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News

속보

더보기

[옷갈아입는 전통시장①] ‘싸구려’ 벗은 남대문시장의 변신

기사입력 : 2017년04월11일 20:00

최종수정 : 2017년04월11일 20:10

하루 평균 50만명 찾는 국내 최대 쇼핑시장
깐깐한 국내소비자·외국인 위해 시설·품질↑
호객행위·바가지·짝퉁 이미지개선 ‘장애물’

[뉴스핌=이보람 기자] 지하철 4호선 회현역에서 내려 출구로 나가자마자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하루 평균 50만명이 방문한다는 우리나라 최대 재래시장, 남대문시장이다.

서울시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 등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이보람 기자>

한쪽 골목으로 들어서자 양손 가득 비닐봉투를 들고 쇼핑하는 3040 여성들이 유난히 많았다. 재래시장이니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지난주 금요일 오전 남대문시장에서 만난 A씨(여·34세)는 남대문시장이 아동복으로 유명하다고 해서, 경남 창원에서 같은 동네 엄마들과 쇼핑왔다고 했다. 그는 "백화점에서 파는 물건들 못지 않게 예쁘고 질도 좋다. 라벨을 바꿔 백화점에 들어가는 물건들도 많다고 들었다"며 "그런데도 여러 장을 함께 사니 가격은 3분의 2 수준"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중구 남대문시장에는 아동복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상점들이 모여있다. <사진=이보람 기자>

남대문시장이 변하고 있다. '싸구려' 이미지를 벗고 질좋고 다양한 상품에다 깨끗한 시설로 깐깐한 국내 소비자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실제 이날 찾은 남대문 시장에서는 리어카에 싼 물건들을 산더미같이 쌓아두고 상인이 박수를 치며 2박자에 맞춰 "골라, 골라. 한 장에 5000원"이라고 외치는 모습은 시장 언저리로 밀려나 있었다. 대신 시장 메인거리에는 한 눈에 봐도 재고나 떨이와는 거리가 먼 '신상(신상품)' 옷이나 신발 등을 말끔히 정돈해 놓은 가게들이 줄을 이었다.

특히 젊은 엄마들과 아동복 소매상인들이 많이 찾는다는 아동복 도매 상점들이 모여있는 건물은 유난히 깨끗하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로 꾸며진 곳이 많았다.

아동복 상점을 운영하는 B씨는 "최근에는 인스타그램과 같은 사회연결망서비스(SNS)를 보고 아이들 옷을 구매하기 위해 찾아오는 20~30대 젊은 엄마들이 많다"며 "아무래도 아이들에게 입힐 옷을 고르다보니 가격이 싼 것만 찾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남대문시장에서 판매하는 아동복. <사진=인스타그램 캡쳐>

또 "오히려 정보가 많은 젊은 엄마들이 깐깐한 경우가 많다"며 "젊은 엄마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가격과 질, 디자인 모두가 충족돼야 하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시장을 한 바퀴 둘러보니 아동복 매장 뿐 아니라 다른 품목을 판매하는 상점에서도 질이 떨어진다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았다.

가죽이나 모피 제품은 백화점 매장에 전시된 것 못지 않게 부드럽고 화려한 자태를 뽐냈다. 주방 용품을 파는 곳도 마찬가지다. 유럽에서 유명하다는 브랜드의 접시나 냄비, 칼 등이 진열됐고,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을 유혹했다.

브랜드 업체의 상점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배우 하지원이 광고 모델을 맡고 있는 한 침구 브랜드 영업점에는 여러 손님들이 드나들었고 중국인 관광객들을 겨냥한 듯 로드샵 화장품 브랜드들도 장사를 이어가고 있었다.

시장내 시설들도 다소 개선됐다. 서울시와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받아 비와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가리개가 천장에 설치됐고 쇼핑하다 잠시 쉴 수 있는 쉼터도 생겼다.

수산물을 파는 골목에는 제각각이던 간판들이 동일한 폰트와 규격으로 바뀌어 깔끔한 인상을 풍겼다.

또 화장실을 알리는 표지판이 곳곳에 설치돼 쉽게 화장실을 찾아갈 수 있었고, 깨끗하게 정돈돼 있었다. 인포메이션 센터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길 안내를 받는 모습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었다.

남대문시장 수산물시장 가게들이 동일한 형식의 간판을 달았다. <사진=이보람 기자>

서울시 한 관계자는 "서울시에서는 매년 중소기업청에서 공모사업을 신청하면 심의 결과에 따라 선정된 사업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며 "전통시장의 경우 대형 유통점들이 들어서면서 이에 비해 쇼핑 환경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있어 전통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시설 개선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상인들의 과도한 호객행위나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바가지, 이른바 '짝퉁'이라 불리는 명품 모조상품 판매 등은 '싸구려' 이미지를 벗는 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중앙지법, 尹 구속적부심 18일 오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특검(특별검사)'의 재구속 적법성 여부가 오는 18일 나온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형사9-2부(재판장 류창성)오는 18일 오전 10시15분 윤 전 대통령 측이 청구한 구속적부심을 진행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뉴스핌DB] 윤 전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은 이날 오전 중앙지법에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했다. 윤 대통령 측은 "적부심의 일반적 법리인 구속이 실체적, 절차적으로 위법·부당하다는 점을 다툴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지난 6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후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다음 날 새벽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법원은 구속적부심사 청구가 접수된 후 48시간 이내에 피의자를 심문하고, 증거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hyun9@newspim.com 2025-07-16 14:41
사진
'강선우 임명' 딜레마 빠진 대통령실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보좌진 갑질' 의혹과 해명 번복, 임금 체불 논란 등이 이어지며 여론이 악화한 가운데, 대통령실은 인사 원칙과 여성 내각 구성이라는 정치적 목표 사이에서 셈법이 복잡해진 분위기다. 강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지난 15일 마무리됐지만, 논란은 오히려 커졌다. 국회 보좌진들 사이에선 익명 폭로가 이어지고, 여성단체들까지 "사퇴해야 한다"는 성명을 잇달아 내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도 부담을 토로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은 결정을 미루고 있다. 남은 청문회 과정을 모두 지켜본 후 종합 판단하겠다는 게 현재까지 대통령실 입장이다. 내부적으로 '임명 강행'과 '철회' 사이에서 득실 계산이 한창이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세계정치학회(IPSA) 서울총회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7.14 photo@newspim.com ◆ 여성 인재 중용 기조...정치적 부담 상존 임명을 강행할 경우,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여성 인재 중용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 대통령은 내각 여성 비율을 30% 목표로 한다고 공언했으며, 여성가족부를 존치한 배경에도 그 같은 상징성이 깔려 있다. 실제로 강 후보자 외에도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 여성 후보자들이 줄줄이 청문회에 오르면서, 한 명의 낙마가 전체 균형을 흔드는 도미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치적 부담도 고려 대상이다. 강 후보자는 현직 국회의원이다. 만약 청문회를 거쳐 낙마할 경우, 이는 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2000년 이후 사실상 처음 있는 '현역 의원 낙마' 사례가 된다. 이는 청문회 제도와 야당의 검증력을 키워주는 반면, 여당에겐 타격이 될 수 있다. 임명을 강행할 경우의 리스크도 작지 않다. 무엇보다 시민사회와 보좌진들 사이에 형성된 비판 여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도덕성과 인사 기준 자체에 흠이 날 수 있다. 강 후보자는 앞서 '사적 지시는 없었다'는 취지로 부인했으나, 이후 공개된 텔레그램 메시지로 거짓 해명 논란이 일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07.14 mironj19@newspim.com ◆ '버티기 인사' 반복시 내각 전체 불신 확산 우려 또한 임명 강행은 향후 이진숙 후보자 청문회에도 불똥을 튀게 할 수 있다.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버티기 인사'를 반복하면, 결국 전체 내각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게 일부의 우려다. 대통령실은 16일 이후 여론 흐름 등을 토대로 강 후보자에 대한 거취를 결정할 방침이다. 일각에선 이진숙 후보자 청문회까지 모두 지켜본 뒤, 장관 인선을 '패키지'로 정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권 초반 인사를 둘러싼 시험대에서 이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강 후보자의 임명은 단순한 인사 문제를 넘어, 여성 인재 정책과 인사 기준, 여당 내 권력구도와도 맞물린 상징적 분기점이 되고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보좌진 모임인 민주당보좌진협의회(민보협) 역대 회장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국회의원에게 보좌진은 단순한 직원이 아니라 의정활동 전반을 보좌하는 파트너이자 국민과 국회를 잇는 다리"라며 "그런 보좌진의 인격을 무시한 강 후보자의 갑질 행위는 여성가족부 장관은 물론 국회의원으로서의 기본적 자세조차 결여된 것이라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parksj@newspim.com 2025-07-16 14:3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