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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안법' 28년만 전면 개정…국회 문턱 넘은 8대 노동법안은

기사입력 : 2018년12월28일 11:58

최종수정 : 2018년12월29일 00:51

산안법, 근로기준법 등 8개 법률안 27일 국회 본회의 통과
시행은 공포 후 1년…이르면 2020년부터 적용 가능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산업안전보건법, 근로기준법 등 고용노동부 소관 8개 법률안이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8일 국회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여야 3당 교섭단체 정책위의장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야 간사들은 하루 전 국회에서 회동해 사업 현장의 안전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은 담은 산업안전 보건법 전부개정안 등을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합의하고, 오후 늦게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이들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고용부 소관 법률안은 총 8개로 '원청의 안전·보건책임을 강화'하는 ▲산업안전 보건법,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근록기준법, 이 외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고용보험법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청년고용촉진특별법 등이다. 

먼저 위험의 외주화 방지, 일명 '김용균법'으로 불린 '산업안전 보건법(이하 산안법)'은 지난 1990년 이후 28년 만에 게정 수준의 전부 개정이 이뤄진 셈이기에 의미가 크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에서 여야3당 합의 결과가 발표된 후 고(故) 김용균씨 어머니와 임이자 소위원장이 손을 맞잡고 있다. 2018.12.27 kilroy023@newspim.com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법의 보호대상 확대(시행:공포 후 1년) ▲대표이사의 안전 및 보건에 관한 계획 수립 의무 신설(시행: 공포 후 2년이 되는 해의 1월 1일부터) ▲도급인 책임 강화(시행: 공포 후 1년) ▲도금 등 유해·위험작업의 도급금지(시행: 공포 후 1년) ▲물질안전보건자료 작성·제출 및 비공개 심사(시행: 공포 후 2년) ▲건설업 특례 규정(시행: 공포 후 1년) ▲사업주 처벌 강화(시행: 공포 후 1년) 등 크게 7가지다.  

우선 법의 보호대상 확대와 관련, 법의 목적을 '근로자'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자'의 안전 및 보건의 유지·증진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그동안 산업재해 위험에 노출되어 왔지만 보호대상에서 제외됐던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배달종사자를 보호대상으로 포함시켰다. 

또 일정규모 이상 기업의 대표이사에게 기업의 안전·보건에 관한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이사회에 보호하고 승인을 얻도록 했다. 산재 예방 시스템이 사업장 단위가 아닌 기업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작동될 수 있게 한 조치다. 

'도급인 책임 강화'와 관련해선, 사고사망자 중 수급인 근로자의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 유해·위험 요소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관리권을 가진 도급인의 책임을 강화했다. 

특히 도급인이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한 경우 처벌 수준을 대폭 강화했다. 현재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인 처벌 수준을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끌어올렸다. 

도금, 수은, 카드뮴 등 유해·위험작업에 대한 사내도급은 철저히 금지된다. 단, 일시·간헐적 작업이나 수급인이 보유한 기술이 전문적이고 도급인의 사업 운영에 필수불가결한 경우 고용부 장관의 승인 하에 예외적으로 도급을 허용키로 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일명 '김용균법'이 통과되고 있다. 2018.12.27 kilroy023@newspim.com

마지막으로 산안법 개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사업주 처벌 강화'와 관련해선 산안법의 실효성 담보를 위해 사업주의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 위반에 대한 형사 처벌을 강화했다. 

우선 사업주가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해 근로자가 사망하는 경우(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지나치게 낮은 형이 선고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 해당 범죄를 5년 이내에 두 번 이상 범하는 경우 형의 1/2을 가중토록했다. 

또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 위반으로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 법인에 대한 벌금형의 법정형을 현행 1억원 이하에서 10억원 이하로 상향했다. 

아울러 안전 및 보건조치 위반으로 근로자를 사망하게 한 자에게 법원에서 유죄 선고를 하는 경우, 수강명령을 병과할 수 있도록 했다. '수강명령'은 유죄가 인정된 인정된 의존성·중독성 범죄자를 교도소등에 구금하는 대신 자유로운 생활을 허용하면서 일정시간 보호관찰소 또는 보호관찰소 지정 전문기관에서 교육을 받도록 명하는 제도다. 

고용부 관계자는 "수강명령은 사업주에 대한 처벌은 처벌대로 하되, 사업주의 의무나 안전보건조치 등에 대해 별도의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라며 "법원의 판단에 따라 최대 200시간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시행:공포 후 6개월) ▲해고예고 적용제외 사유 정비(시행: 공포일) 등 크게 두가지 주요 내용으로 나뉜다. 

먼저 직장 내 괴롭힘 금지와 관련,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는 경우 사용자는 즉시 이를 조사하고 피해자 보호를 위해 근무장소 변경, 행위자 징계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또 취업규칙에 직장 내 괴롭힘의 예방 및 발생 시 조치에 관한 사항을 필수적으로 기재하도록 했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 발생사실을 신고하거나 피해를 주장했다는 이유로 해고 등 불이익 처우를 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단, 근로자가 계속해 근로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 예고 없이 해고를 할 수 있도록 일원화했다. 

이상 개정규정은 개정법 시행 후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부터 적용된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올해 마지막 본회의를 앞둔 27일 국회에서 산업안전보건법(일명 김용균법) 개정안 심사를 다룰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 회의가 열리지 못하자 김학용 환노위원장이 회의 시작을 기다리던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왼쪽) 등 참석자들에게 오후에 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알리고 있다.2018.12.27 yooksa@newspim.com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은 산재보험이 보호하는 업무상 질병에, 직장 내 괴롭힘, 고객의 폭엄 등으로 인한 업무상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돼 발생한 질병을 명시토록 했다. 시행시점은 공포 후 6개월  후 부터다.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기숙사 기준 준수 및 기숙사 정보 사전 제공(시행:공포 후 6개월) ▲사업장 변경의 허용(시행: 공포 후 6개월) 등으로 나뉜다. 

사용자가 외국인근로자에게 기숙사를 제공하는 경우,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기숙사 기준을 준수하고, 건강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사용자는 외국인근로자와 근로계약 체결 시 기숙사에 관한 정보를 외국인근로자에게 사전 제공토록 했다. 만약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외국인근로자에게 사업장 변경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고용보험법 개정안'은 ▲65세 이상 근로자 실업급여 수급자격 확대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 가입 의무화 ▲건설일용근로자의 구직급여 수급요건 완화(시행: 공포후 6개월) 등 세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그동안 65세 이후 고용되거나 자영업을 개시한 자에 대해서는 실업급여 수급자격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이번 개정으로 65세 전부터 계속 근로한 경우에는 65세 이후 사업주가 변경되더라도 실업급여 수급자격을 유지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경비, 청소 등과 같이 용역·위탁 사업에 종사하는 65세 이상 근로자의 실업급여 수급권을 확대했다. 

또한 내국인근로자와의 형평성, 고용보험 수익자 부담 원칙 등을 고려해 외국인근로자도 고용보험법상의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사업에 당연가입토록 했다. 외국인근로자 자격은 비전문 취업(E-9)과 방문취업(H-2) 체류자격을 지닌자로 제한한다. 

단, 사업장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적용하도록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중소영세 사업주의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30인 이상 사업장은 2021년 1월 1일부터, 10인~30인 미만 사업장은 2022년 1월 1일, 10인 이하 사업장은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 

아울러 건설일용근로자가 수급자격 인정신청일 이전 14일간 연속해 근로하지 못하면 구직급여를 바로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7일의 대기기간도 적용받지 않도록 했다.  

이는 건설일용근로자의 경우 실업급여 수급자격 인정 신청일 이전 1개월간의 근로일수(10일 미만)로 실업상태를 판단해 구직급여 수급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고려했다.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 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보험료 정산·반환 관련 근로자 권익 강화 ▲자영업자 고용보험 당연소멸 요건 완화 및 체납처분제도 폐지(시행: 공포일) 등이 핵심이다. 

현재 고용·산재 보험료의 정산은 매년 1회(4월) 정기적으로 실시되고 있어 근로자가 퇴직하더라도 정산시기를 기다려 보험료 정산을 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에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퇴직 시점에서 고용·산재 보험료를 즉시 정산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또한 기존에는 과오납 고용보험료가 있어도 근로자는 사업주를 통해서만 반환받을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사업자 사망, 행방불명 등 사업주를 통한 고용보험료 반환이 곤란한 경우, 근로자 부담분 고용보험료에 대해 근로자가 직접 반환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고용보험료 당연소멸 요건을 기존 3개월 연속 체납하는 경우에서, 6개월 연속 체납한 경우로 완화하고, 체납처분제도를 폐지해 고용보험에 가입한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준다. 

이 외에 '청년고용촉진 특별법 개정안'과 관련해, 올해말로 종료되는 청년고용촉진특별법 및 청년고용의무제(3%) 유효기간을 각각 2023년과 2021년 말까지 연장한다. 

이는 심각한 청년실업난과 20대 후반 인구의 일시적 증가 등으로, 청년취업지원을 위한 법률 및 관련 제도를 연장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또 개정안을 통해 청년고용의무 미이행기관의 조치결과의 국회제출 의무를 명시함으로써, 청년고용의무제에 대한 국회의 견제를 강화하고, 보다 실효성 있는 제도가 시행될 수 있도록 했다.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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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이어 전세대출 문턱 높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에 은행권 또한 전세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가계대출 감축 취지에 발맞춘 조치이지만 서민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가 점점 짧아질 수 있다는 비판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 변동 추이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대출 안 내준단 은행에… 집주인·세입자 모두 '망연자실' 8일 금융권은 이번 주부터 전국 단위로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제한을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10월까지 임대인 소유권 이전이나 보유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한 전세대출을 막기로 했다. 집주인이 기존에 갖고 있던 근저당을 말소하는 대신 나오는 전세대출도 마찬가지다. 본래 수도권을 대상으로만 금지했으나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5일부터 9월 실행 예정인 전세대출의 신규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IBK기업은행은 이보다 하루 빠른 이달 4일부터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 추가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수도권·규제지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같은 달 28일부터 수도권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세입자가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날 해당 주택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불가하다. 이와 함께 하반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7조2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축소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1386억원으로 전월(6조7536억원)보다 38.7% 줄었다.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명목이지만 당장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세 입주를 앞둔 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중에 돈이 없는데 은행 대출 문까지 막히면서 입주를 못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대출이 많이 껴있는 집이나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한 임대인의 집에 들어가려면 대출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전세 매물도 감소세다.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집주인도 대출이 안 나와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자 세입자를 받는 대신 직접 입주를 선택하는 일이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467건으로 전년 동기(2만6512건) 대비 11.5% 감소했다.  거래량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9546건으로 전월(1만2120건) 대비 21% 줄었다. 수요는 많은데 매물은 줄어들면서 가격은 상승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평균 5억6333만원으로 한 달 사이 333만원 올랐다. 전년 동기(5억 3167만 원)와 비교하면 6.0% 뛰었다. ◆ "돈도 매물도 없다" 갈 곳 없는 세입자, 월세로 눈 돌려 6.27 대출규제에 정책대출 감축 내용도 포함되며 전셋값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지원되던 청년·신혼부부·신생아 버팀목 전세대출의 한도도 줄었다. 상품에 따라 상한선이 최소 4000만원에서 많게는 6000만원까지 내려오면서, 이를 통해 보증금을 마련하려던 예비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2년 전보다 전세가가 하락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집주인 입장에선 이번 규제가 전세 보증금 반환 리스크를 더욱 가중시키는 또 다른 변수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터 전문위원 "정책대출이 줄어들면 장기 저리 대출 수단이 사라지면서 주거 사다리 형성이 더 어려워진다"며 "청년, 신혼부부 등 초기 자산 형성이 되지 않은 계층과 주택 구입이 더 멀어지며 임대시장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주택 실수요자는 전셋값이 오르고 자금줄은 막힌 이중고 속에서 집을 구하긴 해야 하니 반전세나 월세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발생한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42.2%(5555건 중 2345건)으로 전년 동기(41.5%)보다 0.7%p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기획위원회가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알려지며 우려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의 부작용을 해결할 추가 대책이 적절히 마련돼야 한다며 입을 모은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집값 급등의 원인이 되는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이나 세금 관련 규제 등을 통해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연구실장은 "이전 정부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 대출 규제 효과는 3∼6개월에 불과할 우려가 있다"며 "빠르고 강력한 공급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눌려 있던 매매 수요가 저금리와 경기 활성화 분위기를 타고 다시 살아나면서 4분기 중 집값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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