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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동·이영호 6년 만의 리쌍록에 올드팬 환호…스타리그 부활 뜨거운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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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열린 KT asl 스타리그 시즌2 4강 이제동-이영호의 경기에 운집한 스타팬들. 배우 윤시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유튜브 아프리카TV 채널 캡처>

[뉴스핌=김세혁 기자] 스타리그 최고의 플레이어로 손꼽히는 폭군 이제동과 최종병기 이영호가 무려 6년 만에 리쌍록을 재현하며 올드팬들에 진한 향수를 선물했다. 풀세트 접전까지 가는 두 사람의 치열한 경기는 스타리그의 폐막을 아쉬워했던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화요일 밤을 달궜다. 팬들은 2시간 넘게 진행된 드라마틱한 리쌍록을 바라보며 숱한 명장면과 명대사를 쏟아낸 스타리그의 부활을 간절하게 바랐다.

이제동과 이영호는 17일 오후 7시부터 서울 강남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6 KT asl 스타리그 시즌2 4강 2경기에서 역대급 승부를 보여줬다. 팬들이 가득한 스튜디오에서 벅찬 표정으로 경기에 임한 이제동과 이영호는 6년 만에 성사된 리쌍록을 자축이라도 하듯 신들린 공방을 펼쳤다. 리쌍록은 세트스코어 3-2로 이영호의 승리로 막을 내렸지만 승자도 패자도 모두 웃은 경기였다. 팬들은 시대를 풍미한 스타리그의 부활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블리자드의 전략시뮬레이션게임 스타크래프트를 리그전으로 구성한 스타리그는 1999년 첫 방송을 시작으로 10년 넘게 국민적 인기를 얻으며 승승장구했다. 스타크래프트의 세 종족(저그, 프로토스, 테란)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리그전을 벌일 때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스타 팬들도 주목할 만큼 인기가 대단했다.  

무려 6년 만에 성사된 리쌍록에서 맞붙은 이제동(오른쪽)과 이영호 <사진=유튜브 아프리카TV 채널 캡처>

스타리그가 배출한 스타만 해도 엄청나다. 이기석, 최진우, 국기봉, 기욤 패트리, 김동수, 봉준구 등을 필두로 하는 1세대 스타크래프트 플레이어들은 주요 기업의 광고를 섭렵하며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이어 스타플레이어의 계보는 임요환, 홍진호, 이윤열, 강민, 최연성, 박정석, 이주영, 송병구, 이영호, 이제동, 염보성, 도진욱, 서지훈, 박용욱, 전태규, 박성준, 이병민, 오영종, 한동욱, 조용호, 변형태, 진영화, 정명훈, 허영무 등 수많은 스타들이 받쳐줬다.

스타리그가 인기를 끌면서 숱한 용어도 탄생했다. 17일 벌어진 리쌍록(이제동, 이영호의 대결)을 비롯해 임진록(임요환, 홍진호의 대결), 택뱅리쌍(김택용, 송병구, 이제동, 이영호의 대결) 등 팬들을 흥분시키는 대결엔 드라마틱한 이름이 붙었다. 상성 상 약체로 분류되는 프로토스가 결승에 오를 때면 프로토스 팬들은 '가을의 전설'을 외치며 환호했다. 쌈장(이기석), 테란의 황제(임요환), 천재테란(이윤열), 등짝(박정석), 폭풍저그 혹은 콩(홍진호), 무지개토스(김성제), 사신(오영종), 올마이티(허영무), 괴물테란(최연성), 택신(김택용), 투신(박성준), 총사령관(송병구), 목동저그(김준영), 불꽃테란(김성제), 엠보싱(염보성), 폭군(이제동), 최종병기(이영호) 등 스타급 플레이어를 칭하는 별명도 화제였다.

선수뿐 아니라 진행자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명문대 출신 진행자 전용준과 엄태경, 그리고 엄청난 입담과 지식을 자랑하는 '김캐리' 김태형의 3인체제가 특히 화제를 몰고 다녔다. 선수 출신 진행자 임성춘, 깔끔한 분석이 일품인 이승원, 폭발하는 입담으로 팬들을 거느렸던 박상현과 김철민, 홍일점 정소림도 선수 못지 않은 인기를 자랑했다. 

국내뿐 아니라 외국인들의 관심도 한몸에 받았던 스타리그(사진 위). 레인보우(사진 아래)나 아이유 등 톱스타들이 결승전 축하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사진=뉴시스>

2006년 신한은행리그부터 도입된 스타걸은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은유은 씨를 시작으로 하는 스타걸 계보는 박하윤, 최은애, 백지현, 주은실, 서연지로 이어지며 스타리그의 또 다른 전설로 남아있다. 특히 서연지는 여전한 미모를 과시하며 KT asl 스타리그 시즌2 선수 인터뷰를 진행, 팬들을 즐겁게 했다.

총상금 보드에 매번 '억'이 찍히곤 했던 스타리그는 하나로통신, 프리챌, 한빛소프트, 코카콜라, 네이트, 파나소닉, 올림푸스, NHN, 질레트, 신한은행, 다음, 박카스, 대한항공, 진에어, 티빙, 대한항공 등 대기업과 대표 브랜드가 나서서 리그를 유치할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2004년 광안리 결승전에서는 무려 10만 관중을 찍으면서 스타리그의 전성기는 계속될 것만 같았다. 레인보우 등 당대 최고의 걸그룹이 결승전 축하무대에 나서기도 했다. 

2008~2009 리그에서 터진 승부조작사건으로 스타리그가 한순간에 내리막길을 걸으리라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당시 승부조작과 맞물려, 스타크래프트2 리그가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널 리그만큼 인기를 끌지 못한 것도 몰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결국 스타리그는 2012년 8월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듯했다. 

17일 리쌍전에서 한 팬이 든 피켓. 스타리그 부활에 대한 열망을 보여준다. <사진=유튜브 아프리카TV 채널 캡처>

현재 스타리그는 2015년 스베누 리그를 부활의 신호탄 삼아 어렵사리 명맥을 이어가는 중이다. 비록 1등 상금규모가 억대에서 2000만원으로 전성기에 비해 형편없이 낮아졌지만, 스타리그의 부활은 단순히 숫자로 따질 일이 아니다. 17일 6년 만에 성사된 리쌍전을 바라보는 팬들의 관심과 함성만 봐도 스타리그 부활이 갖는 남다른 의미와 가치를 가늠할 수 있다. 꽉 찬 스튜디오에 미처 들어가지 못한 팬들은 인근 카페까지 가득 채운 채 이제동과 이영호를 응원했다. "승패 관계 없이 즐기겠다"는 시합 전 이제동의 말처럼, 리쌍전에 쏟아진 팬들의 함성은 아마 두 선수의 승패보다 스타리그의 완벽한 부활을 간절히 바란 게 아닐까.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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