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패션사업, 하락하는 패션시장 속 성장세…공격적 투자 지속
[뉴스핌=전지현 기자] 국내 대형마트가 자체패션브랜드 육성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식품, 생활용품 등에 치중했던 기존업태에서 벗어나, 신규수익창출과 상품차별화를 위해 패션을 강화하자 성장세를 엿봤기 때문이다. 유통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대형마트의 업종을 넘어선 '영토 확장'이 거세지는 중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가 전개하는 패션부분 매출은 지난해까지 지속 감소했지만 올해 2.8% 신장세로 돌아섰다. 지난 2분기 630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롯데마트 입장에서 전체 상품구성에서 15.3%를 차지하는 패션사업 상승세가 단비가 되고 있다.
회사측은 지속 감소하던 의류잡화 매출이 올해 상품 리뉴얼 및 활발한 마케팅으로 신장세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선보인 브랜드 '테(TE)'를 통해 PB 의류에 국내 소량의 상품을 즉시 생산하는 스팟(spot) 생산과 해외 F2C(Factory to Customer) 방식을 도입해 ‘트렌드’와 ‘가성비’를 잡은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업계는 올해말까지 ‘테’를 통한 롯데마트 패션부문 매출이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점치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 3사 중 가장 먼저 패션부문에 발을 담근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데이즈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500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이란 평가다. 데이즈 매출규모는 2012년 2000억원에서 2014년 35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엔 4500억원까이 올라서며 SPA 강자 '유니클로'에 이어 SPA 2위를 차지하는 중이다. 이마트는 2023년까지 1조원 달성이라는 목표도 세웠다.
2010년 3월 '플로렌스&프레드'를 독점 론칭하면서 패션사업에 진출한 홈플러스 역시 신장세다. 홈플러스는 정확한 매출 공개를 꺼려하고 있지만 2000억원대 후반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홈플러스는 최근 F2F로 이름 바꾸고 남성전문 특화 매장까지 진출했다.
반면, 대형마트 패션의 성장세와 달리 유니클로를 제외한 글로벌 SPA브랜드들은 성장세가 주춤하다. 자라리테일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2905억원을 기록하며 2014년 2379억원에 비해 5% 증가하는데 그쳤다. 한때 30%를 훌쩍 넘는 매출 성장률을 보였던 H&M의 국내법인 에이치앤앰헤네스앤모리츠도 2014년과 2015년 매출 각각 1383억원, 1569억원을 이뤘다.
업계 관계자는 "단일브랜드로 SPA브랜드 1조원 시대를 연 유니클로를 제외하면 나머지 SPA시장은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며 "SPA 브랜드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유통 기업들이 의류 기획·제조부분을 흡수하는 현상이 나타났고, 기존 마트내에 매장이 자리하기 때문에 소비자 접점이 크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PB 의류 브랜드 사업 강화 초기단계에도 불구하고 신성장동력 가능성을 엿본 대형마트 3사는 패션시장 강화에 박차고 있다.
롯데마트는 유명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 고급화를 시도하고 있다. 연말까지 전국 24개점의 리뉴얼을 통해 ‘테’ 브랜드 매장을 확대하는 한편 2XL부터 4XL 등 '빅사이즈' 의류까지 다양한 사이즈 상품으로 타깃고객층도 넓히고 있다. 또 400여개 인디브랜드와 인디디자이너들을 기반으로 동대문 디자이너 제품들까지 들여놨다.
그동안 글로벌 SPA 브랜드들과 경쟁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데 주력한 ‘데이즈’는 자체 패션 브랜드들을 통합해 종합 패션브랜드로 리뉴얼했다. 남성·여성·유아동·속옷·잡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류를 판매하고, 128개 자체점포는 물론 주요 가두상권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중국매장에도 ‘데이즈’를 전개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공략에 나서 글로벌 SPA브랜드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플로렌스&프레드’는 온라인판매를 본격화해 전국상권 공략과 향후 주요 오프라인 상권에 대형매장을 오픈할 것을 목표로 현재 홈플러스 매장을 리뉴얼중이다. 온라인 공략은 지난달 30일부터 시작, 홈플러스 인터넷쇼핑몰에 론칭했고 향후 주요오픈마켓 진출까지 염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몰이 성장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대형마트가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자 상품구성을 확대하고 있다"며 "유통업체가 직접 상품을 기획·제조하면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소비자 접점이 많아 실패에 대한 리스크도 적기 때문에 패션부분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