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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촛불 밝힌 작은 '커뮤니티의 힘'…평화집회 이끈 '일등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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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커뮤니티 참여자들, 아이들 손잡고 광화문으로

[뉴스핌=이보람 기자] 시민 100만명이 모인 지난 주말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 이처럼 많은 인원이 한 곳에 모일 수 있었던 것은 각종 사회연결망(SNS)를 통한 소규모 '커뮤니티'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주최측에 따르면 서울 시청광장, 광화문광장 등 서울 도심에서 진행된 '2016 민중총궐기 대회'에는 주최측 추산 100만명의 시민이 운집했다. 2000년대 들어 가장 큰 규모다.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11.12 민중총궐기 대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이처럼 대규모 인원이 참여할 수 있었던 건 일부 정치적 성향을 보이는 단체가 주도했던 과거 집회들과 달리,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에 나선 덕분이다. 여기에는 특히 SNS나 스마트폰 메신저,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만들어진 소규모 커뮤니티가 큰 몫을 했다.

이날 광화문역 근처에서 만난 집회 참가자 임모(여·40)씨는 "저희는 문화생태를 공부하는 단체"라며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며 행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덕수궁 근처에서 초등학생 11명과 함께 집회에 참여하던 이현빈(40)씨는 "인천 남동구에서 온 같은 동네 입주민 모임"이라며 "아이들이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참여하는 걸로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아이들 부모님들과 함께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경남 진주 거주자들 모임인 인터넷카페 '진주아지매' 한 회원은 "고민하다 딸과 함께 청계천 광장에 다녀왔다"며 "유모차를 끌고 온 아이엄마부터 학생들, 시민단체들, 어르신들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였더라"며 카페에 촛불 집회에 참여했던 소감을 게시했다.

이처럼 집회 현장에서는 어린 아이들의 손을 잡은 시민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이들 시민들은 대부분 아이들의 안전을 고려, 행진보다는 광화문광장이나 시청광장 근처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공연과 정치인 및 일반인들의 연설을 보며 삼삼오오 모여 앉아 촛불을 밝혔다.

이번 집회에는 교복을 입은 중고등학생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촛불을 들게 된 데는 SNS의 역할이 컸다. 

경기도교육청 소속 꿈의 학교에 재학 중인 김모(16)군은 같은 지역에 있는 학생들과 함께 집회에 참석, "우리가 역사를 살아가는 주체이기 때문에 이 역사에 직접 참여, 사회를 바꿔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들을 보던 또다른 학생 20여명은 이들의 집회 참여를 SNS에 올리면서 친구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경기도 이천에서 왔다는 임모(24)씨는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이번 집회와 관련된 글이 많이 올라와 있었고 그걸 보고 집회에 직접 오게 됐다"며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모이는 데는 SNS의 영향이 70% 정도를 차지하는 것 같다. 요즘 SNS는 젊은층뿐 아니라 나이드신 분들도 많이 하지 않냐"고 말했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는 지난 2008년 광우병 집회 때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몰렸음에도 별다른 충돌없이 평화로운 집회를 만들게 된 가장 큰 이유로 풀이된다. 특히 이들은 집회가 딱딱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아닌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축제의 장(場)'이 될 수 있다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실제 이날 광화문 광장과 시청광장에는 각종 공연들이 자유롭게 펼쳐졌다. 시청앞 광장 무대에 오른 대학생들은 악기를 손에 들고 노래했고 어디선가 나타난 트럭 위에는 클럽에서나 들을 만한 일레트로닉댄스음악(EDM)이 울려 퍼졌다. 디제이(DJ)의 디제잉은 덤이다. 근처에 모인 수십명의 젊은이들은 음악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며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이날 디제잉 공연을 진행한 김민기(남·36)씨는 "서울 뿐 아니라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온 디제이들이 의기투합해 공연을 열었다"며 "시위나 집회가 심각하고 진지한 것도 좋지만 다같이 공감하며 축제분위기로 다가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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