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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밀정' 공유 "자학 단계 거치며 전투력 생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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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장주연 기자] 그 시대를 살았던 청춘들은 내일이 없기에 그날 하루하루를 즐기면서 살 수밖에 없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왜 다른 영화처럼 주인공이 멋지냐, 치장할 시간에 독립운동에 집중하는 게 맞지 않느냐, 너무 영화적”이라는 그의 볼멘소리에 돌아온 답이었다. 당장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삶, 그 삶이 너무나 슬프고 처연했다.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신작과 영화 속 김우진을 대하는 태도. 기라성 같은 감독에 언젠간 꼭 함께해보고 싶었던 선배와의 호흡, 시대극에 대한 판타지는 모두 사라졌다. 그래서 이번에도 진심이 됐다. 

지난여름 영화 ‘부산행’으로 당당히 ‘천만 배우’ 대열에 합류한 배우 공유(37)가 그 기세가 식기 무섭게 새 작품을 들고 극장가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김지운 감독, 송강호와 함께한 ‘밀정’이다. ‘밀정’은 1920년대 말, 일제의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숨 막히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 작품. 7일 개봉한 이 영화는 베일을 벗기 전부터 실시간 예매율 50% 돌파는 물론, 전 세계적인 호평을 받으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베니스국제영화제 호평을 보고 두 번 소름 돋았어요. ‘단 1온스의 군더더기도 없는 완벽한 작품이다’ ‘다른 시대극 영화들을 부끄럽게 했다’는 평에는 정말 소름이 끼쳤죠. 그간의 작품들과 다름을 추구했다는 자부심이 느껴졌어요. 예매율도 듣긴 했는데 전 그냥 드라마나 열심히 찍으려고요(웃음). 사실 수치는 언제나 어렵고 조심스럽죠. ‘부산행’ 때도, 지금도 옆에서 말해 주니까 접하긴 하는데 귀를 닫고 있어요. 최대한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하죠. 다만 확실한 건 제게 이 영화는 누워있으면 생각나는, 계속 보고 싶은 작품이라는 거예요. 원래 VIP 시사회에서는 영화를 안보는데 이번엔 다시 봤을 정도죠. 혹시나 놓친 미쟝센이나 정서가 있지 않을까 해서요. 역시나 또 다르더라고요.”

그의 말에서 충분히 느꼈겠지만, ‘밀정’은 그만큼 공유의 애정이 깃든 작품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과정 역시 즐거웠다고 생각하면 오산. 촬영장에서 그가 느낀 부담감은 매번 숨통을 옥죄어왔다. 첫 촬영이 끝난 후에는 다리가 풀릴 정도였으니 엄살이나 투정이 아니다. 장난스레 미소 짓던 공유는 “내가 단계별로 한 번 정리해보겠다”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처음엔 강박과 부담이 컸어요. 연기에 방해가 될 정도로. 몸에 힘도 엄청 들어갔고요. 그렇게 초반 자학 단계를 지나 고군분투하다 보니 전에 없던 전투력이 생겼죠(웃음). 처음에는 ‘내 연기 잘해야지’ 보다 ‘송강호 선배 연기에 방해만 되지 말자’는 생각이 컸거든요. 그러면서도 극중 상황은 제가 선배를 끊임없이 흔들어야 하니 롤에 충실하자고 다짐했고요. 특히 사진관에서 이정출(송강호)을 처음 대면하는 신은 정말 힘들었어요. 압박이 심해서 찍은 후 다리가 풀릴 정도였죠. 영화 속 상황도 상황이지만, 배우 공유로서도 제일 힘든 큰 산이었어요. 처음에는 온전히 제 역할을 즐기지 못한 거죠. 그건 지금도 아쉽고요. 어찌 됐건 중반부터 조금씩 정신을 차리면서 순간순간을 즐겼어요.”

송강호도 송강호였지만, 김지운 감독 역시 그가 넘어야 할 산이었다. 공유의 말을 옮겨 적자면 배우와 감독은 끊임없는 의심이 존재하는 사이. 특히 초반부에는 서로의 이야기를 새겨들으면서도 각자의 패를 숨기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게다가 김지운 감독은 너무도 디테일했다. 경험이 적은 배우가 아닌데 공유 역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스타일이었다.

“박진영 씨처럼 ‘공기 반 소리 반’ 같은 디테일함이죠(웃음). 처음에는 그런 스몰 디렉팅들이 저를 가두는 듯해서 답답했고, 아바타 같아서 불편했죠. 아무래도 배우가 스스로 해내고 싶은 부분도 있으니까. 근데 하면서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걸 자각했죠. 제가 몰라서 그랬던 거예요. 감독님은 대사가 끝난 후 숨소리, 시선 처리도 캐치하죠. 들숨인지 날숨인지도요. 저도 둔한 스타일은 아닌데, 생각하는 차원이 완전 달라요. 그렇게 감독님의 말대로 무수한 경우의 수로 쪼개서 연기한 뒤 모니터를 해보니 진짜 한 음절 차이로 뉘앙스가 달라지더라고요. 그렇게 감독님 주문을 이해하게 됐고 그 후로는 자연스레 재미가 생겼죠. 그 안에서도 얼마든지 제 것을 찾으면서 놀 수 있더라고요.”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공유는 그때부터 자신만의 김우진의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의열단의 새로운 리더인 김우진은 의열단원을 이끌어야 하는 입장으로 대의를 위해서 어떤 순간에도 냉철함을 잃지 말아야 하는 인물. 중심을 잡는 게 중요했다. 

“김우진도 그 안에서 결이 나뉘지만, 이정출과 비교했을 땐 단면적이죠. 하나의 신념을 갖고 앞으로 직진하는 인물이지만, 인간적 고뇌도 하고요. 물론 처음에는 너무 이정출에게 부탁이 많아서(웃음) 수동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시나리오 수정 단계에서 더 능동적이었으면 좋겠다고도 했고요. 근데 이정출한테 부탁하면서도 의심은 있으니까. 회유라고 봐야죠. 어쨌든 영화를 보니까 능동적으로 그려졌으면 오히려 더 단면적으로 느껴졌겠더라고요. 딱 좋았다고 봐요. 연계순(한지민)과의 사이도 그렇고요. 이정출 역할요? 전 때가 아닌 듯해요. 현장에서 선배가 하는 걸 봐서 더 그래요. 아무나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죠.”

공유는 송강호가 열연한 이정출 역할을 했다면 어땠겠냐는 물음에 곧바로 손을 내저었다. 그러고는 “난 아직 내공이 부족하다”는 동의할 수 없는 이유를 덧붙였다. ‘남과 여’ ‘부산행’ ‘밀정’, 올 한해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완성형 배우’가 돼가는 듯한 느낌이라는 칭찬에도 역시나, 그의 답변은 동일했다.

“절대 완성형은 아니죠. 다가가려고 노력할 뿐. 이 일을 하면서 변하지 않는 생각이 있어요.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 발전이 더뎌도 진심을 쏟을 수 있는 곳에서 찬찬히 제 롤을 다하고 싶어요. 그러다 보면 언젠가 완성에 가까워질 순간도 오겠죠. 다만 고이거나 멈춘다면 스스로 실망할 테니 그러지 않으려 노력해요. 올해는 정말 열일 했어요. 근데 돌아보니 그동안 너무 눈앞에 것만 보고 지냈더라고요. 물론 기쁜 소식도 많았지만, 늘 다음 행보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었죠. 마치 제가 의열단원인마냥(웃음) 그날그날, 당장 내일만 고민하며 살았어요. 그래도 한해 안에 다양한 장르, 여러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는 확실히 의미 있고 보람된 시간이었죠. 오랜 팬들에게 의무를 다한 듯해 뿌듯하기도 하고요. 이젠 그동안 느끼고 받았던 여러 가지 것들을 잘 활용해서 ‘도깨비’에 녹이려고 해요. 그게 지금의 제 일이니까요.”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공유가 말한 ‘도깨비’는 8일부터 촬영을 시작하는 그의 차기작이다. ‘태양의 후예’(2016) 김은숙 작가가 새롭게 쓴 드라마로 공유를 4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불러들인 작품. 무려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다. 모르긴 몰라도 모처럼 감정적, 육체적으로 조금은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을 듯하다.

“쉼표치고 부담스러워요. 거기다 SF 장르라…. 아, 이건 쉼표가 될 수 없겠어요(웃음). 게다가 작가님도 워낙 유명하고, 저도 ‘부산행’에 ‘밀정’까지 기대작으로 봐주시는 상황에 오랜만에 하는 드라마라 (대중의) 기대감이 크더라고요. 부담이 엄청나죠. 일단 시청률 생각은 접고 SF 판타지를 어떻게 풀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하다 보면 ‘밀정’ 같은 과정을 또 겪을 수 있지 않을까 해요. 그래도 다행히 작가님, 감독님이 좋아해 주시고 흡족해 해주셔서 한시름 놨어요. 그 뒤 차기작이요? 없어요. 회사도 저한테 (시나리오를) 못 내밀고 있죠. (너무 바빠서) 지금은 눈치를 보나 봐요. 근데 이러다 드라마 안정기에 접어들면 또 줄지도 몰라요(웃음). 사실 이번 ‘밀정’ VIP 뒤풀이 때 휴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육체적으로 지치는 건 하루 이틀 푹 쉬고 자면 괜찮은데 정서적으로도 많이 지쳤다는 걸 느꼈죠. 그래서 일단 당분간은 허튼 데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고 ‘도깨비’에만 집중하려고요. 좋은 모습 보여드릴게요.”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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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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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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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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