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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씽나인' 정경호가 이선빈의 지혈약을 찾았다. <사진=MBC '미씽나인' 캡처> |
[뉴스핌=양진영 기자] MBC 수목드라마 '미씽나인'이 위기다. 시청률이 3%대까지 떨어지며 고전하고 있다. 톱스타의 무인도 표류기라는 비현실적 설정과 개연성이 부족한 전개에 지적이 쏟아지기도 했다. 후반부, 과연 반등 가능할까.
'미씽나인'은 첫 회가 6.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2위로 출발했다. 전작보다 높은 성적에 MBC는 내심 기대를 걸었지만 결과는 처참하다. 줄곧 하향 곡선을 그린 시청률이 지난 8일 방송된 7횡서는 3.8%까지 떨어졌다.
국내에서는 드물게 무인도에 불시착한 비행기와 생존자들의 얘기를 담은 재난 드라마. MBC에서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며 기대를 자극했지만, 꾸준한 관심으로 잇는데 실패했다. 과도하게 비현실적 설정 외에, 연기자들의 지나치게 힘이 들어간 연기도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하는 상황. 반환점을 막 돌아선 '미씽나인'의 흥행운은 이미 그 수명을 다한 것일까.
◆ 초반 과도하게 비현실적 설정, 조난자들 사망 이어지며 개연성도 잃었다?
'톱스타 실종사건'이라고 거창한 소재를 내세운 만큼, '미씽나인'은 첫회부터 재난 상황으로 시청자들을 끌고 갔고 어느 정도 흥미를 이끌어냈다. 라봉희(백진희)가 구조된 시점과 조난 시점을 오가는 구성도 궁금증을 자극했다. 유일하게 살아온 생존자 봉희가 기억상실증에 걸리면서 미궁에 빠진 실종 사건. 여기에 비행기가 추락하는 재난 상황도 실감나게 그려지며 호평을 더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뿐이다. '미씽나인'은 다수의 재난 소재 드라마가 그렇듯 '분장의 힘'을 피해가지 못했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무인도에서 표류하게 된 주인공들의 지나치게 깔끔한(?) 외모를 지적했다. 비행기가 추락해 무인도에서 일주일이 지났는데 1시간전에 면도한 것처럼 보인다거나, 풀메이크업이 돼 있는 배우들의 비주얼이 납득이 안된다는 것. 물론 드라마니까 이해해줄 수 있는 부분이지만 실감나는 재난 상황을 전달하기 역부족이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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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개연성 없는 전개도 한몫하고 있다. 극중 최태호(최태준)는 현재까지 악인으로 등장하고, 광기에 못이겨 이열(찬열), 윤소희(류원), 서준오(정경호)까지 살해했다. 시청자들은 후반부 반전을 기대하면서도 치밀하지 못한 구성에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최태호가 희대의 살인마로 그려지는 동시에, 다들 머리가 깨져서 목숨을 잃고, 드라마임을 감안하더라도 최태호와 서준오는 뜬금없이 살아남았다는 것. 사이코패스적인 최태호의 행동 자체에 공감이 전혀 가지 않는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 '미씽나인' 살렸던 정경호-오정세 '웃픈' 연기·실종된 스토리라인 살아날까
그럼에도 한 줄기 희망을 걸 만한 지점은 남아있다. '미씽나인' 첫회부터 정경호가 연기하는 서준오와 정기준(오정세)의 티격태격하는 코믹 콤비 호흡이다. 한 물 간(?) 스타 서준오의 매니저 기준은 준오의 성질을 맞춰 달래기도 하고, 그의 현실을 조롱하기도 하면서 웃기고 슬픈 상황을 여럿 만들어낸다. 단연 빛나는 건 몸을 사리지 않는 두 배우의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다. 시종일관 어두운 드라마에 활력을 주고 시청자들에게 숨쉴 틈을 제공한다.
미스테리로 감춰진 실종 당시의 진실 역시 '미씽나인'을 포기하지 않게 하는 힘이다. 라봉희가 기억 상실증을 주장했지만 사실이 아니라는 게 드러난 뒤, 최태호가 살아 돌아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봉희는 태호에게 "서준오씨 어떻게 됐냐"면서 그의 뺨을 때렸지만, 그의 믿음처럼 서준오는 살아있고 돌아올 예정임이 예측 가능하다. 현 상황에서 예측 불가능한 상황과 진실, 진범이 밝혀질 일들이 여럿 남아있어 아직은 기대감을 모두 버리긴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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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씽나인'의 인물들은 공통적으로 신재현(연제욱)의 죽음을 둘러싸고 수상한 점이나 마음의 빚을 지니고 있다. 조금 번잡스럽기는 하지만, 천천히 각 인물들과 신재현의 관계가 서서히 밝혀지고 실종 사건의 전모와 무인도에서 죽어나간 일행들의 사연이 하나씩 베일을 벗는다.
어쨌든 이 드라마의 포인트는 극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 그 중에서도 저마다 마음에 상처를 지닌 이들과 그 생존기라는 점이다. 우발적인 살인보다 그 동기가 실감나고 공감가게 그려질 때, 시청자들은 내면의 잔인함과 상처에 공감할 것이다. 그때야 비로소 '미씽나인'이 다시 빛을 볼 기회가 찾아오지 않을까.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