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 공무원제 시행 앞두고 진로 모색중
[뉴스핌=김나래 기자] #금융위원회에 근무하는 A 사무관은 최근 전문직 공무원 선발 때문에 고민이 커졌다. 최근 7개 과에서만 순환하며 한 우물을 팔 수 있는 전문직 공무원에 지원을 할지 아니면 금융정책과 산업금융 등 정책 총괄에서 일할 지 아직 결정을 못내리고 있다.
전문직 공무원제 도입을 앞두고 금융위원회 내부에서 젊은 사무관이나 서기관들이 A 사무관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업무강도에 대한 스트레스가 커지면서 젊은 사무관들 사이에서는 실속있는 '전문직 공무원'의 매력이 커지고 있는 것.
금융위원회는 전문직 공무원 13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들은 총 22개 과 가운데 7개 과(은행, 보험, 전자금융, 자본시장, 자산운용, 공정시장,중소금융) 안에서만 이동하면서, 금융 회사의 관리·감독과 인허가, 법령 해석 등 업무만을 담당한다. (관련기사 [단독] 금융위, '평생 한우물' 전문직공무원 13명 선발 검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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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 공무원은 업무의 연속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도 인허가나 법령 해석 등에 대한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자주 교체되면서 발생하는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 금융위원회 입장에서도 은행, 증권, 보험 등 업권별로 경험을 하면서 편향된 사고가 아닌 종합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전문직 공무원을 양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 공무원과 전문직 공무원의 가장 큰 차이는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문제다. 7개 과를 선택해 전문직 공무원으로 성장하느냐 혹은 22개 부서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느냐 이것이다.
금융위 공무원 대부분이 전문직 공무원제 대상인 7개 과에 가고 싶어하긴 한다. 과거 사무관들 사이에서 자산운용과-자본시장과-은행과를 금융위 엘리트 코스라고 부르기도했다. 하지만 금융정책국, 산업금융과, 글로벌, 구조개선, 자본시장조사단, FIU 등의 경험을 못하는 것도 아쉬운 일이다.
금융위원회는 업무강도가 높기로 악명 높다. 절대적인 업무량이 많다보니 평일 근무만으로 부족해 야근은 물론 일요일 출근도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업권별 부서보다 정책총괄 부서가 업무강도가 더 강하다.
전문직 공무원을 선택해야 하는 젊은 서기관과 사무관들은 삶의 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이같은 근무여건도 중요한 선택기준이 된다.
또 7개 업권에서 집중적으로 일하다 보면 소위 '몸값'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심리도 있다. 실제로 금융위 내부에서 관련 7개과 사무관으로 일하다 로펌으로 자리를 이직해 억대 연봉을 받았던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정과나 산금과 등은 업무강도가 강하고 본인이 역량을 보일 수 있는 일들이 많치 않아 '스테이플러 찍는 과'라는 말도 나올 정도"라며 "업권 부서에 가면 서기관이나 사무관 등이 일을 할 수 있는 일이 상대적으로 많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직 공무원제도의 연속성에 대한 불안감도 크다. 전문직 공무원 제도가 시범 실시 후 없어질 경우 어떻게 하느냐에 대한 질문도 많이 나온다.
금융위 관계자는 "제도가 이미 시행되기로 한 것이기 때문에 중간에 없어지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제도라는 것은 시행되면 개선을 하며 고쳐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며 없어지는 것은 드물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