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던스에 '실망'...증권가 목표가 잇단 하향조정
[뉴스핌=김양섭 기자] 고려아연이 작년 실적 발표 및 올해 전망치를 내놓은 직후 급락세로 돌변했다. 실적은 비교적 양호했지만 실적 가이던스에 대해 상당수 투자자들이 실망 매물을 쏟아낸 탓으로 풀이된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 중심의 공매도 물량이 대폭 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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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2월 공매도 현황 <자료=키움증권HTS> |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지난 7일 공매도 물량은 2만2097주로 전체 거래량의 8%를 차지했다. 주가는 10% 급락했다. 공매도 물량의 평균 매도가격은 45만5004원으로 추정된다. 다음날도 공매도 물량은 1만 4000여주로 매매비중은 5%대다.
가이던스 발표 직후 이틀간 공매도 물량과 함께 외국인과 기관은 대규모 물량을 쏟아낸 것이다. 이 물량들은 대체로 개인투자자들이 받았다. 다만 주가 급락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7일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27억원, 217억원 순매도, 개인은 442억원 순매수를 보였다. 다음날에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70억원, 179억원 순매도, 개인이 338억원 순매수를 보였다.
기관투자자들 중에서도 특히 연기금과 투신권 매물이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연기금은 이틀간 각각 100억원, 87억원 매물이 나왔고, 투신권에서도 35억원, 113억원씩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처럼 외국인와 기관의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급락한 배경은 가이던스에 대한 실망 때문이다.
지난 7일 고려아연은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2016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조8475원, 764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대비 각각 22%, 13% 증가한 수치로 나쁘지 않았다. 실적 발표 뒤 몇분간은 주가가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뒤이어 나온 올해 실적 가이던스가 문제였다. 고려아연이 제시한 별도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4조8193억원과 5709억원이다. 이는 작년보다 각각 4.5%와 17.1% 감소한 수준이다.
이 같은 가이던스에 대해 한유건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7년 시장 예상 기대치 연결 매출액 6조8000억원, 92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주가 하락과 직결됐다"고 해석했다.
일각에선 회사측이 지나치게 보수적인 전망치를 내놓았다는 분석도 있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측의 수치가 상당히 보수적"이라고 말했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비철금속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익 감소를 예상하는 회사측의 가이던스는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회사측의 가정은 현실과는 거리가 먼,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판단을"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의견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증권사들은 회사측의 실전 전망치를 반영해 목표과와 투자의견을 낮춰잡았다. 특히 한화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60만원에서 50만원으로 16%가량 떨어뜨렸다.
한편 고려아연은 8일 42만7500원을 기록, 52주 신저가를 나타냈다. 이틀간 주가 하락으로 시가총액은 1조1000억원 이상 줄어들었다. 9일 고려아연은 0.82% 상승세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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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증권가 투자의견 현황 <자료=WISEFn> |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