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중앙지법서 '최순실 재판' 방청권 추첨 진행...80석 추첨에 213명 응모
시민들 "국정농단 사태 진상, 직접 눈으로 목격하고파 참여"
[뉴스핌=이성웅 기자] 영하의 한파에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초유의 사태를 직접 목격하길 원하는 수백명의 시민들이 법원을 찾아 최순실 사건 공판의 방청권 추첨에 응모했다.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서울 서초구 제 3별관 1호 법정에서 오는 19일로 예정된 '최순실 등 사건' 제 1회 공판준비기일의 법정 방청권을 추첨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사회적 관심이 높은 사건들에 대해 일반 국민들에게 평등하게 방청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추첨을 마련했다"라고 설명했다. 시민들이 법원 앞에서 밤새 기다릴 것을 우려한 조치다.
19일 공판의 좌석은 총 150석으로 이 중 70석은 이미 취재진과 사건 관계자를 위해 할당됐다. 이날 추첨의 대상은 70석을 제외한 80석이었다. 일반 재판에 비하면 상당히 많은 수의 좌석이 일반 시민들을 위해 배정된 셈이다.
이날 방청권 응모는 오후 2시부터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30분 전부터 법정 앞에 대기줄이 길게 늘어지자 법원 측은 예정보다 10분 일찍 응모를 시작했다.
![]() |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 3별관 1호 법정에서 진행된 '최순실 등 사건' 1회 공판준비기일 방청권 추첨에 응모하기 위해 시민들이 줄을 서있다. <사진=이성웅 기자> |
이번 응모에 참여한 시민들은 대부분 최순실씨와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주변인들의 초법적 행위에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권종문(57·서울 목동)씨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몇몇 인물들로 인해 이러한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반드시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다음 공판 방청권 추첨에도 가능하면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얼마 전 수능을 쳤다는 황라영(19·경기도 용인)양은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데 학생 입장에서 정유라 부정입학 등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런 것들 때문에 피의자들의 얼굴을 직접 보고 싶었다"라고 응모 사유를 전했다.
어릴 때부터 줄곧 독일에서 살아왔다는 탁관규(40·서울 서초동)씨는 "올해 봄에 한국에 들어왔는데 마침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TV에서만 보다가 직접 보기 위해 왔다"라며 "독일 한인 사회에서도 그동안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는데, 이번 사태로 다들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까지 응모에 참가한 인원은 총 213명으로 경쟁률은 2.66대1로 나타났다.
![]() |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 3별관 1호 법정에서 진행된 '최순실 등 사건' 1회 공판준비기일 방청권 추첨에 응모하기 위해 213명의 시민들이 방문했다. 사진은 응모함 속 응모권. <사진=이성웅 기자> |
법원은 응모가 종료된 후 30분 뒤부터 바로 추첨에 들어갔다. 당첨자는 법원에서 문자메시지로 당첨사실을 전달하지만 100여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자리를 뜨지 않고 기다렸다.
방청권을 얻은 최점성(73·서울 화곡동)씨는 환호하며 "최순실이라는 죄인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있게 되서 기쁘다"라며 "비서진들까지 철저하게 검사해서 엄한 벌을 내려야 한다"라고 했다.
방청권에 당첨된 방청객은 공판 당일 신분증을 지참해야 방청권을 배부받을 수 있다. 당첨자 본인이 아니라면 입장이 제한될 수 있다. 좌석은 임의 배분된다.
최순실 등 사건 제 1회 공판준비기일은 제 22형사부(김세윤 부장판사)의 심리로 오는 19일 오후 2시10분 서울중앙지법 서관 417호에서 진행된다. 이어 차은택 등 사건이 오후 3시부터 같은 법정에서 진행된다.
19일 공판에선 검찰과 피고인들의 변호인이 쟁점사항을 정리하고 증거조사방법을 논의할 예정이다. 법원은 향후 진행될 공판도 추첨을 통해 방청권을 배부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