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쿠킹박스 정기배송 서비스 '배민쿡' 베타 선봬
내년 상반기 모바일 앱 정식 출시
정기구독 vs 식재료 구매 가격 큰 차이 없어..장보기 시간과 음식물 쓰레기 줄여 효용성 높아
[뉴스핌=이수경 기자] #맞벌이 부부인 성호연(34세, 남)씨는 최근 아내와 함께 주말마다 요리하는 재미에 흠뻑 빠졌다. 전문 셰프의 레시피대로 식재료가 계량돼 오는 '쿠킹박스'만 있으면 요리 초보자인 성씨도 20분 안에 맛있는 레스토랑표 음식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성씨는 "일주일에 겨우 1~2번 해먹는 요리를 위해 장을 보고 남는 식재료를 처리하기가 부담스러웠다"며 "재료 원가와 비교해봐도 가격 차가 크지 않아 매주 1번씩 정기 구독할 예정"이라며 만족했다.
성씨처럼 맞벌이와 1인 가구를 겨냥한 쿠킹박스(또는 밀키트) 시장이 뜨고 있다. 적은 노력으로 양질의 식사를 직접 요리하려는 니즈가 커진 덕분이다. 특히 최근에는 스타 셰프들의 쿡방(요리방송) 열풍과 맞물려 '집에서 즐기는 셰프 요리' 콘셉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O2O(온·오프라인 연결) 사업자들이 셰프 콘셉트를 내세운 '쿠킹박스(또는 밀키트)' 배송 서비스를 속속 선보인 이유다.
푸드테크 기업 우아한형제의 자회사인 우아한신선들은 지난 8월 2일부터 '요리합시다:배민쿡'(이하 배민쿡) 베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배민쿡은 미리 다듬어진 식재료와 수제 소스, 레시피카드로 구성된 쿠킹박스를 정기배송하는 서비스다. 지난 5월 사내 테스트를 거쳐 상품 구성 및 정기배송에 대한 만족도를 확인해 서비스를 개선했다.
레시피카드는 요리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12단계로 구성돼 있다. 호텔 출신 셰프가 만든 수제 소스는 우아한신선들이 내세우는 강점이다.
우아산신선들 관계자는 "배민쿡의 3가지 효용성은 누구나 쉽게 요리할 수 있다는 것과 필요한 만큼 식재료가 오기 때문에 장보기가 필요없고 음식물 쓰레기가 남지 않는 것"이라며 "매주 다른 메뉴가 정기 배송되기에 주말에 뭘 먹을지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준다"고 말했다.
매주 토요일 아침마다 배송되며 현재는 수요가 많지 않아 매주 모든 회원에게 같은 레시피를 제공하고 있다. 오는 10월 중순부터는 한식과 양식 등 2개 메뉴를 일주일에 2번 배송해주는 서비스도 운영한다. 이용자를 늘리면서 내년 상반기 안드로이드 모바일 앱을 통해 정식 버전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유사한 콘셉트의 국내 서비스로는 '테이스트샵(tasteshop)'이 있다. 가로수길, 압구정, 이태원 등 유명 셰프의 레스토랑을 직접 찾아가 받은 레시피와 테이스트샵 전문 셰프를 통해 메뉴를 구성하고 있다.
쿠킹박스 서비스들이 선을 보이는 배경에는 맞벌이 가구와 1인 가구의 증가를 꼽을 수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로 가정 내 조리 횟수가 줄고 가구당 구성원이 줄어 남는 음식이나 재료를 버리게 되는 경우가 잦아들어서다. 쿠킹박스는 요리 초보자와 음식물 쓰레기가 배출되지 않는 계량된 재료와 합리적인 가격을 무기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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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배민쿡에 올라와 있는 쿠킹레시피 중 '떡갈비와 영양부추무침’의 이마트 기준 가격 단가를 비교해본 결과, 식재료 구입에 들인 비용(1만7431원)보다 5069원 비쌌다. 장을 보고 재료를 다듬는 시간을 따져보면 오히려 시간 대비 효용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식자재를 구매하는 것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감도 덩달아 높아짐에 따라 새로운 쿠킹박스 배송 서비스가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투자은행 파이퍼 제프리(Piper Jaffray)가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쿠킹박스 시장은 매년 약 300% 성장하며 향후 10년 이내 36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핌 Newspim] 이수경 기자 (soph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