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자 외화예금 5개월만에 상승세
달러예금은 55.7억달러 증가
[뉴스핌=김은빈 기자] 기업들이 현물환 매도를 지연시키면서 달러예금 잔액이 증가했다. 1월 중순부터 시작된 달러/원 환율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에 달러화 예금을 포함한 외화예금 잔액은 다섯달 만에 늘었다.
<자료=한국은행> |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1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1월말 현재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 잔액은 646억5000만달러로 지난달보다 57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지난 8월말(673억4000만달러)에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넉 달 내리 하락세를 타고 있었다.
달러화 예금 증가의 영향이 가장 컸다. 1월말 달러화예금은 552억3000만 달러로 지난달 대비 55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이중 기업의 달러화예금이 461억3000달러로 전월 대비 51억달러 증가했다. 개인의 달러화예금 잔액은 91억달러로 4억7000만달러 늘었다.
고석관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차장은 “기업들이 달러를 매도하지 않고 지연해서 보유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수출입결제대금 예치와 함께 환물환 매도 지연이 달러화 예금액 증가의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매도 지연은 달러/원 환율의 추이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12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이후 1200원대까지 급등했다가 1월 중순에 들어서면서부터 최저 1159원대까지 내려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달러 경계’발언 등이 주 이유였다. 이에 기업들이 매도를 지연시키면서 달러화 예금액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기타 통화별로는 엔화예금 잔액이 39억1000만달러로 전월보다 2억8000만달러 늘었다. 일부 증권사에서 증권대여거래에 따른 담보금을 예치하면서 증가했다.
반면 유로화예금은 27억2000만달러로 전월보다 2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증권사가 투자자예수금을 인출했던 것과 일부 기업이 해외사업 관련 계약금 반환을 위해 예금을 인출하면서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예금은 13억5000만달러로 전달과 같았다.
고 차장은 “최근에 엔화와 유로, 위안은 모두 기조적인 움직임보다 특이한 변동사항이 일어났을 때 예금액이 늘거나 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내은행의 외화예금이 38억4000달러 증가한 533억6000만달러였고, 외은지점 외화예금이 18억9000만달러 증가해 112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