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전문]김명수 대법원장 “법원행정처 폐지…사법행정회의 신설해 폐쇄성 극복”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이 20일 법원의 관료적인 문화와 폐쇄적인 행정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사법행정회의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사법부 전산망에 올린 ‘법원 제도개혁 추진에 관한 말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김 대법원장의 전문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거래'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8.06.05 leehs@newspim.com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법원 가족 여러분.

지금 사법부를 둘러싸고 진행 중인 여러 사건들로 인하여 법원에 대한 국민과 법원 가족 여러분의 실망이 큰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사법부의 대표로서 여러분께 거듭 반성과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은 여러분께 향후 법원의 제도개혁 추진과 관련한 제 생각을 몇 가지 말씀드리고, 그에 대한 여러분의 이해를 구하고자 합니다.

오늘날 법원이 마주하고 있는 전대미문의 위기는 법관들이 ‘독립된 재판기관으로서의 헌법적 책무’에 오롯이 집중하지 못한 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관료화되고 권위적인 법원의 문화는 일부 법관들에게, 자신이 법관이 아니라 여느 위계조직의 구성원과 다를 바 없다는 왜곡된 자기인식과 조직논리를 심어주었습니다. 그리고 폐쇄적인 인사 및 행정구조는 사법정책과 재판제도를 설계함에 있어 주권자인 국민의 관점을 소홀히 하고 운용자인 법원의 관점을 우선하는 사고를 갖게 만들었습니다.

앞으로 제가 추진할 사법부의 구조개편은 우선 법원의 관료적인 문화와 폐쇄적인 행정구조를 개선하는 데에 집중될 것입니다. 위계적인 법원 조직을 헌법이 예정한 대로 재판기관들의 수평적인 연합체로 탈바꿈시킴으로써 법관의 관료화를 방지하고, 정책결정과 제도설계를 수평적 회의체가 담당하도록 함으로써 행정구조의 폐쇄성을 극복할 것입니다.

사법부의 구조개편은 국민들이 즉시 변화를 체감하기 쉽지 않은 부분입니다. 그러나 이는 모든 사법개혁의 시작점이자 국민과 법원 가족 모두를 위한 진정한 사법개혁의 전제조건입니다. 법원의 관료화와 폐쇄성을 그대로 둔 채 추진되는 표면적 개혁은 사상누각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리의 지난 역사가 가르쳐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평적이고 투명한 사법부를 가지는 것은 그 자체로 국민의 권리입니다. 관료화되고 폐쇄적인 법원의 구조 때문에 법관들이 독립적이고 양심적인 재판기관으로서의 헌법적 기능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모두 국민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헌법이 보장한 독립되고 양심적인 법관의 재판을 받을 국민의 권리가 훼손되기 때문입니다. 최근의 현안이 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법원은 국민의 권리와 법치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국민들은 분쟁의 마지막 단계에서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법원을 찾습니다. 국민들은 법관을 선택할 수도 없습니다. 오로지 내가 만난 법관이 독립적이고 양심적으로 심판해줄 것이라고 믿고 소망할 뿐입니다. 사후적으로라도 그 믿음이 깨어질 때 국민이 느끼는 배신감의 크기는 상상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법관은 국민의 신뢰를 배신하는 것이 국민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안겨주는 일인지를 절실하게 깨달아야 합니다.

법원의 관료화와 폐쇄성은 법관들이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서서히 뿌리내려 온 부분들이기에 이러한 잘못된 가치들과 완전히 절연하고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제 임기 내에 이를 반드시 이루어 내겠습니다. 그것이 우리 사법부는 물론 사회 전체의 도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고, 또 저에게 부여된 역사적 사명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저의 사명을 되새기면서, 저는 오늘 사법개혁의 출발점에 다시 선 심정으로 향후 추진할 구체적인 개혁방안 중 일부에 관하여 간략하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법관을 관료화시키는 모든 요소를 제거하고 법관이 우리 주권자들의 뜻에 따라 독립된 재판기관으로 온전히 기능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여러 문제의 출발점으로 지목된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겠습니다. 관련 법령이 정비되는 대로 (가칭)사법행정회의에 사법행정에 관한 권한을 부여하고, 법원행정처는 오로지 집행업무만 담당하는 법원사무처와 대법원 사무국으로 분리⋅재편하겠습니다. 그리고 여건이 마련되는 즉시 대법원과 법원사무처를 장소적으로도 분리하겠습니다.
특히 법원사무처에는 상근법관직을 두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의 현안에서 문제된 일들은 상근법관직을 두지 않았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우선 2019년 정기인사를 통하여 법원행정처 상근법관의 1/3 정도를 줄이고, 저의 임기 중 최대한 빠른 기간 내에 법원사무처의 비법관화를 완성하겠습니다.
또한 사법부 외부의 각종 기관에 법관을 파견하는 일을 최소화하고, 법관 전보인사에 있어 인사권자의 재량 여지를 사실상 없애도록 함과 동시에 이를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법관이 오로지 재판에만 집중하고 이를 가장 큰 영광으로 여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나아가 헌법이 정한 대법원장, 대법관, 판사의 구분 이외에 법관들 간의 계층구조가 형성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법관인사제도의 이원화를 완성하는 한편 내년부터 당장, 사실상 차관 대우의 직급 개념으로 운영되고 있는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 제도를 폐지할 것입니다. 이는 법원 스스로 권위주의를 내려놓고 궁극적으로 모든 법관이 동일 직급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토대가 될 것입니다.
또한 2019년 정기인사부터 각급 법원 법원장 임명 시 소속 법원 법관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제도를 시범 실시하고, 가까운 시일 내에 가장 적합한 방식을 찾아 임기 내에 전국 법원에 안착시키겠습니다.

둘째, 사법행정구조의 개방성을 확보하고, 사법에 대한 국민의 접근과 참여를 확대하겠습니다.

(가칭)사법행정회의에 적정한 수의 외부 인사가 참여하도록 하고, 주요 사법정책 결정 과정에 국민들의 시각을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 모색하겠습니다.

 

또한, 법조일원화의 완성 시기에 맞추어 법관 임용 방식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민주적 정당성을 보완할 방안을 마련하여,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성과 전문성이 법관 구성에도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관련 법령의 정비와 실무 준비가 끝나는 대로, 누구라도 한 곳에서 임의어 검색 등을 통해 전국 법원의 판결서를 쉽고 편리하게 검색⋅열람할 수 있는 ‘통합 검색⋅열람시스템’을 도입하겠습니다. 나아가 위 시스템을 통하여 단계적으로 공개의 범위를 확대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법관의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구조적인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이와 관련한 최우선적인 조치로서, 관련 법령이 정비되는 즉시 윤리감사관을 외부 개방형 직위로 임용하여 법원행정처로부터 분리한 후 성역 없이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보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법원 가족 여러분!

지난 3월 발족한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는 그동안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치열한 연구와 토론을 통해 매우 획기적인 개혁안들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난 사법부 70주년 기념식에서 이를 전폭적으로 수용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사법발전위원회가 건의한 내용을 구체화하는 실무적인 제반 후속조치 또한,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키지 않도록 법원행정처가 아닌 외부 인사와 법관대표들이 참여하는 별도의 추진단을 구성하여 투명한 절차를 통해 신속하게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이에 저는 사법발전위원회, 전국법관대표회의, 법원공무원노동조합으로부터 법원 내⋅외부의 신망 있는 인사들을 추천받아, 대법원장 직속의 실무추진기구로서 ‘사법발전위원회 건의 실현을 위한 후속추진단’을 구성하고자 합니다.
추진단은 사법발전위원회 등으로부터 추천받은 외부 법률전문가 4인과 법관 3인으로 구성될 것이며, 법원행정처는 추진단에 대한 운영지원과 자료제공, 토론과 의견제안 등의 역할만 수행할 것입니다.

 

추진단은 2018년 10월 말까지 사법발전위원회가 건의한 내용 중, (가칭)사법행정회의의 신설과 법원행정처 폐지 및 대법원 사무국 신설 등에 관한 방안을 구체화하고 법원 내⋅외부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으로 관련 법률의 개정안을 마련하여 대법원장에게 건의하게 될 것입니다. 추진단이 성안한 법률안은 사법발전위원회의 논의 등을 거쳐 올해 정기국회 통과를 목표로 입법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저는 추진단이 그 기한을 지킬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독려할 것이며, 그 활동 내용을 수시로 내외에 투명하게 알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사법부의 근본적인 개혁은 사법부 혼자만의 힘으로는 이룰 수 없고 사법발전위원회의 건의 내용이 사법부 개혁의 전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향후 상고심제도 개선, 전관예우 논란이 계속되는 재판제도의 투명성 확보방안 등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사법부의 근본적인 개혁조치들에 관하여, 입법부와 행정부 및 외부 단체가 참여하는 민주적이고 추진력 있는 ‘보다 큰’ 개혁기구의 구성 방안도 조만간 마련하여 밝히겠습니다.

다만, 사법발전위원회가 이미 건의한 내용인 고등법원 부장판사 폐지 및 윤리감사관의 개방직화와 관련한 법률 개정안은 2019년 법관 및 직원의 정기인사를 고려할 때 하루라도 빨리 입법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입니다. 또한 위 2가지 주제에 대하여는 이미 법원 내⋅외부의 공감대가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판단됩니다. 따라서 위 2가지 주제에 대하여는 추진단의 검토가 이루어지기 전에 곧바로 입법을 추진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는 시간 제약으로 인하여 불가피한 일이고, 위 법안이 제때 국회를 통과하지 아니하면 제가 사명감을 가지고 추진하고 있는 일련의 개혁 작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국민 여러분과 법원 가족 여러분의 이해를 구하며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법원 가족 여러분.

새로운 길은 두렵기 마련이고 그 두려움은 때때로 우리를 불안하게 하거나 초조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것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 그 두려움과 불안감을 극복하고 우리의 마음과 지혜를 모아서 함께 묵묵히 걸어가야 합니다. ‘정의롭고 독립된 법원’이라는 우리의 가치는 결코 포기할 수 없고, 이를 향한 발걸음은 결코 중단되어서는 안 되며 중단될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법부 안팎의 지혜와 힘을 모아 추진하는 사법부의 변화에 국민과 법원 가족 여러분께서 각별하고 따뜻한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풍성하고 행복한 한가위 명절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8. 9. 20.

대법원장 김 명 수

 

q2ki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사진
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