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약세로 출발한 뉴욕증시가 완만하게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증시 주변 자금이 유입되면서 주가 하락에 제동을 걸었지만 랠리의 핵심 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이행에 대한 회의론이 날로 크게 번지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쉴러 예일대학교 교수가 주가 고평가를 경고하는 등 전문가들 사이에 경계를 요구하는 의견이 꼬리를 물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터 <사진=신화/뉴시스> |
22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6.71포인트(0.03%) 내린 2만661.30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4.43포인트(0.19%) 상승한 2348.45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27.82포인트(0.48%) 오른 5821.64를 나타냈다.
전날 과격한 하락을 보인 주가가 저항력을 보인 데 투자자들은 안도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일부에서는 주가 조정이 단기적 현상에 그친 만큼 상승 에너지가 건재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주가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게 고조된 상황에 트럼프 랠리를 부추긴 정책 이행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피터 부크바 린지그룹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이 어떤 에러도 요인할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며 세금 인하를 포함한 주가 상승 동력의 실행이 크게 지연될 경우 주가에 커다란 충격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야 파이낸셜의 캐런 카바노프 전략가는 “지난해부터 동물적 감각이 주가를 끌어올렸으나 정책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주가 상승에 제동이 걸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23일로 예정된 하원의 헬스케어 개혁안 표결에 집중됐다.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 대립이 상당한 만큼 매끄러운 승인을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헬스케어 법안 통과가 지연될 경우 세금 인하와 규제 완화, 인프라 투자 등 굵직한 공약 이행 역시 차질이 불가피해 투자자들이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백악관이 공화당과 접촉을 가지고 있지만 법안 통과를 위해 필요한 표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제러미 클라인 FBN 증권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23일 치러지는 헬스케어 개혁안 표결이 주식시장에 결정적인 변수”라며 “시장의 기대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 증시 충격이 길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종목별로는 유통업체 시어스의 계속기업 가치에 회의론이 부상하면서 관련 섹터를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시어스가 12% 폭락한 가운데 SPDR S&P 소매 상장지수펀드(ETF)가 3% 이상 떨어졌다.
나이키는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데 따라 ‘팔자’가 봇물을 이루며 7% 밀렸고, 골드만 삭스와 모간 스탠리가 1% 내외로 하락하는 등 트럼프 랠리의 축이었던 금융주도 약세를 나타냈다.
경제 지표도 부진했다. 2월 기존주택 판매가 전월에 비해 3.7% 감소하며 연율 기준 548만건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557만건을 밑돌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