는 뜻밖의 소득을 거두기도 했다.

벨라루스 대통령궁 접견실에서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기다리던 중 기념촬영한 필자의 모습(92년 3월) [사진=뉴스핌DB]

◆KAL기 희생자 추모비, 러시아 무성의-일본군 위령탑 경내 건립 '실망'

홍 대사 뒤를 이은 김석규 대사 역시 연합뉴스의 매체 성격을 잘 인식하고 있는 편이어서 여러 가지로 취재상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83년 사할린 상공에서 격추된 KAL기 사건 10주기를 맞아 93년 9월 1일 현지에서 진행되는 추모비 제막식 행사에 같이 가자는 대사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웠다. 워낙 장거리인데다 시차 문제도 있고 별 볼 일 없는 행사라는 소문이 나서 대부분의 특파원들이 동행을 꺼렸다.

사할린 네벨스크에서 거행된 추모비 제막행사는 러시아 측의 고의적 무성의로 빛이 바랬다. 당초 러시아는 정부 대표로 막강한 대통령 행정실장(비서실장격)이 참석한다고 했다가 희생자 보상금 문제가 거론되자 격이 한참 낮은 인물로 대체해 버렸다. 추모비 내용도 우리에게 통보한 것과 다른 두리뭉실한 표현으로 바뀌었다. 우리를 더욱 실망시킨 것은, 추모비가 일본군 전몰자합동위령탑이 있는 경내에 건립됐다는 점이다.

김 대사가 한·일 간 민족감정을 자극할 소지가 있다며 이전을 요구했으나 러시아 측은 나중에 보자며 얼버무렸다. 또 비행기 잔해와 사망자 유품을 발굴한다며 매장지에서 삽을 든 해군 수병들을 동원하는 등 법석을 떨기도 했으나 유의미한 유품은 나오지 않았다. 행사와 관련한 모든 게 보여주기에 그쳤을 뿐이다. 한·러 관계의 실질적 발전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는 걸 절실히 느끼게 했다.

93년 9월 1일 사할린 KAL기 사건 10주기 맞아 사할린에서 추모비 제막식이 열렸다. 러시아 정부 대표의 추모사에는 두리뭉실한 표현으로 책임을 회피, 유가족의 분노를 샀다. [사진=뉴스핌DB]

◆소련연방 해체로 국적바뀐 고려인들...“서울올림픽 이후 민족 자긍심”

고려인 취재와 관련, 잊혀지지 않는 몇 가지 일들이 생각난다. 소련 내 1백20여 민족 가운데 가장 높은 교육열과 탁월한 농사 솜씨로 칭송을 받은 60여만 고려인들은 연방 해체와 함께 15개 공화국이 독립하면서 거주 공화국에 따라 국적이 바뀌게 된다.

하루아침에 부모, 형제 자매, 친척들이 서로 국적이 다른 해외 이산가족으로 처지가 바뀐 경우가 적지 않았다. 공화국마다 생활여건이 달라 왕래조차 쉽지 않은 상황으로 바뀌었다. 중앙아시아에 거주하는 수십만의 고려인 존재에 대해 일본인 특파원들이 한국을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니 더욱 관심이 가지게 되었다.

92년 7월 서현섭 총영사로부터 중앙아시아 타지키스탄에 출장다녀온 얘기를 듣게 됐다. 소련으로부터의 독립 직후부터 종족분규로 격렬한 내란 상태에 빠진 타지키스탄에서 고려인 수천 명이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는 유랑민 신세로 방치돼 있다는 것이다.

즉각 현지 고려인 단체와의 통화를 통해 상황파악에 들어갔다. 1만3천여 명의 고려인 중 6천 명 가량이 남부여대하며 피란길에 올랐다고 한다. 인접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러시아 등으로 입국하려 했으나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는 것이다.

소련시절에는 연방이라는 한 울타리 형제국들이었지만 각각 독립하게 되면서 나몰라라 분위기로 바뀌었다. 한국의 관심과 도움이 절박하다고 판단, 상세한 내용의 기사를 송고했다. 국내신문들이 1,2면을 할애, 크게 다뤘고 정부와 민간단체에서 긴급구호에 나서게 돼 나름대로 보람을 느꼈다.

전통민속마을을 방문한 한국인을 환영하는 전통복장의 러시아 여인들.(오른쪽에서 두번째가 필자) [사진=뉴스핌DB]

러시아 국방부의 알선으로 해방 직후 김일성에 대한 정치교육을 담당했던 전직 정치군관 몇 명을 만나러 북카프카즈 인근 날치크와 흑해연안의 흑해함대 모항이기도 한 노보로시스크를 찾아간 적이 있다. 날치크에서 취재를 마친 후 비행기 탑승까지 시간이 남아 재래시장에 갔다. 생각지도 않게 30여명의 고려인 아주머니를 만났는데 서울에서 왔다고 하니 반가움에 어쩔 줄 몰라 했다. 김치, 고추장 ,된장, 장아찌 등 10여가지 전통음식을 팔고 있었다. 인구 20만명 정도의 날치크에서만 고려인 5천여명이 살고 있다고 했다.

군항도시 노보로시스크의 재래시장에서도 고려인 아주머니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어눌하지만 대충 알아들을 수 있는 우리말로 반가움을 나타냈다. “서울에서 오신 분을 만나다니...꿈만 같다”며 “서울올림픽으로 민족자긍심을 갖게 됐다. 러시아인들도 이젠 우리를 무시 못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도시 인구의 대부분이 러시아 해군 장병과 가족들인 탓으로 대외적으로 폐쇄적인 이곳에서도 2백여 명의 고려인이 살고 있다고 한다. 흑해 연안의 한적한 곳에서 역경을 이겨내고 뿌리를 내리는 고려인의 민족적 저력이 느껴졌다.

강제이주와 함께 거주제한조치를 당한 중앙아시아의 고려인들은 흐루시초프에 의해 1955년부터 공민권이 회복돼 거주제한 조치가 해제되자 기후와 토양이 농사짓기에 적합한 남부 러시아와 카프카즈 일대로 집단이주가 이뤄졌다고 한다. 고려인들 말로는 남부 러시아와 인근 카프카즈 일대에만 무려 4만~5만 명이 된다고 한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맥시코 경기가 열린 로스토프 주에만 2만5천명 가량의 고려인이 살고 있는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북카프카즈 일대에는 전투적인 소수민족들이 산재해 살고 있는데 그중에 러시아가 가장 두려워하는 전사민족 체첸인이 가장 유명하다. 카프카즈 일대의 고려인 대다수는 농사지으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웃 체첸인들과 친근한 관계를 맺고 잘 지낸다고 한다. 특히 고려인의 탁월한 영농을 흠모하는 체첸인들은 스탈린의 명령으로 민족 전체가 시베리아로 강제추방된 과거가 있어 역시 강제이주의 쓰라린 경험을 가진 고려인과는 동병상련의 감정이 있다.

후일담이지만 일단의 체첸인이 러시아인들이 탑승한 버스를 납치, 인질극을 벌인 사건이 일어났는데 승객중에 고려인 2명의 신원을 확인하자 정중히 사과하고 고려인만 목적지까지 데려다 준 일이 보도되기도 했다.

◆러시아 첨단우주과학 거점 ‘별의 도시’...가가린 우주비행센터 인상적

뉴스를 찾아 모스크바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벨라루시, 중앙아시아, 카프카즈, 흑해연안, 이르쿠츠크, 블라디보스토크, 사할린 등 시차 11시간대의 광활한 소련과 러시아 곳곳을 동분서주하던 기억이 새롭다.

특히 러시아가 자랑하는 첨단우주과학도시를 92년 3월 일단의 한국 과학기술 관계자들과 방문, 엄청난 규모와 시설을 둘러보고 충격과 감동을 받았다. 모스크바 근교에 위치한 '고로독 즈베즈드이‘(’별의 도시‘라는 의미)라는 곳인데 외부에서 안쪽을 볼 수 없도록 높다란 장벽으로 둘러싸인 철통 요새와 같았다. 과학기술자와 그 가족까지 5만여명이 집단거주하는 ’별의 도시‘는 소련 우주과학기술의 정수가 들어있는 대단위 과학연구단지로 유명한 곳이다.

소련 시절에는 인근 주민조차 ’별의 도시‘ 담장 쪽으로 고개만 돌려도 스파이 혐의로 조사를 받았을 정도로 보안이 철저했던 곳이다. 특히 방대한 규모의 ’가가린 우주비행센터‘가 인상적이었다. 가가린 우주비행센터 소장인 현역 공군장성은 우주비행 관련 장비와 시설, 훈련과정 등을 보여주며 한국이 관심 있다면 합작프로젝트를 언제든지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재정적 어려움이 워낙 커서 우리에게 손길을 내민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2006년 우리나라 우주인 예비후보들이 집중 훈련을 받은 곳도 바로 가가린 우주센터였다.

92년 3월 모스크바 근교의 우주과학도시 '고로독 즈베즈드이'(별의 도시) 내 가가린우주비행센터를 방문한 한국과학기술관계자들과 필자가 공군장성인 우주비행센터 소장과 담화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하루가 다르게 굵직한 사건. 사고가 넘쳐나고 이런저런 이야기 거리들이 널려 있어서 인지 생각지도 않은 생방송도 하게 됐다. 어느 날 서울의 SBS에서 방송출연을 요청하는 연락이 왔다. 라디오 생방송 프로인데 1주일에 한번씩 5분정도 러시아 소식을 생방송으로 전해달라는 부탁이었다. 아폴로 박사로 유명한 조경철 박사(작고)와 대담 프로인데 서울 시간 아침 6시에서 7시 사이에 진행했다. 모스크바 시간 밤 12시에 맞춰 라디오 생방송 고정출연을 무려 1년 이상 하게 됐다. 대담 주제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진행했다.

옐친 정부군이 탱크로 의사당을 포격한 93년 10월 유혈사태의 여파로 밤마다 여기저기서 총성이 들리던 시절이었다. 아파트 관리소측은 밤 9시 이후로 소등하던지 불빛이 창문에 비치지 않도록 신신당부했다. 창문을 두꺼운 담요로 가리고 총소리를 들으며 생방송하는 스릴을 맛보기도 했다. 조경철 박사의 쾌활한 말솜씨와 능숙한 진행이 지금도 귀에 선하다.

여기저기서 방송을 잘 듣고 있다는 반응을 보여 나름대로 보람을 느꼈다. CBS에서도 주1회 생방송으로 대담프로를 하자고 했는데 몇 번 하다가 너무 힘들어 그만 두었다. 같은 내용을 가지고 두 방송에서 써먹을 수 없는데다 소재 발굴도 여간 신경을 쓰이게 하지 않았다. 방송 때마다 서두와 말미에 소개되는 ‘연합통신 김흥식 특파원’이라는 호칭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김흥식 뉴스핌 객원논설위원  
한국외대 러시아어과를 졸업하고 1977년 동양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첫발을 디뎠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강제로 해직되는 아픔을 겪고 쌍용그룹에 몸담고 있다가 1988년 연합뉴스 기자로 복귀했다. 1991년 한국의 첫 모스크바 특파원으로 파견돼 맹활약했다. 이후 연합뉴스 북한부장, 남북관계 부장, 문화부장, 논설위원실 간사, 경영기획실장을 거쳐 편집담당 상무이사를 지냈다. 퇴임후 연합뉴스 부설 동북아센터 상임이사, 중소기업진흥공단 비상임이사, 도로교통공단 비상임이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위원 등을 지낸뒤 현재 뉴스핌 객원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k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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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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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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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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